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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스 칼럼

불안한 우리의 미래~~

작성자비빔밥(경기)|작성시간14.08.21|조회수843 목록 댓글 10

칼 막스와 그 추종자들은 산업 자본주의가

거대한 노동자 계급을 만들어 내고

주기적인 경제 불황을 초래할 것을 예측하면서

이러한 자본주의의 부정적 측면이 노동자들로 하여금

노동조합과 정당을 포함한 자기 방어 기구를 만들도록 할 것이고,

종국에는 사회주의 모델에 기반한 경제, 정치, 사회적 변혁을 추구하여

궁극적인 공산주의 사회로 이행될 것이라고 예견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칼 막스의 예견은 실현되지 않았는데,

이에 대해 그람시(Antonio Gramsci)는

노동자들의 이데올로기와 조직들을 성공적으로 사로잡고 있는

지배적인 문화(Hegemonic Culture) 때문이라고 설명하였습니다.

그에 따르면 선진 자본주의(Advanced Capitalism) 사회는

공교육과 매스미디어, 그리고 대중문화를 통해서

노동자들에게 거짓된 인식을 주입시켰다는 것입니다.

즉, 노동자들이 지배계급에 반대하여 궐기하는 대신

경쟁을 통한 개인적인 성공과

자본주의의 떡고물을 추구하고,

부르주아 종교 지도자들의 지시를 받아들였다는 것이지요.

칼 막스는 노동자 계층을 매우 유사한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동질성을 갖춘 거대한 조직으로 생각했으나,

칼 막스의 이론을 잘 알고 있었던 지배 계층은

노동자의 계층을 여러 층위로 분리해 버림과 동시에

상위 노동자 계층으로 가는 희망의 입구를 열어 놓음으로서

동일한 노동 계층이라는 노동자 계급의식을 희석시켜 버리고

다른 노동자를 자신의 경쟁 상대로 인식,

서로가 서로를 짓밟고 성공의 사다리에 올라가도록 유도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에서

공교육과 매스 미디어, 그리고 종교를 통해서

개인의 성취와 성공이라는 이데올로기를 주입시켰던 것이지요.

물론 그러한 이념을 뒷받침해 줄 경제적 성장이 없었더라면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지요.

..

이처럼 노동자들이 서로를 경쟁 상대로 생각하며

자신의 성공을 위해 서로를 배척하기 시작하자

더 이상 자본가들은 계급혁명 따위는 신경 쓸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말 그대로 자본가, 노동자 구분 없이 풍요의 시대가 열리기 시작했고,

자본가들은 노동자들의 노동으로 만들어진 ‘산업의 부’위에

고도로 복잡해진 ‘금융의 부’를 만들어 내어

경제 성장을 가속화 시켜왔지요.

그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희망은 조금씩 현실로 다가오기 시작했고,

결과적으로 자본가들의 경제적 입지는 더욱 견고해 지게 되었던 것입니다.

..

칼 막스는 노동자들이 주도 하는 세상을 꿈꾸었지만

정작 Hegemony를 장악한 것은 자본계급이었고

노동자 계급은 자본계급의 의도에 따라

서로 대립되고 분열되어 왔던 것입니다.

Hegemonic Culture가 만들어낸 환상,

바로 중산층의 풍요를 꿈꾸며,

아니 그 풍요를 몸소 체험하며

자신들의 노동으로 노동자를 위한 세상이 아니라

돈이 지배하는 세상을 만들어 갔던 것이지요.

그러나 21세기, 과거 풍요의 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그 달콤했던 ‘중산층’의 신화는 서서히 붕괴되고 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양적완화로 그 신호탄을 날린

각국의 근린궁핍화 정책은 서로 다른 국가 간의 경쟁이기 이전에

한 국가 내에서의 부의 이전 또한 자극하고 있습니다.

중산층의 삶의 패턴이 저축을 통한 부의 축적에서

부채를 통한 부의 팽창으로 이미 오래전에 바뀐 이후

각 정부의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과실은

일반적인 서민이나 중산층에게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국경을 넘어 시장 통제력을 가진

소수의 자본계급에게 더욱 집중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국가의 통화 팽창, 고환율 정책으로 인해

수출 대기업의 매출이 높아지고

도쿄나 강남의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것이 의미하는 것은

전체 경제적 파이가 커지는 것이 아니라

빈자(貧者)가 갖고 있는 파이의 비율이 줄어드는 것을 의미합니다.

..

지금의 문제 핵심은 소비를 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소비할 여력이 다 떨어졌다는 것이지요.

물론 상위 1%는 여전히 과거에 못지않은

구매력을 갖고 있습니다.

화폐 가치 하락 정책에서

상대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그들은

화폐 타락의 초기 단계를 장악함으로서

중, 서민들의 파이를 더욱 빠르게 잠식해 들어갈 것입니다.

즉, 정부의 인위적 부양책을 통해서

더 이상 거품을 팽창시킬 수 없는 단계에 왔기 때문에

정부의 부양책은 경제의 선순환을 유도하지 못한 채

시장을 왜곡 시키고 정부의 부채만 팽창시키는

최악의 결과만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수원(水原)이 말랐는데 아무리 마중물을 집어 넣어봐야

아까운 마중물만 땅속으로 스며들어 갈 뿐,

근본적인 효과는 없다는 말이지요.

더군다나 옆에서 그 귀한 마중물마저

몰래 훔쳐가는 사람들이 있다면 상황은 더욱 악화되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엇이든 해야만 하는 상황이라면

무식하게 사대강 같은 토목 공사에 돈을 쏟아 부을게 아니라

한국의 미래 경쟁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미래 지향적인 기술에 과감히 투자해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회 안전망 강화에 투자하여

경제 하락의 충격을 미리 예방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만약 이러한 미래 지향적인 실험 없이

과거처럼 구태 의연한 토목공사에 몰두하며

일부 수출대기업의 이익만을 위한다면

우리가 미래에 마주하게 될 모습은

중산층의 몰락과 서민층의 붕괴,

그리고 중산층의 형성과 그 궤를 같이 해온

민주주의 시스템의 심각한 위기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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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Gott(경기) | 작성시간 14.08.21 good
  • 작성자和敬淸淑 | 작성시간 14.08.21 감사합니다
  • 작성자열공하자 | 작성시간 14.08.21 잘 읽었습니다.
    늘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글을 읽어보니 우리는 지금까지 제대로 된 지도자를 거의 만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 작성자플사야놀자 | 작성시간 14.08.22 좋은글~~ 잘 읽었읍니다...
  • 작성자레프트사이드(서울) | 작성시간 15.01.31 진리의 글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끊임없이 우리 카페라는 우물안 연못에 파문을 일으켜 주시길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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