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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세상사는 수다

힘센 여자 민경이

작성자바른세상|작성시간21.01.17|조회수164 목록 댓글 2

우리 가족이 오랜만에 코스트코를 같이 갔다. 주차를 하고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에서 우리는 악수를 하며 악력을 테스트했다. 민경이는 이런 힘이나 운동과 관련된 분야는 언제나 자신있어 했다. 민채도 또래에 비해서는 힘이 세지만 민경이에게는 열등감이 있다. 난 민경이가 제법 악력이 강할거라고 생각을 했지만 정말 대단했다. 아니 놀라웠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다.

 

처음 민채와 악수를 하고 악력을 서로 겨루는데 민채는 민경이의 상대가 전혀되지 않았다. 제압에 1초가 채 걸리지 않았다. 재미있는 사실은 우리집에서 민경이의 손이 가장 작다. 또, 발도 가장 작다. 그런데 힘은 다르다. 민경이는 민채를 단숨에 제압했다. 키는 민채가 아직 좀 작지만 손은 민채가 한마디 정도 더 큰데 민경이는 그런 것에 관계없이 단숨에 제압했다. 곧 아내와 대결을 하라고 했는데 아내는 하지 않으려고 했다. 어차피 해도 질 것이 뻔하고 부모의 권위와 나이도 있는데, 딸에게 지는 것은 자존심이 좀 상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다. 하지만 민채와 나의 부추김에 어쩔 수 없이 하긴 했지만 결과는 너무 뻔했다. 1초가 걸리지 않았다. 좀 놀라기는 했다. 어쩌면 처음부터 아내는 약간 겁을 먹고 힘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난 이 모습을 보고 갑자기 호기심이 생겼다.

 

난 민경이에게 나랑 겨뤄보자고 말했다. 민경이는 당연히 질 것으로 생각을 해서 그런지 하지 않으려고 했다. 솔직히 손도 내가 더 크다. 그리고 난 아빠다. 나도 당연히 내가 이길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속으로 난 여유를 부리며 웃으면서 할 수 있을 것 같았고, 그렇게 하려고 했다. 실제로도 그럴 것으로 생각을 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 손이 민경이보다 월등히 크고 힘도 더 세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렇게 생각을 했다. 그래서 좀 봐주면서 하다가 바로 제압을 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시작하는 순간 이건 나만의 착각이었다. 왼손을 먼저 했는데 웃으며 민경이에게 힘을 주라고 했다. 민경이가 손에 힘을 주는데 엄청났다. 정말 깜짝 놀랐다. 내가 힘을 주기 어려울 정도의 힘이었다. 아마 손 크기가 같았다면 내가 졌을 것이다. 적어도 내 생각은 그렇다. 오른손으로 바꿔서 해 봤다. 오른손은 당연히 내가 제압을 할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것도 나의 오산이었다. 민경이는 오른손도 엄청났다. 어차피 같은 오른손잡이니 왼손과 차이가 날 것이라고 생각한 내 생각이 틀렸던 것이다. 또다시 왼손을 했지만 난 민경이를 제압할 수가 없었다. 솔직히 너무 놀랐다. 하지만 그 순간 민경이를 보고 있으면 흐뭇했다.

 

평소 민경이는 남자들처럼 턱걸이를 하고 싶다는 바람을 가졌고, 집에 설치한 철봉을 아주 많이 연습한다. 시간이 나면 늘 거기에 가서 연습을 한다. 반추해 보면, 민경이는 평소 줄넘기 2단뛰기도 연속 100개 정도는 하고 3단 뛰기도 좀 하는 정도니 운동을 하지 않는 나와는 많이 달랐다. 좀 놀라는 것을 넘어 요즘 내 생활이 부끄럽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동기부여가 되었다. 집으로 와서 몰래 악력기를 몇 개 해보기도 했다. 그리고 주중에 하려고 집에 있는 악력기 하나를 가방에 넣었다. 지금 있는 숙소에 가져가서 몰래 계속 연습을 할 것이다. 그리고 몇 달이 지나면 난 변해 있을 것이다. 그때는 웃으며 민경이를 제압할 것이다. 아빠의 여유를 보여줄 것이다. 생각만 해도 흐뭇하다. 오늘 민경이가 내게 뭔가 무언의 동기부여를 한 듯 하다. 속으로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민경아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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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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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단잠 | 작성시간 21.01.18 저도 팔씨름 막내 딸에게 진날 충격 받았는데,민경이는 악력이 대단하네요.^^
  • 답댓글 작성자바른세상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1.01.18 노력과 시간이라는 마술이 저를 놀라게 한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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