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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학 詩 지혜◎

[시] 도심 시케이더 (cicada)

작성자청암|작성시간21.09.23|조회수50 목록 댓글 1

 


8월 어느날, 열대야가 심했던 날

두세시 되어 잠에서 깼다

아직도 매미가 목이 터져라 울고 있었다

6년동안 유충으로 땅속에서 살다가

기어나와 나무에 매달려 탈피를 한다

보름정도 지상에서 살아가는 동안

암컷을 만나기 위해 수컷은 울부짖는다

그러나

자신의 유전자를 전하면

죽음만이 기다리고 있다

그도 "생존 기계"일뿐일까

그에게 다른 의미는 없는 걸까

나도 그럴까


 

 

도심 시케이더 (cicada)

 

어찌 어둠뿐이었겠는가

동굴 속 면벽수행

세상 밖으로 나오다

 

벚나무 잎사귀에 실려 온 푸른 바람

연초록 몸뚱아리를 말리고

소리 내지 못하게

아가리는 아예 봉해버렸다

 

한낮에 불타는 도시의 아우성

네온사인 불빛마저 지쳐버린 열대야

배 근육 찢어질 듯 울어댄다

 

잠 못 이루는 깊은 밤

절체절명의 절규인가

사랑의 세레나데인가

밤새 울음을 그치지 못하는 그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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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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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한밤의우수 | 작성시간 21.09.23 술에 취해 지나가는 옛 여인의 집 앞이여
    눈물 흐를까 고개 젖히다
    열리지 않는 문 앞에선 슬픔이여
    언 문고리에 손길되어 머물다

    이문열 ㅡ 사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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