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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112층탑석) 회상

작성자원효|작성시간16.04.25|조회수131 목록 댓글 3

(365-112층탑석) 회상





나무불 나무법 나무승


중학동 61번지가 내 어릴적 놀던 동네입니다.


태어나기는 봉황동 283-6번지인데

아마도 서너살 무렵 중학동으로 이사했나 봅니다.


기역자집으로 초가를 얹은 집에서

다섯살에 새벽녘 막내동생이 태어나고

소식을 전해 들은 외숙모가 와서 산구완으로

미역국을 끓여 주던 생각도 납니다.


당시는 집집마다 하숙생을 치고

작은 방이라도 놀리지 않고 자취생을 두어

살림에 보탬이 되느라 애쓰던 시절입니다.


오늘은 그 중학동을 찾아

내가 살던 집자리와 주변을 둘러보고

언덕위로 보리밭이 넓게 펼쳐졌던 밭 위로

붉은 색 교대 여학생 기숙사 건물도 가 보았습니다.


교대 기숙사는 선교사들이 살던 집이었는데

한 때 기숙사로 사용되었나 봅니다.


어릴적 워낙 개구장이로 동네방네 다니면서

친구들과 밤 늦도록 놀았던 장소임에도 불구하고

언덕배기 아래로 집 앞에 있던 삼태기 샘도 메워지고

교대 기숙사 옆으로 있던 커다란 샘도 없어졌습니다.


삼태기 샘에서의 갖가지 추억도 있습니다.


아이들이 빠져서 혼 난 적도 있고

집집마다 물긷고 빨래하고 하는 틈틈이

샘을 품어 가재도 잡고 우리들 목간도 하였지요.


어릴적에는 상당히 커 보였던 빨간 벽돌집이

오늘에는 아주 작은 건물로 보이는 것은

내 눈이 큰 것인지 아니면 건물이 줄어든 것인지

모를만큼 아주 작고 단아합니다.


그 건물 아래쪽으로 영명중학교가 있었고

학교 근처 오래되어 속이 빈 느티나무는

내 또래의 아이가 속에다 풀을 넣고 불질러서

한동안 요란했던 기억도 납니다.


지금은 사회복지관이 된 탁아소 자리

한씨네 직조 공장 공주사범대학장 관사

중학동 사무소 등 골목길이며 산과 들마다

내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을만큼

중학동으로 시작하여

사당골 중동 산성동 봉황동

공산성 앵산공원 월성산 봉황산

금학동 물안주와 수원지 제민천과 고마나루

심지어 왕촌과 연미산자락등 안다닌 곳이 없습니다.


영화 광고판을 앞뒤로 둘러 맨

대통다리 호서극장 눈깔 아저씨를 따라

공주 시가지를 다 돌았는가 하면

어름통에 담긴 아이스께끼 어름과자를 팔거나

모찌나 찹쌀떡을 외치고 다니며 장사하는 친구들과

동네한바퀴 도는 것은 식은 죽 먹기보다 좋았습니다.


구슬치기 딱지치기는 왜 그렇게 잘 했는지

잃는 적이 별로 없을 정도로 그득하게 땄고

정월 대보름등 각종 세시 풍습이나 놀이에서도

남에게 뒤질세라 동네 골목대장 노릇을 하였지요.


오늘 중학동을 가면서 어릴적 벗을 불러내

같이 다니면서 여기저기 확인을 하는데

골목마다 아이들 재잘거림이 들리는 환영속에

마치 꿈을 꾸는 듯 한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아마 이런 노랫말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꿈 속에선 보이나 봐


꿈이니까 만나나 봐

 

그리워서 너무 그리워


꿈속에만 있는가 봐


지금은 동네 이름도 도로명으로

고상아리라고 하던데 나는 여전히 중학동이 좋고

중학동 61번지 앞의 삼태기 샘이 복원되었으면

어떨까 하는 바람을 갖고 있습니다.


절로 향하다가 공주고등학교 앞에 있는

탑골서림에 들러서 점주 거사님으로부터

60년대 말과 70년대 초에 공주고등학교 뒤

개울동네에서 피천득선생이 살았던 것을 보았다

하시기에 이게 웬 쓰토리텔링감인가 싶어

검색해봐도 넷상에서는 나오지 않습니다.


내가 태어났던 봉황동 집자리는 

한때 엄흥* 교장댁이 사셨고 후에는

김인*씨네 가족이 살다가 몇해전

소방도로가 나면서 105년 된 목조건물이 헐리고

지금은 빈 터만 남아 있으니

내가 조금 유명한 인물이면

생가터 라는 푯말 하나 새겨 보련만 ㅎㅎ

한 때 그 집을 나보고 사라 하던

그 김씨댁 주인 보살님의 말이 있었어도

그때는 별무관심이었던 일이 아쉽습니다.


헐리고 없어지고 난 지금에 이르러

골목길 문화 투어등을 말하고들 있으니

다만 이십년을 내다 보지 못한 결과들입니다.


과거로의 여행과 그 과거로 말미암아

오늘의 내가 이렇게 존재하고 있음을 확인한

아주 재미나는 일요일 오후였습니다.


 


공주 상왕산 원효사 심우실에서

 

나무석가모니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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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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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무ㅈiㄱH뜬풍경 작성시간 16.04.25    
    ..*꽃 佛~ 고 맙 습 니 다 ~佛 꽃*..
       
  • 작성자본각장 작성시간 16.04.25
    나무불 나무법 나무승()()()~ 별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고맙습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굽신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 작성자행복나누미 작성시간 16.04.25 고맙습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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