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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

눈에 관한 시 모음

작성자Lily|작성시간22.12.10|조회수698 목록 댓글 1

 

눈 / 윤동주

지난밤에
눈이 소오복히 왔네

지붕이랑
길이랑 밭이랑

추워한다고
덮어주는 이불인가봐

그러기에
추운겨울에만
내리지

 

 

백설송(白雪頌) / 최의상
              
흰옷 입고 천상에서 오는 눈
아릿다운 순백의 춤으로
님의 옷고름 풀듯 일렁이던 시간

숨가빠진 춘향골 향수에
광풍이 몰아오듯 쏟아지는 정염

사방은 고요하고
부드러운 함박 눈송이들이
제자리에 누워 눈물 흐른다.

그 누구와의 약속이 무너졌기에
천만리 먼 곳에서 온 그대의 순백의 혼이
눈물로 대지를 적셔야 하는가

오늘 눈물로 생을 마감하더라도
천상에서 대지까지의
아름다웠던 순백의 춤을 잊지는 말자.

 

 

우리가 눈발이라면 / 안도현 시인

우리가 눈발이라면
허공에서 쭈빗쭈빗 흩날리는
진눈깨비는 되지 말자

세상이 바람 불고 춥고 어둡다 해도
사람이 사는 마을
가장 낮은 곳으로
따뜻한 함박눈이 되어 내리자

우리가 눈발이라면
잠 못든 이의 창문가에서는
편지가 되고
그이의 깊고 붉은 상처 위에 돋는
새 살이 되자

 

 

눈 위에 쓰는 시 / 류시화 시인

누구는 종이 위에 시를 쓰고
누구는 사람 가슴에 시를 쓰고

누구는 자취 없는 허공에 대고 
시를 쓴다지만

나는 십이월의 눈 위에
시를 쓴다

흔적도 없이 사라질
나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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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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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작은별 작성시간 22.12.27 와~~감나무에 눈이 내리네요
    실제 영상인줄~~넘 멋져요
    눈이 너무 자연스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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