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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 경험

오래전 정선 외갓댁 다녀오다가 죽을 뻔 한 썰~

작성자edelweiss(경기)|작성시간22.06.24|조회수573 목록 댓글 5

https://youtu.be/G7_4MlMBWHk

어느 유튜버가 영상을 올렸는데 너무 반가워 티비로 끝까지 다 보았습니다. 

 

링크된 영상끝에서 다리건너면 나오는 연포마을이 작은 외갓댁이 있는 곳입니다. 

지금은 삼촌내외만 살고 있지요. 

동강이 흐르고 사계절 경치가 아름다운 산촌입니다. 

매운탕 해먹을 거리도 지천이었구요. 저희 작은 외할어버지는 전쟁 난 줄도 모르셨다고 했습니다.  

그런 산골에 어떻게 가셔서 살았는지...

초등학교가 폐교되고 나서 [선생 김봉두] 영화도 찍은걸로 기억하고, 지금은 래프팅 성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여기 가려면,

영상에서 보듯 지금도 버스가 다니지 못하는 좁은 산속 도로를 가야합니다. 

아주 오래전에는 태백에서 기차를 타고 예미역에서 내려 몇시간을 걸어가야 했던 오지중의 오지입니다. 

포장도 안된 비포장 도로를 다닌 기억도 있습니다. 

튼튼한 다리가 놓이기 전에는 섶다리가 있었는데 강물에 나무기둥을 세우고 그위에 소나무가지를 덮고, 넓적한 돌들을 엊어 놓았었습니다.

문제는 비만 내리면 다 떠내려 가곤 해서, 양쪽 마을을 작은 뗏목을 와이어 하고 연결해서 다니기도 했습니다. 

한번은 영월에서 작은 삼촌 결혼식 마치고 예미역에서 걸어 가다보니 한 밤중이었는데, 섶다리에서 발이 빠져 물에 하반신이 다 빠졌었던 기억도 있습니다. 

콘크리트 다리가 놓이기 전에 외지에서 휴가온 사람들은 강바닥이 거의 다 드러나 있는 것을 보고 놀기 좋겠다 하고,

물 가까이 주차하고 텐트치고 술먹고 놀다가 소나기 내리면서 상류부터 물이 불어 내려와 죽을 뻔 한 사람이 부지기수 입니다. 

외삼촌은 물에 빠진 차를 경운기로 끌어내주는게 일상이었습니다. 

 

2007년 8월 초에 여름휴가를 갔습니다. 

중국으로 가기 전해 여름인데 고향에 다녀오는 길에 연포 외갓댁도 다녀오려고 했습니다. 

하필 장맛비가 3일 내내 내려서 태백까지 가서도 제대로 다니지 못했고,

연포 가는 길에도 산길이라 앞이 안보일 정도의 비가 내리고 안개가 자욱했습니다. 

너무 날씨가 안좋아 중간에 돌아서려다 언제 다시 올까 싶어 계속 찾아갔습니다. 

다리를 건너려고 잠시 멈추었더니 누런 물이 무섭게 치고 내려갑니다. 

 

얼마나 물이 세게 치고 통행로 위까지도 치고 나가는게 보일 정도였습니다. 

순간 건너 갈수 있을까 물살에 차가 뒤집어 지고 떠내려 가는 것은 아닌가... 다리가 무너지는 것은 아닌가....

빗속에서도 건너편에 있는 외갓집이 보입니다.

무모한 용기가 생깁니다. 여기까지 왔는데...

다리를 건너기 시작합니다.

누런 강물이 다리위에 부딪히고 차바뀌에 닿는 것이 느껴집니다.

오른쪽 창밖을 보니 밀려오는 물만 보입니다. 

다리가 얼마나 길게 느껴지는지 다 건너고 났더니

세상에 금방 다리위에 까지 물이 덮치는게 보입니다.

차 다니는 다리 바닥이 보이지 않습니다. 겨우 사각모양의 다리난간이 물에 드러났다 잠겼다 합니다. 

 

조금 더 늦었다면 무모하게 다리를 건너다가 다섯가족 다죽고 실종되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엄청 후회했습니다. 

그 다리를 건너온 우리 가족을 보고 삼촌은 반가우면서도 '죽을려고 작정했다. 너 오늘 살아온 걸 천운으로 여겨라' 고 했더랬습니다.   

 

20대에도 물 때문에 죽다가 살아난 적이 두 번이나 있었는데, 가족까지 죽일뻔 했습니다.

아내나 아이들에게는 저 다리 건너는거 문제 없어 라고 말했지만 말입니다.

 

다행히 오후에는 비도 그치고 되돌아 나올때 쯤에는 다리위 넘치던 물도 좀 빠져 한 시름 놓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이후부터 일상생활에서 안전과 생존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1.작은 일에도 방심하지 말자

2.의심되면 멈추어 한번 더 생각하자

3.언제어디서든 항상 준비하자

4.가족의 안전을 늘 생각하자 

 

올 여름 카페 회원님들도 장마나 홍수 태풍으로 여러움 겪지 않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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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코난.카페장(경기) | 작성시간 22.06.24 매년 동강 다녀왔는데 코로나 이후 못갔네요 올해는 꼭...
  • 작성자BladeRunner(경북) | 작성시간 22.06.24 익숙한 운치리 고성터널이 마지막 장면에 나오네요.ㅎ
    고향이 그쪽이라 이길 많이 다녔습니다.

    https://m.blog.naver.com/imyoursea/222468841848
  • 작성자데이라이트/(구미) | 작성시간 22.06.24 수영도하고 카약 타고 놀고싶어지는 곳이군요 멋져요
  • 작성자칸츄리꼬꼬(미국) | 작성시간 22.06.24 잘 봤습니다,
    고맙습니다,
    동영상을 보니,
    캐나다 쾌벡주 가스페 반도의 299 번 길과 아주 흡사하네요,
    북대서양에서 로렌스강으로 연결되는 도로.
  • 작성자노마드( 몽골) | 작성시간 22.06.24 내가 사는 곳(영월) 옆이라 끝까지 다 봤습니다. 영상 정말 잘 찍었네요.
    한국은 정말 아름다운 나라입니다. 시골 구석구석까지 도로포장이 다 되어 있다는 사실 만으로 부럽습니다.
    몽골은 수도 울란바타르도 중앙 도로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다 비포장 도로입니다.
    몽골은 지금 한국의 60년대 쯤 될까?
    영월에 가면 한번 그 코스 가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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