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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스 칼럼

몽둥이와 엄니의 법칙!

작성자비빔밥(경기)|작성시간12.07.24|조회수422 목록 댓글 11

몽둥이와 엄니의 법칙!

미국 문학 사상 최고의 이야기꾼으로 불리는 잭 런던(1876~1916)의

출세작 “야성이 부르는 소리(The Call of The Wild)"의 주인공인

벅이라는 개가 편안한 문명을 벗어나

설원의 썰매끌이 개가 되어 야생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깨달은 생존의 법칙입니다.

몽둥이의 법칙은 자신보다 강자인 인간들에 대한 복종을 의미하고

엄니의 법칙은 썰매끌이 개들 사이의 서열을 가늠하기 위한

목숨을 건 싸움을 의미하지요.

항상 생존 경쟁에 노출되는 우리 인간들 또한

삶의 과정 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몽둥이와 엄니의 법칙을 체득하게 됩니다.

생존을 위해서는 무리 속에서 자신의 서열을 재빨리 파악해야 합니다.

때로는 더 높은 자리로 올라가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워야 될 때도 있으며

반대로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싸워야 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떠한 순간에도 이 모든 질서를 유지시키는 핵심인

몽둥이의 권력에는 순응해야 되는 것이지요.

사자 앞에서 당당한 하이에나는 자신의 자존심을 지킬 수는 있으나

하나뿐인 목숨을 보전할 수 없듯이

생존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할 정글의 법칙입니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몽둥이는 피하되 강력한 엄니를 가져야 한다!!'

잭 런던이 “야성이 부르는 소리”라는 그의 작품에서

외치는 생존의 법칙의 정수이지요!

..

저자인 잭 런던에 대해 좀 더 말씀드리자면

잭 런던은 1876년 떠돌이 점성술사의 사생아로 태어나

극빈층의 삶을 살았습니다.

신문배달, 통조림공장 노동자, 원양어선 선원 등

다양한 하층민들의 삶을 경험했지만

일하지 않을 때 그의 손에는

니체와, 다윈, 막스, 스펜서의 책들이 항상 쥐어져 있었죠.

자신의 경험과 책을 통해 얻은 통찰력으로

그는 당대 최고의 이야기꾼이 됩니다.

..

오늘도 제 얘기를 잠시 해볼까요?

제가 어렸을 때 당시 직업군인이었던

큰 형의 이야기는 늘 흥미진진했습니다.

군인으로 항상 생존훈련을 받아야 했던 저의 형은

어쩌다 집에 오면 군대에서 받았던 생존훈련 이야기를 해주곤 했는데,

나침반과 칼 하나만 들고 산속에서 벌레와 뱀을 잡아먹으며

지정된 위치로 이동하는 훈련,

바다 한가운데 떨어뜨려 놓으면

몇 시간씩 쉬지 않고 수영해서 탈출하는 훈련,

적진에 고립됐을 때 땅속에 몸을 숨기는 방법 등등

온갖 신기한 이야기들을 들려주었죠.

(물론 과장이나 뻥도 좀 있었겠지요?ㅋㅋ )

하지만 형의 이야기를 들으며

군 생활에 대한 환상을 갖게 된 것은 분명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전투기에 관심을 많았던 저는

멋지고 낭만적인(?) 군 생활을 꿈꾸며 공군에 입대를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걸?

30개월 군 생활 동안 그 좋아하던 전투기 근처에도 못가보고

형이 말했던 생존훈련은커녕 제대로 된 구보한번 못해봤다는 사실..

(한 겨울에 웃통 벗고 뛰는 건 육군만 하는 건가 봐요?)

무려 30개월을 1년 내내 에어컨이 나오는 지하 벙커에서

30도를 오르내리는 한 여름에도 솜바지를 입고 근무했다는 비극적 사실!!

햇빛을 제대로 쐬지 못해서

휴가 나오기 전에 일부러 썬텐을 해야 했던

일명 좀비부대(얼굴이 하얘서..)에서 군 생활을 했네요..쩝..

제대 후 다들 군생활의 무용담을 늘어놓을 때,

오히려 군 생활 후 늘어난 뱃살을 부여잡고

사실상 면제자 그룹에 들어가야 했던 이 비극적 사실!!

다른 건 몰라도 군대를 갔다 오면 삽질에는 도가 튼다던데,

군 생활 내내 삽이란 걸 만져본 적이 없다는 사실..

(그래도 총은 쏴봤습니다..ㅠ)

결국 군 생활이라기보다는 그냥 직장생활 같았던

정말 재미없고 지루한 군 생활을 보내고야 말았습니다.

잠만 내무반에서 잘 뿐이지 일반 사회생활하고 다를 게 없었지요.

지금도 베레모 쓰고 다니는 분들 보면 왜 그렇게 멋있던지!!

군대를 제대하고도 공수부대나 해병대 나온 친구들의 무용담을

넋을 잃고 듣곤 했지요..

어쨌든 평생 특별한 고생이라고 해본적도 없는 제가

생존의 법칙! 운운 하는 것은 정말 난센스가 아닌가 싶네요.

..

이야기를 조금 바꿔볼까요.

“야성이 부르는 소리”로 유명한 잭 런던이

사실 우리나라와도 밀접한 관계를 맺은 적이 있습니다.

1904년 러일전쟁 당시 종군기자로 한국에 와서 생활한 적이 있거든요.

그가 미국 신문사에 연재했던 이야기를 책으로 묶은

‘조선사람 엿보기’를 보면 당시 잭 런던 눈에 비친

한국 사람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당시 잭 런던의 눈에 비친 조선인은

세상에서 가장 게으르고 거짓말을 많이 하며

나약하기 그지없는 가장 한심한 민족이었습니다.

그는 그의 책에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조선에 오는 사람들은 다음 두 가지 생각에 사로잡히게 된다!

첫째는 모든 조선인들을 다 죽이고 싶은 생각이요,

둘째는 차라리 자살해 버리고 싶은 충동이다!“

 

자신들 보다 체구가 작은 일본인들의 노예로 사는 모습,

체계적으로 잘 조직된 일본 군인들의 모습과 대조적으로

질서와 규율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을 수 없는 나태한 조선인들의 모습!

특히 같은 조선인이면서 백성들의 고혈을 짜내는 조선 관리들의 모습과

그러한 부조리에 맞서지 못하는 겁 많은 조선인들..

그의 책을 보면 다음과 같은 일화도 있습니다.

당시 일본 군대가 전쟁 물자를 공출하면서

그 대가로 당시 관청에 백성들에게 줄 돈을 지불했지만

관청의 관료가 일본군이 준 돈을 모두 착복하여

백성들이 굶어죽게 되자.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었던 잭 런던이 참다못해,

관청에 직접 쳐들어가 단판을 짓습니다.

얼굴 하얀 백인이 들어와 따지자 크게 놀란 관료가

잭 런던이 누군지도 확인하지 않고

자신이 착복한 돈을 백성들에게 모두 돌려주었다네요..

자신의 무용담에 스스로 의기양양해 하면서도

외국인이라면 꼼짝을 못하는 조선 관료들의 한심한 모습을

속으로 비웃습니다.

"한국에는 오직 두 종류의 사람만 존재한다!

착취하는 자와 착취 당하는 자! 이 두 종류다!"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

오랜 세월이 지나,

한때 잭 런던의 눈에 세상에서 가장 게으로고 겁이 많고

거짓말을 잘하는 계몽 자체가 불가능한 가장 한심한 민족이

한국전쟁의 폐허를 이겨내고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

세계적인 경제 대국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면

무슨 말을 할까 궁금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그동안 우리민족에게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

우리는 지금도 우리의 국민성의 한계를 지적하면서

선진국이 되기 힘들다는 자조적인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한국 사람들은 돈밖에 모르고 이기적이다!

공동체 의식은 눈곱만큼도 찾을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민주주의가 불가능하다!! 등등

우리의 미래를 어둡게 볼만한 요소들은 너무 많습니다.

어쩌면 과거 60년간 우리민족은

한국전쟁의 폐허 속에서

생존이라는 절체절명의 목표를 갖고

잭 런던이 말했던

‘몽둥이와 엄니의 법칙’을 너무나 잘 지켜온 것은 아닐까요?

덕분에 한강의 기적을 이룰 수 있었고

가장 게으른 민족에서 가장 부지런한 민족으로 바뀔 수 있었지만

만면 타인과의 화합과 조화에는 서툴어진 것이 아닐까요?

해방 이후 한국인들은 때로 권력자의 힘에 도전도 했지만

몽둥이의 법칙을 잘 알고 자신의 생명을 부지할 줄 알았고

전쟁으로 줄어든 파이를 더 많이 차지하기 위해서

동료를 갈기갈기 찢어버리는 엄니의 잔혹함도 거침없이 보여주었으며

그러한 모습들이 근대화의 과정에서 오히려 미화되기도 했지요.

어쩌면 우리민족은 ‘야성이 부르는 소리’의 벅과 같이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을 갖추고 한강의 기적을 이루었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몽둥이의 권력에 너무나 무력했던,

그래서 스스로 죽음의 길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수많은 썰매개들과 달리

결국 몽둥이의 법칙을 거부하여 자신의 가치를 지킨 벅의 모습을 보면서

앞으로 우리민족이 나아가야 될 길을 그려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몽둥이를 이기지 못하는 자는

몽둥이에 맞아 죽거나

몽둥이 아래서 평생을 노예로 살아야 되는 법이죠!

우리나라가 약소국은 어쩔 수 없다!가 아니라,

약소국임에도 불구하고!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국가가 되었으면 합니다.

개인적 바람이 있다면 다음 지도자는

열강의 몽둥이 앞에서 주눅 들지 않는 그러 용기를 갖춘 지도자였으면 합니다.

그리고 같은 민족끼리 더 이상 물어뜯을 필요가 없음을

백성들로 하여금 깨닫게 해주는 그런 지도자였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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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캔들맨(서울) | 작성시간 12.07.24 올해 들어 그런 몽둥이 법칙 아래서 살고 있었음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차츰 극복 방안도 생각해 봐야죠. ^^
  • 작성자미기(여수) | 작성시간 12.07.25 생존하기위해 물리적으로도 강해야 겠지만, 사상적으로 철학적으로 강해져야죠.
    힘이 곧 정의다라는 말을.. 여러단면으로 생각해 보고..
    전 원샷원킬 주특기^^
  • 작성자힘차게 | 작성시간 12.07.25 좋은 글 읽고 여러모로 감동합니다
    감사드립니다.
  • 작성자좋은아침(서울) | 작성시간 12.07.25 아침에 좋은글 읽고 갑니다.
  • 작성자코난(경기) | 작성시간 12.07.25 100년전 조상들의 사진을 보면 참 낯설죠 키도작고 다 까만게 동남아 사람들인가 싶고 정말 우리조상들? 싶은ㅎㅎ
    동서고금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그 국가가 멸망할때쯤이면 국민들도 기운이 빠지고 나태해지며 무기력해지는것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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