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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세상사는 수다

육아의 보람 -딸기

작성자바른세상|작성시간21.05.20|조회수48 목록 댓글 5

자매는 일상이 늘 경쟁이다. 먹고, 입고, 놀고 하는 사소한 것부터 여러가지 많은 것을 두고 서로 먼저 하거나 좋은 것을 하려고 한다. 말하는 것도 서로 조심을 해야 한다. 사소한 한마디에 삐치고 싸우고 하는 것이 다반사다. 그런데 이런 것들이 우리 공주들에게 훌륭한 경험이 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만약 외동이라면 어떨까 생각해 봤다. 모든 관심이 그 아이에게 집중이 되고 이런 경험을 할 필요도 이유도 기회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자라면서 격는 이런 경험들은 공주들이 살아가며 정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사회생활을 집에서 자연스럽게 할 수 있기에 2명이 1명보다 훨씬 좋은 이유가 되는 것 같다. 좀 더 욕심을 낸다면 2남 2녀가 가장 좋은 것 같은 생각이 들지만, 여러 가지 여건상 이건 힘들 것 같다.

 

오늘 시골집에 갔다 오다가 길가에 파는 딸기를 사왔다. 가끔 사서 맛있게 먹었지만, 오늘 산 딸기는 큼직하고 싱싱한 겉모습과 달리 속에 든 딸기는 무른 곳이 많았다. 물건을 살 때 좀 꼼꼼하게 보는 성격이지만 오늘처럼 겉과 속이 완전히 다르면 달리 구별할 방법이 없다. 그리고 소소한 복수라면 다음에 그 집에 가지 안으면 된다. 저녁을 먹은 후 흐르는 물에 딸기를 씻어 일일이 손질을 해서 접시에 담았다. 평소 같으면 서로 크고 괜찮은 것을 먹으려고 눈치싸움을 하거나 먼저 좋은 것을 선점하려고 “이거 내 거~”와 같은 말을 하는데 오늘은 둘 다 그런 것이 없었다.

 

손질하며 스치듯 본 순간 민채는 오히려 여러 딸기중 손질을 많이 한 작은 딸기를 집어 먹었다. 이유를 물어보고 싶었지만 일부러 묻지 않았다. 이유를 모르지만 난 그 모습이 너무 보기가 좋았고 덩달아 기분도 좋아졌다. 그래서 손질하던 딸기중 가장 크고 맛있어 보이는 것을 집어서 민채에게 바로 줬다. 민채는 영문을 모른태 “오예~”하며 맛있게 먹고 있다. 하나를 입에 넣으면 가득 찰 만큼 큰 딸기를 입속에 가득 담아서 맛있게 우걱우걱 먹고 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냥 흐뭇하다.

 

이유를 물어보지 않아서 민채가 그 딸기를 왜 먹었는지는 아직도 모른다. 아마 민채도 내가 왜 큰 딸기를 선 듯 줬는지도 모를 것이다. 민채의 행동에 대해 여러 가지 이유를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밥을 많이 먹어서 배가 부르거나 아니면 내가 모르는 사이에 이미 딸기를 많이 먹어서 양심상 눈치를 보면서 작은 것을 먹었을 수도 있다. 만약 전자라면 특별한 것이 없을 것이고, 후자라도 괜찮을 것 같다. 이제 이 정도는 눈치를 차릴 수 있고 그 눈치에 맞춰서 행동할 수 있을 만큼 잘 컷으니 그것으로 만족한다. 다른 이유가 있다면 그것도 괜찮을 듯하다. 내 눈에는 그런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기쁘고 좋은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것을 보고 혼자 즐거워하는 것도 가족이 주는 큰 의미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 당시 민채를 꼭 앉아주고 싶었지만 때로는 이유를 모른채 혼자 즐거워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봤다. 이유를 모르며 혼자 즐거움에 취한 하루를 보내본다.

 

제목의 “딸기”는 자매를 칭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자매는 딸내미 하나, 기집애 하나를 말하는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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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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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삭제된 댓글입니다.
  • 답댓글 작성자바른세상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1.05.21 네~
    자기만의 생각이 있고
    자기만의 고집도 부리고 하니
    이제는 이야기도 잘 들어주려고 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바른세상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1.05.21 ROH SE 일기가 제게 주는 가르침과
    스스로 해보는 일상의 반성이
    그저 좋고 제게 도움이 됩니다~
  • 작성자단잠 작성시간 21.05.21 커가는 모습이 사랑스럽네요.^^
  • 답댓글 작성자바른세상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1.05.21 이런 사랑스런 모습을 보며
    제가 더 좋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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