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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스 칼럼

강대국 화폐전쟁 … 한국 길을 잃다!

작성자비빔밥(경기)|작성시간14.07.23|조회수807 목록 댓글 7

오늘의 제목은 아래 한국일보 기사에서 인용한 것입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oid=025&aid=0002347287&sid1=001

위 기사 내용 중 일부를 발췌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올 3~6월 한국 원화는 5.2% 올랐다. 한국은행이 주요 29개국 통화와 비교해 봤더니 상승폭이 가장 컸다. 가치가 떨어진 유럽 유로화(-0.6%)는 물론이고 일본 엔화(1.6%)나 중국 위안화(0.2%)와 견줘도 빠른 속도로 움직였다. 지나치게 가파른 원화 절상은 한국 경제의 견인차인 수출기업을 고사시킬 우려가 있다. 그렇지만 한국 정부나 한국은행은 속수무책이었다. 시장에서 달러를 사들이는 방식의 소극적 개입이 고작이었다. 길을 잃은 원화. 그 이면엔 전 세계를 무대로 펼쳐지고 있는 통화전쟁이 자리 잡고 있다.

[중략]

미국에 이은 유럽·일본의 파상적인 돈 풀기 공세에 원화는 무방비였다. 선진국 중앙은행이 ‘저성장·저물가’라는 뉴노멀(New Normal·새로운 경제질서)에 맞서 양적완화나 마이너스금리 정책 등 과거엔 상상할 수 없었던 비상조치를 동원할 때 한국은행은 14개월째 금리만 동결했을 뿐 무대책으로 일관했다.

[후략]

  

아니나 다를까 이틀전 있었던 한은 총재와 경제 부총리의 식당 회동을 놓고

언론들은 앞다투어 적극적인 원화 약세 정책에 대한 주문을 내놓고 있습니다.

조선일보는 어제 ‘전세계가 금리 인하... 이주열의 선택만 남았는데’라는

매우 자극적인 기사에 이어 오늘도 금리 인하 관련 뉴스를 연속으로 내보내고 있더군요.

http://finance.daum.net/news/finance/photo/MD20140722030813441.daum

사실 한국의 통화 정책은 미국 일본과 달리 많은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언론에서 말하는 통화전쟁이란 서로 금리를 낮추거나

지급준비율을 인하하여 시중에 더 많은 돈이 돌게끔 만들어 주는 것인데,

진정한 의미의 경제 회복이 이루어졌다면 ‘마이너스 예금 금리’란 표현은

애초부터 나오지 않았겠지요?

결국 경제 회복이라는 것이 화폐 현상에 의한 착시효과인 것이고

그 부작용은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언론에서 말하는 화폐전쟁이란

결국 서로의 목을 조이는 근린궁핍화 정책일 뿐이고

최후의 승자 또한 상처뿐인 승리를 얻게 될 것입니다.

특히 한국의 경우 부동산 폭락의 우려가 커지고

모든 경제 지표가 디플레 위기를 지적하고 있지만

경제 구조의 특성상 다른 선진국처럼

적극적인 통화 정책을 펼 수 없다는 점에 있어서

근본적인 위기에 빠져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이지요.

그것이 경제 규모와 상관없이 지나치게 수출 의존도가 크고

약한 화폐를 가진 나라의 한계인 것입니다.

과연 한국의 정치는 어떤 경제적 결단을 내릴까요?

그냥 지금처럼 서서히 가라앉을지?

아니면 원화 약세를 위한 모종의 조치를 취할지?

그 결정에 따라 한국호의 미래는 크게 달라질 것입니다!

..

그렇다면 어쩌다가 전세계가 지금의 악순환에 빠지게 되 것일까요?

잠시 큰 그림을 좀 살펴볼까요?

2008년 리만 사태 이후 세계 경제는

발 빠른 공조 덕에 급격한 경제 하락의 위험에서

아슬아슬하게 빠져나왔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공조는 미국의 양적완화(QE)와

전 세계적인 저금리 기조를 통한 인위적 거품 부양 이였기에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2011년 11월 G20 산하의 ‘금융안정위원회(FSB)'의 보고에 따르면

금융 당국의 감독이나 규제를 받지 않는 ’그림자 금융(CDS, MMF 등)‘의 규모가

2008년 이후 오히려 6조 달러나 증가되어 67조 달러(2011년 말 기준)에 이르렀고

그 이후에도 계속 증가세에 있습니다.

과거 2008년 금융위기는 바로 이 그림자 금융이 발생시킨

’신용 불안‘에 의해서 일어났던 것인데,

안타깝게도 지난 6년 동안 이 부분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은 없었던 것입니다.

쉽게 말해 당면한 눈앞의 거품 붕괴를

더 큰 거품을 만들어서 막았다고 볼 수 있는 것이지요.

워렌 버핏이 세계 경제를 한 번에 날려버릴 수 있는 ’시한폭탄‘으로 묘사했던

’그림자 금융‘은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세계 경제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 못 된 것일까요?

우리는 과연 과거로부터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 것일까요?

..

사실 ‘신용’으로 유래된 경기 호황과 불황의 사이클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최근의 경우 신용 팽창의 규모가

전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매우 커졌다는 점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신용팽창의 전환점을

1970년을 전후한 미국의 결정에서 찾을 수 있는데,

특히 1968년 미 대통령인 린든 존슨이

미 의회에서 금태환(달러를 금으로 바꿔줌) 의무 삭제를 요구한 일,

그리고 1971년 닉슨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달러의 금태환을 거부한 사건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과거 자료를 찾아보면 1968년 ‘금’에 대한 ‘신용’의 비율이 128배였고

‘통화’ 공급과 비교한 ‘신용’의 비율이 2.4배였으나

지금은 미국이 보유한 ‘금’에 대한 ‘신용’의 비율이 4000배가 넘었고,

공급된 통화량과 비교해 보면 거의 7배에 달합니다.

또한 GDP 규모와 비교해 봐도

1968년의 경우 신용규모가 GDP의 1.5배 정도였으나

현재에는 3배 이상 증가한 상태이지요.

미국의 총신용 규모는 1964년 1조 달러를 넘어선 이후 계속 증가하여

지금은 약 50조 달러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러한 급속한 신용 팽창 뒤에는

달러의 불태환 정책을 필두로 하는 화폐의 ‘신용화’ 정책과 함께

상업은행들의 공격적 투자를 허용하고

무엇보다 은행의 지급준비율을 낮추어

더 많은 돈이 시중에 풀릴 수 있도록 유도한

미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있었습니다.

사실 지난 50년간 우리가 누린 풍요는

순수한 노동에 의한 열매였다기 보다는

팽창되는 신용, 즉 넘쳐나는 돈이 만들어준 착시 효과였던 것이지요.

즉, 기하급수적으로 팽창되어 온 ‘신용’이

우리로 하여금 부자가 된 듯한 착시 효과를 일으켰고

또 ‘신용’ 팽창에 기대어 적극적으로 자신의 부를 팽창시킨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서의 극심한 빈부격차를 만들어 온 것입니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1970년을 전후하여 우리도 모르는 사이

‘돈의 룰’이 완전히 바뀌었던 것이지요.

이는 1944년 브레턴우즈 체제 이후

명실 공히 전 세계 기축통화인 달러가

1970년을 전후하여 이름만 같은

하지만 사실상 완전히 다른 화폐로 바뀌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저는 이전 글들을 통해서 ‘돈의 본질’에 대해 설명 드리고자 노력해왔습니다.

왜 인플레이션이 생길 수밖에 없는지

그리고 그 인플레이션이 우리에게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이해하지 못하면

왜 전세계가 당면한 경제적 거품을 걷어내기는 커녕

거품을 키우는데 혈안이 되어 있는지 이해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신용팽창’의 원인과 예상되는 미래의 결과 또한 예측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우리가 누려온 경제 호황이 전부 ‘신용 팽창’의 결과인 것은 아닙니다.

기술의 발전, 자원의 새로운 활용과 더 높아진 효율성 등 자연이 준 것과

우리 인간 스스로 일구어 낸 부분도 상당히 많은 부분을 차지합니다.

원래 화폐란 원활한 거래를 통해

인간들의 노동과 자원의 활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가가치를 팽창시키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거래의 수단이지

그 자체로 부의 증가의 수단이 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과거 금이 곧 화폐였을 당시엔,

한 경제 시스템 내에 존재하는 화폐의 양은

그 사회의 노동과 자원의 총합에 따라

제한적으로 존재할 수밖에 없었지요.

그래서 과거에는 정부가 재정 적자로 인해 차입을 할 경우

경제 성장의 둔화로 이어졌던 것입니다.

하지만 정부가 전적인 발권력을 갖고 있는

지금의 신용화폐 시스템에서는 상황이 많이 다릅니다.

신용화폐 시스템에서는 과거와 달리

화폐에 대한 수요가 이자율을 결정하는 유일한 요인이 아니기에

정부는 양적완화와 같은 ‘부채의 화폐화’ 과정을 통해

차입과 동시에 오히려 시중의 이자율을 낮춤으로서

경제 부양에 도움을 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기존의 ‘화폐수량설(the quantity theory of money)’을

1971년 이후의 불환지폐시스템에 적용되도록 수정한

‘신용수량설(the quantity theory of credit)’에 따르면

신용 증가는 화폐 수량의 변화에 따른

‘경기 사이클(business cycle)'을 설명한

어빙 피셔(계량 경제학 창시자)의 주장과 달리

훨씬 더 길고 커다란 경제 호황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 호황을 지금 목도하고 있는 것이지요.)

즉, 화폐를 ’신용‘화 시킨 세계는 이제 과거와 달리

원하는 곳에 어디든 ’신용‘의 바람을 집어넣을 수 있게 되었고

신용 팽창과 수축의 메커니즘에 의해 수축의 시기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더 많은 바람을 집어넣음으로서

그 수축의 시기를 계속 미룰 수 있었던 것이지요.

따라서 2008년 경제위기에 당면한 미국은

양적완화(QE)를 통해서 급격한 신용의 붕괴를 막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즉, 거품을 만들어 거품의 붕괴를 막는 게 가능해진 것이지요.

하지만 세상에 공자 점심은 없는 법입니다.

경제 발전 과정에서 신용 팽창을 통해 쉽게 얻은 부에 대해서는

언젠가 반드시 결산을 해야만 합니다.

표면상 새로운 ’신용‘이라는 무기를 통해

과거 호황과 불황의 사이클을 극복하여 영구적인 호황을 가져올 것처럼 보였지만

그 신용 팽창이 임계점에 다다르게 되면

결과적으로 더 길고 더 커다란 ’경제 불황‘을 피할 수 없는 것입니다.

우리는 과거 어느 때보다도 더 높게 올라갈 수 있는

새로운 장비와 기술을 얻었지만 더 이상 오를 수 없는 임계점,

즉 ’산의 정상‘은 늘 있기 마련이니까요.

..

앞의 내용을 간단히 정리해보면

1971년 이전 금에 연동되었던 화폐가 ‘신용화폐’로 바뀌면서

돈의 근본적인 속성이 바뀌게 되었고

그 덕분에 우리 인류는 전대미문의 호황을 누릴 수 있었던 것입니다.

즉 우리의 풍요는 일종의 화폐 현상,

좀 더 정확한 의미로 ‘신용’이 만들어낸 거품이었던 것이지요.

문제는 앞서 언급한 ‘신용수량설’의 주장에 의하면

2008년 시작된 ‘새로운 불황(New Depression)’은

그렇게 쉽게 극복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우리의 미래는 어떻게 전개될까요?

아마도 경제 회복의 기미가 끊임없이 언론에 오르내리겠지만

의미 있는 회복은 쉽지 않을 것입니다.

특히 경제적 약자인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 경제는

언론의 경제 회복, 혹은 성장 뉴스와는 큰 거리가 있을 것인데,

이는 상식적으로 생각해 볼 때 과거 어느 때 보다도 높게 올라왔기 때문에

그만큼 내려가야 되는 길이 멀고 험난할 것을 의미하며

동시에 내려가는 길에 경제적 약자들에게

더 많은 부담이 주어질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또한 ‘달러’라는 기축통화를 무기로

전 세계 경제를 장악해왔던 미국의 패권이 점차적으로 약화되고

BRICS 등이 부각되면서 서로 다른 이해관계 속에서

국제적 갈등은 더욱 심해질 것이며 경제 블록화에 따른

정치, 경제적 혼란이 가중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세계 각국은

변화하는 경제 패러다임 속에서 살아남고자 몸부림치고 있습니다.

지난 몇 년 동안 각국의 중앙은행들은 앞 다투어 ‘금’을 매입하거나

이웃 국가들끼리 경제 블록을 강화하며

앞으로 닥칠 신용화폐, 특히 달러의 위기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불확실한 경제상황과 달러 패권 약화 속에서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와 같은 국제적 분쟁이나

빈곤 국가들의 정치적 혼란은 증가될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우리나라도 새롭게 부상하는

중국, 그리고 최근 미국과 각을 세우고 있는 러시아,

그리고 오랜 우방인 미국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는 중이지요.

어쩌면 우리의 미래는 과거에 꿈꾸어온 풍요와는 많이 다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우리 앞에 주어진 경제, 외교적 과제들을 잘 풀어간다면

지금보다 더 풍요로운 미래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임은 분명합니다.

개인들 또한 물밑에서 빠르게 변화하는 세계 경제 변화를 감지한다면

남들보다 한 발 빠른 대처로 당면한 위기를 오히려 좋은 기회로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미래는 꿈꾸는 자들의 차지가 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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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벨라(경남) | 작성시간 14.07.23 열심히 읽고...새겨듣고 갑니다...^^
  • 작성자코난(경기) | 작성시간 14.07.24 좋은글 고맙습니다^^
  • 작성자amur | 작성시간 14.07.25 천마해체대법을 5단계이상 시전하면 반드시 흡성대법을 동시에 시전하여 부근에 있는 꼬붕들의 진기를 흡수해야 합니다.
  • 작성자friend(부산) | 작성시간 14.07.28 소극적으로는 살기위해서, 적극적으로는 도약을 위해서 모든 주체들이 몸부림치는 모습들이 장난이 아니네요.
    건승하십시오. 잘 읽었습니다.^^
  • 작성자박현철(서울) | 작성시간 14.12.17 좋은 지식 쌓고갑니다. 감사해요. 암담한 마음뿐 그렇다고 딱히 대처할 능력도 안되니..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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