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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세상사는 수다

100원과 커피 한 잔의 즐거움

작성자바른세상|작성시간22.07.15|조회수109 목록 댓글 0

나와 산책을 하던 중 민채가 약간 멈칫하며 뒤돌아 가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뭔가를 확인하고 이내 돌아왔다. 난 뭔지 물었고 민채는 아무것도 아니라며 다시 가자고 말을 했다. 하지만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닌 것 같았다. 다시 한 번 더 물어보니 100원이 길 바닥에 떨어져 있는데 줍기가 부끄럽다고 했다. 약가 번화가지만 저녁이라 지나가는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 그래도 주워오라고 하니 싫다고 말하며 그냥 가자고 했다. 한 번더 말을 하니 마지못해 주워 오긴 했다. 그 순간 난 100원의 가치가 참 많이 떨어진 것을 느꼈다. 초등학생도 줍지 않는 그런 정도의 가치가 된 것이다. 생각해보니 지금 100원은 내가 국민학생 때 10원의 가치도 되지 않는 것 같았다. 솔직히 100원으로 마트나 문방구에서 살 수 있는 것이 없음을 알고 있다. 그러니 민채의 행동도 이해가 되긴 했다. 

그 순간 주운 100원이 줄 수 있는 가치, 즉 돈의 소중함을 가르쳐 주고 싶었다.  난 민채에게 네가 주운 것이니 가져라고 다시 주며 조금더 걸었다. 그리고는 민채에게 먹고 싶은 것이 없는지 물었고 민채는 100원으로 먹을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난 웃으며 "넌 100원이 있고 아빠에게는 신용카드가 있다"라 말했다. 그리고 주운 돈은 바로 다 써야 한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편의점에서 시원한 음료수를 마시자고 했다. 민채는 약간 더운 날씨라 그런지 아주 좋아했다. 난 아무거나 마시라고 했다. 하지만 민채는 이미 내 성향을 잘 알고 BTS가 선전하는 카페라뗴(1+1)를 골랐고, 난 하나를 민경이에게 주라고 했다. 그리고 초등학생인 민채에게 평소에는 잘 주지 않턴 커피지만 오늘은 흔쾌히 마시라고도 했다. 민채는 아주 즐거워하며 시원하고도 쓰면서 달콤한 커피를 조금씩 아껴가며 마셨다. 

잠시 생각해보니 평소에 난 길거리에 10원짜리가 떨어져 있으면 그냥 지나치지만, 아직도 100원짜리 정도면 주울 것 같다. 그런데 초등학생인 민채는 100원 짜리도 안 주우려고 했다. 그것을 보고 약간 주춤한 것을 보면 아마도 민채는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줍는 것이 부끄러워서 그랬을 듯 하기도 하다. 또 요즘 중 2병에 걸린 민채로서는 이런게 당연한 것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오늘 민채는 주운 100원이 주는 조금 더 큰 기쁨을 맛보았을 것이다. 밤에 혼자 요즘 100원의 가치를 생각하니 약간 쓴 웃음이 나왔지만, '그래도 재미난 추억을 준 하루가 아니었나'라는 생각을 하니 마냥 즐겁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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