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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스 칼럼

닭들에겐 미래가 없다!

작성자비빔밥(경기)|작성시간13.02.08|조회수844 목록 댓글 22

예전에 '세상은 요지경'이라는 노래가 있었습니다.

"여기도 짜가! 저기도 짜가! 짜가가 판친다!~~"

뭐 이런 내용의 유치한 가사의 노래였는데,

1990년대 초반에 탈랜트니 신신애가 불러서

대중적으로 상당한 히트를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가사 내용을 보면 1990년대 당시보다

요즘 세태에 더 맞지 않는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

요즘도 어느 제품이든 진품이냐 짝퉁이냐의 시비가 끊이질 않고 있고,

산삼의 경우 가격이 싸면 짝퉁으로 오해받기 때문에

오히려 가격을 높여야 잘 팔린다니

진품이 갖고 있는 아우라는 결코 무시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사실 약간의 차이로 명품, 혹은 진품이 되는 것이지만

때로는 그 약간의 차이가 고난이도의 기술이나

엄청난 노력을 필요로 하기도 하지요.

그래서 어느 분야든지 막상 파고 들어가 보면 그 깊이가 장난이 아니고

우리가 단지 취미생활, 혹은 돈지랄로 치부하는 분야에도

그들만의 오묘한 세상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요?

..

경제를 봐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100년간 자본주의 경제는 나름대로 항상성을 유지한 것 같지만

1971년을 기점으로 금본위제가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지고

사실상 전 세계가 달러를 중심으로 한

완벽한 신용화폐의 실험적인 세상이 시작되었습니다.

사실상 짝퉁 경제의 시작이지요.

그런데 금과 분리된 이 달러가 마치 자신이

여전히 금의 진정한 대리인인 것처럼

앓아 눕기도 하고 죽는 시늉도하니

많은 사람들이 그간 세상 바뀐 걸 모르고 살아 왔던 것이지요.

물론 처음에는 가짜 달러에 의심의 눈길이 쏠렸지만

달러를 미 군사 패권과 석유에 연동시키면서

달러에 대한 근거 없는 믿음이 생기기 시작했고

그 이후 벌써 40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40년이라?

아마 역사에서는 인류 역사상 가장 풍요롭고 평화로운 시기로

기록하고 있겠지만 사실 달러 패권을 지키기 위한

추악한 싸움으로 얼룩진 혼란의 시기이기도 했지요.

덕분에 세상은 전쟁과 착취가 끊이지 않는 아수라장이 됐지만

달러의 그늘 밑에서 안식을 취한 나라들에게는

나름 축복의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

과도한 신용,

그리고 자연스러운 축소과정!

본원통화를 주입해도 늘지 않는 경제에 대한 의심과 신용,

따라서 결국 과도한 신용은 축소되고 제 자리를 찾으리라는 믿음..

하지만 돈에 대한 명백한 기준점이 사라진 이 시점에서

과도한 신용에 대한 기준도 애매모호할 수밖에 없으며,

지난 2008년 이후 이미 자본주의 논리가 파괴된 상황이기에

자본주의의 선순환 기능을 기대하기엔

그동안 달러가 너무 먼 길을 달려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

2008년 이후 지금까지 우리는 사실상 디플레이션 구간에 있었습니다.

신용경색이 해결되지 않고 사람들은 실직과 실질급여 인하로 인해

고통을 받아오고 있으니까요.

더군다나 자산의 가장 중요한 축인 부동산이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올해 부동산 시장이 최악으로 내달을 수 있는 상황이지요.

이미 정부에서 발표하는 소비자물가지수만 봐도 디플레이션 상태입니다.

돈을 푼만큼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왜 우리는 돈의 가치가 강해진다고 느끼지 못하고 있을까요?

자산 가치는 떨어지고 인플레이션은 3%를 넘지 않는 데,

왜 우리가 갖고 있는 돈의 가치는 점점 떨어지고 있다고 느낄까요?

첫째, 다들 느끼시겠지만 우리에게 가장 필수적인

식료품과 생필품의 가격이 오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에서 발표하는 소비자물가지수는 어디까지나 여러 항목의 평균치입니다.

또한 다양한 방법을 통해 수치 조작이 가능하기 때문에

실질 인플레이션을 반영한다고 보기 어렵겠지요.

그러면 왜 디플레이션 구간인데 식료품의 인플레이션이 생길까요?

100년만의 기후 이변으로? 미국 곡창지대의 가뭄과 화재로?

..

아고라에서 활동하는 세일러의 자료를 보면

본원통화 주입에도 불구하고 M3, 즉 최종 화페 유통량은 줄어들고 있습니다.

즉, 전세계적으로 화폐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그만큼 돈이 귀해지고 있다고 볼 수 있으며

미래의 경제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

과거 지나친 부채에 대한 청산 요구가 매우 커지고 있다는 것을 반증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여기서 하나 꼭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내 파이가 작아진다고 그들의 파이도 작아지는 것이 아니며

설사 우리 모두의 파이가 작아진다 하더라도

그들의 파이는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세상은 항상 상대적인 것입니다.

평균의 함정에 빠져서는 안되지요.

신용 창출이 활발할 때는 먹는 것과 관련 없는 것들,

주로 우리로 하여금 부자가 되었다고 느끼게 해주는 것들에

투기성 돈들이 몰리고 거품이 만들어 집니다.

대표적인 게 부동산이지요.

사람이 집 하나면 자기 살아가는 데는 충분하지만

경제 활황기일 때는 레버리지를 일으켜 고급 주택을 사기도 하고

또 욕심이 더 커지면 빚을 내어 수 십 채의 집을 더 사기도 합니다.

하지만 경제가 위축되고 부채 청산의 요구가 높아지게 되면

시중에 풀렸던 유동성이 급속하게 줄어들며

자산가치가 폭락하는 디플레이션 현상이 일어납니다.

그리고 그 돈들은 과거 그럴듯 한 것들에서 빠져나와 먹고 사는 쪽으로 이동합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시장에서는 항상 앞서가는 사람들이 있고

그들은 전체 파이가 작아지는 상황에서

오히려 자신의 실질적인 파이를 더 키울 뿐만 아니라

상대적인 관점에서도 자신들의 파이가 더 커집니다.

즉, 시장에서 그들의 영향력은 더욱 커집니다.

전 세계적인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식량 가격이 오르는 것은

자연 재난 플러스 그들의 농간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입니다.

즉, 앞으로 주택, 자동차 가격은 많이 떨어지더라도

우리가 생존에 필수적인 식품과 생필품의 가격은 더욱 오를 것입니다.

이는 지구 어딘가에서 우리의 고통을 통해 돈을 벌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언론은 결코 우리에게 이 진실을 얘기해 주지 않을 것이며,

단지 과거부터 반복적으로 발생했던 가뭄과 폭우 등의 자연재해를 탓하겠지요.

물론, 정말 우리가 생각도 못할 자연재난이 발생하여

전세계적인 식량 위기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시장을 선점한 그들에게는 로또가 되겠군요.

..

인플레이션은 사람들의 눈을 속입니다.

무엇이 오르고 무엇이 떨어지는지 제대로 파악할 수 없게 만들지요.

하지만 과거의 사례를 분석해 보면,

악성 인플레이션 속에서도 부동산의 실제 가격은 오히려 떨어지고

식료품과 생필품의 가격은 상대적으로 더욱 오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과거 1930년대 대공황 때도 사람들은 돈이 부족해 신음했지만

식량의 가격은 오히려 더 올랐지요.

결과적으로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 악화될수록,

극소수 금권세력들의 시장 장악력은 강화되고

가난한 보통사람들은 이리 털리고 저리 털리게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흔히들 하이퍼인플레이션을 일반적 개념의 인플레이션의 심화라고 생각하는 데,

하이퍼는 시장실패, 특히 화폐에 대한 신뢰 상실로 인해 일어나는

화폐 투매 현상을 의미합니다.

즉, 신용이 과다하게 팽창하여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라

신용 팽창이나 축소와 큰 상관없이

화폐 자체에 대한 신뢰 상실이 발생할 때,

대중들에 의해서 일어나는 화폐 거부 현상인 것입니다.

따라서 지금과 같이 지속적인 본원화폐 투입에도 불구하고

신용창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은

디플레이션발 대공황의 전제 조건이 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하이퍼발 대공황의 전제 조건이 되기도 합니다.

어떤 특정 계기가 트리거가 되어

화폐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붕괴될 때,

사람들은 화폐를 투매하기 시작합니다.

(디플레는 은행이 망하는 것이고 하이퍼는 돈 자체가 망하는 것입니다.

이래저래 진짜 돈은 부족해 집니다.)

그러면 정부 입장에서는 갑작스런 시장 붕괴를 막기 위해

윤전기를 돌려댈 수밖에 없으며

윤전기가 투매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면

결국 수조짜리 고액권이 나오게 됩니다.

그렇게 시장을 끌다가 시민들이 죄다 굶어죽는 상황이 되면

그제서야 하이퍼 상황은 마무리가 됩니다.

시민들이 모두 굶어 죽으면 세금 낼 사람들이 없으니 큰일 나겠죠?

물론 이 짧은 하이퍼의 급격한 사이클 사이에

시장의 누군가는 엄청난 부를 얻게 됩니다.

결국 내손에서 빠져나간 것은 다른 누군가의 손으로 가는 법입니다.

과거 로마도 사실 하이퍼로 망했습니다.

존로의 프랑스와 과거의 독일도 하이퍼를 겪습니다.

역사상 거의 모든 제국들과 강대국들은

제국 유지를 위한 지속적인 전쟁과 그로 인한 비용증가

결과적으로 화폐 관리의 실패에 따른 고통을

대다수 백성들이 떠안게 되면서 결국 망하게 됩니다.

과거 로마가 망했을 때도 바바리안들은

오히려 로마 시민들의 환영을 받으며 로마로 입성합니다.

그래서 로마의 붕괴는 외부의 적이 아니라

내부의 적에 의해서라는 말이 나온 거지요.

역사상 지배자에 의한 가렴주구의 결과는

내부적 붕괴 또는 외부에 의한 침략을 불러오기 마련입니다.

..

지난 5년간 이미 우리 사회에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급변하는 세계정세 속에서 새로운 변환기를 맞고 있습니다.

아직도 많은 국민들은 이번에도 아니면

5년 후에는 갈아치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글쎄요..우리에게 또 다시 기회가 주어질까요??

요즘 인수위에서 공약을 지키고자 애를 쓰는 모양입니다만,

하고 싶어도 돈이 있어야겠지요??

아직도 부채 탕감 약속에 희망을 걸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모양인데

최소한 제 좁은 소견으로는 아직도 대다수 국민들이

무엇이 진짜이고 무엇이 짜가인지 모르고 있는 듯 싶군요.

그도 그럴 것이 ‘민생’이란 말을 너무나 믿고 싶었겠지요?

이처럼 님에 대한 짝사랑은 쉽게 포기할 수 없는 것인 모양입니다.

희망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헛된 희망은 오히려 삶의 독이되지요.

남의 입만 쳐다보고 사는 사람치고 제대로 사는 사람을 못봤습니다.

지혜로운 사람이라면 최소한 자신의 삶은 스스로 지키고자 하겠지요!

무언가를 바란다는 것!

더군다나 엉뚱한 곳에 가서 얼토당토 않은 것을 구한다면

하늘도 그들을 구하지는 못할겁니다!

..

닭들은 살려달라고 외치고 있지만

닭장수가 닭을 살려줄리가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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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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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코난(경기) | 작성시간 13.02.09 정말 후세에서는 지금이 인류 역사상 가장 풍요롭고 평화로운 시기로 기록하게 되는건 아닌지 걱정됩니다 비록 가불경제라도 한세대 이상 많은사람들이 그러한 풍요로움과 안락함을 경험하게 해줬다면 미국도 좀 칭찬해줘야하는건 아닌지 싶군요 ㅎㅎ
  • 작성자소현 (경기) | 작성시간 13.02.09 닭장수의 비유가 ..정말 그렇구나.! 싶네요.
    항상 마음을 다잡을수잇도록 일깨워 주셔서 감사합니다..^^
  • 작성자별꽃 | 작성시간 13.02.10 언제나 좋은글, 감사합니다~
  • 작성자평온한하루(서울) | 작성시간 13.02.11 흠... 텃밭이라도 키워야 할것 같아요...이사가야 할텐데..
  • 작성자어느날(인천,무주) | 작성시간 13.02.15 비빔밥님의 글을 일부러 찾아 읽는 눈팅족입니다~늘 감사하게 생각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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