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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162층탑석) 나무

작성자원효|작성시간16.06.15|조회수241 목록 댓글 3

(365-162층탑석)  나무



나무불 나무법 나무승






어느 어머니가 길쌈한 천이 이처럼 고울까요


어느 댁 우공이 자라고 죽어서 만들어 낸

육질의 무늬가 이토록 아름다울까요


어느 화공의 그림이 이처럼 훌륭할까요


어느 작가가 찍은 사진이 이렇게 찬란할까요


나무결이 곱기로는 느티가 제일이지만

그것도 깍고 다듬었을 때의 일이고

이렇게 자연 상태로 곱기로는

아마도 프라타나스보다

더 고운 목질은 드물것입니다.


마치 실낱같은 것들이 모여서

하나의 모습을 이루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교대앞 프라타나스 나무

뿌리의 단면입니다.


비록 찢기워져 잘라지고 하여

원형은 사라졌어도

그 어느 화가가 그린 그림보다도

더 아름다운 빛깔과 무늬로

자기의 마지막을 장엄하는 이것은 무엇일까요


약속한대로

아침나절 막걸리 들고 길에 가서

나무의 유해들에게 부어드리고

해원결진언을 하였습니다.


자도 가지고 갔는데

아직 캐내지 못한 나무의 밑동이

지름 75센티미터였으니

그 밑동이 벋어나간 뿌리의

깊이와 길이는 얼마이며

위로 솟아 삼사층 높이 이상으로 자란

그 나무는 참으로 장관이었을 것입니다.


그러고 나서 돌아 오려다

공사장 흙을 빗자루로 쓸고 있는

인부를 만나 하나 가져가도 되느냐 물으니

다 가져 가셔도 된다 합니다.


그러면서 이 나무가 무슨 나무인지 아시느냐

하는데 차마 내가 이름을 안다 말할 수 없었습니다.


그저 입안으로 프라타나스

우리들의 추억과 역사

라고만 말해 주었습니다.


늦은 저녁에는 저 곱디 고운 나뭇결을 만지며

마치 견공의 잘 다듬어진 털을 연상하고

아직 만져보지 못한 말들의 부드러운 피부가

이러했을까 생각도 하였지요.


누군가에게 전화하여

이 나무들이 잠깐이면

아무개네 화목으로 없어질텐데

어찌 보존하는 방법은 없느냐

하소연도 해보았습니다.


절에 들고 온 둥치 하나는

무겁기는 왜 그리 무겁고

뿌리에 돌을 품고 자라서인지

그 세월의 인고를 우리에게

고스란히 보여주는 스승입니다..


나무불 나무법 나무승


오래 전에

나무가 부처요

나무가 다르마 즉 법이요

나무가 승가라고 강변하였는데


오늘은 이렇게 말하렵니다.


나무는 나무가 아닌데

그 이름이 다만 나무라고.


그 실체는 알 수 없는 존재라고.


병 없이 병을 앓는 이 중은

날 밝으면 가 보아서

도로변에 그대로 있으면

원효사 마당에라도 가져다

내려놓을 궁리를 해보겠습니다.


시 한수 감상


나무에게 
- 이 성 선 -


내 귀를 네게 묻는다.

듣는 사람아

하늘을 듣는 사람아

그대 시인이여.

너의 가슴에서 플룻을 듣는다.

내 안으로 깨어오는

또 한 사람이 들린다.

진실한 언어의 발소리

나무야

이 저문 땅의 빈자여

함께 걸어가다오.

네 안의 아름다운 자가

별을 이고 춤추는 자가

나를 걸어가는 동안

나는 너의 세계를 가고 있다.

나무야

함께 걷는 시간에

나는 문득

너의 뒤에서

알 수 없는 강물을 건너고 있다.


* 이성선 시선 '빈 산이 울고 있다'(미래사)중



 


공주 상왕산 원효사 심우실에서

 

나무석가모니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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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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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무ㅈiㄱH뜬풍경 작성시간 16.06.15    
    ..*꽃 佛~ 고 맙 습 니 다 ~佛 꽃..
       
  • 작성자본각장 작성시간 16.06.15
    나무불 나무법 나무승()()()~ 트리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고맙습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굽신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 작성자행복나누미 작성시간 16.06.15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
    고맙습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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