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일기를 적다
나무불 나무법 나무승
오전에는 신풍면에 있는 대룡사에 가서
수계 득도를 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하여
사미계를 설하고 돌아 왔습니다.
다들 나이가 지긋한 사람들인데도
발심 출가를 하겠다고 하니 해월스님이 와서
계를 설하라 하시는 노스님 부탁을 행한 것입니다.
계를 설하는 날에는 계문을 읽으면서
계를 설하는 사람이 다시 재발심하는 것처럼
마음이 조금 흥분되고 스스로를 돌아보게 됩니다.
삶을 살아 오면서 여러가지 이력을 거쳤겠지만
오늘 다시 부처님 법안에서 다시 태어 났으니
스승의 가르침을 따라 열심히 정진하고 수행하여
인천의 사표가 되라 당부하였습니다.
대룡사에 막 도착했을 때쯤
윤여헌 교수님으로부터 전화가 와서
부여문화원에서 전문화재청장 유홍준교수가
기증한 유물 전시회가 있는데 시간이 되면
같이 다녀 왔으면 좋겠다 하시기에
대룡사에서 공양하고 나오는 길로
중학동에 있는 교수님 댁에 들러 모시고
부여를 향하였습니다.
차를 가급적이면 60킬로 정도로 달려
문화원에 도착 현관을 들어가니
문화원 사무국장이 나와서 인사를 하는데
공주에서의 윤교수님의 역할과 활동을 잘 아는듯
친절하게 안내를 합니다.
천천히 세개의 전시실을 둘러 보면서
교수님은 근자에 보기 힘든 작품들을
여기서 보았노라며 좋아하시고
다시 사무실로 들어 가서
도록을 하나씩 받아 들고는
공주와 부여 충청을 아우르는
윤교수님의 해박하신 향토문화에 대한
이런 저런 말씀들을 나누다가 돌아왔습니다.
교수님조차 처음 보신다는
추사 김정희의 글씨 탁본도 있고
벼라별 사람들의 작품과 서화들이 전시되어서
안복을 넓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멀지 않은 곳에 사시는 분들은
올해 말까지 계속되는 전시회에
한번 가셔서 깊어 가는 이 가을
문화의 향기를 듬뿍 맡으시기 바랍니다.
교수님 댁에 어른스님의 글도 두어점 있다 하시니
다음주에 찾아뵐때는 한번 보여주십사 청하렵니다.
혹시 대전 공주 부여등 가까운 곳에
보시고 싶은 전시회가 있을 때 연락주시면
시간이 허락하는대로 모시고 다녀오겠다
약속하였습니다.
삼계의 대도사이신 부처님의 제자가
두사람 생겨났으니 세상의 크나큰 복전이 된것이고
윤교수님을 모시고 문화의 향기에 젖어 들었으니
오늘은 즐겁고 행복한 날입니다.
공주 상왕산 원효사 심우실에서
나무석가모니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