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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소설방

딸아.......내 딸아! ( 38회 )

작성자눈동자|작성시간23.12.11|조회수88 목록 댓글 4

딸아.......내 딸아! ( 38회 )

 

송이는 그런 아빠의 마음을 이해한다.

 

“아빠!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그 먼 길을 네가 혼자서 다녀와야 한다는 것이 안쓰럽다.

웬만하면 나도 휴가를 내서 함께 하고 싶지만 요즘 신제품으로 인해서 눈코 뜰 사이도 없이 바쁘니 그러지도 못하고..........“

 

“아빠!

요즘 할머니의 기력이 많이 좋아지신 것 같은데 여행 삼아서 기분전화도 시켜드릴 겸 모시고 다녀오면 어떨까요?“

 

”할머니를?

그 먼 길에 고생이 되지 않겠니?“

 

한기범은 송이의 생각을 굳이 반대하고 싶은 마음이 아니다.

 

아직 아무런 말씀을 드리지 못했지만 당신이 직접 가신다면 딸을 알아보시고 얼마나 기뻐하실까 싶은 마음이다.

 

그러나 한 두 시간의 거리도 아니다.

 

노인도 노인이지만 운전을 해 나가는데 많은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마음에 선뜻 찬성할 수만은 없는 일이다.

 

“가까운 거리라면 좋겠지만..............”

 

“제가 할머니의 상태를 보고 말씀을 드려볼게요.

그러나 생모를 만나러 간다는 말씀을 드리지 않고 그저 이박 삼일 정도 함께 여행을 하실 수 있으신가 알아보고 모시고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에요.

혼자서 급하게 가는 것보다는 할머니를 모시고 쉬엄쉬엄 그렇게 다녀오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신중하게 결정을 하자.“

 

송이는 할머니의 기분을 살핀다.

 

며칠 할머니는 식사양도 늘어나셨고 기분도 아주 좋으시다.

 

병원에서도 특별히 나쁜 곳은 없다는 진단을 받으신 할머니다.

 

“할머니!

요즘은 기분이 좋으신 모양이에요?“

 

송이가 묻는다.

 

“그래!

몸도 마음도 가뜬하니 참으로 좋다.“

 

김윤희는 기분이 상당히 좋다.

 

“할머니!

실은 제가 며칠 휴가를 냈어요.

어디 여행을 하고 싶어서 휴가를 내서 내일 출발을 하려고 해요.“

 

”그래!

참으로 좋은 생각이구나!

그동안 너무 힘들게 일에만 매달렸으니 가끔은 그런 여행을 통해서 몸도 마음도 쉬어주어야 하지.“

 

”할머니!

한 이박 삼일 정도 저 남쪽으로 여행을 가려고 하는데 함께 가시겠어요?“

 

”나를 데리고 가도 되는 것이냐?“

 

김윤희는 여행이라는 말에 더욱 생기기 돋는다.

 

“할머니와 단 둘이서 쉬엄쉬엄 여행을 다녀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실 수 있으시겠어요?“

 

”나야 좋지만 행여 이 늙은 것으로 인해서 우리 검사님이 고생을 하시면 어쩌나 싶어서 그러지.“

 

”지금까지 할머니하고 여행을 다닐 시간이 없어서 못했는데 이번기회에 해보는 것도 좋지 않겠어요?“

 

”그래, 할미랑 함께 가자.

할미도 바깥바람도 쏘이고 싶다.“

 

김윤희는 벌써부터 여행가방을 싸기 시작한다.

 

송이 또한 자신의 방으로 건너가 여행가방을 준비한다.

 

전화벨이 울린다.

 

민회장의 전화다.

 

“네, 회장님!”

 

"떠날 준비는 되었소?”

 

“준비랄 것이 뭐가 있나요?

그냥 간단히 준비를 해서 가려고 합니다.“

 

”한검사!

내가 아무리 생각을 해도 한검사 혼자 그 먼 길을 보내는 것이 아니지 싶소.

내가 함께 하지 못한다고 해도 대신 운전을 해줄 기사를 보낼 것이오.

싫다고 하지 마시오.

운전경력이 베테랑이고 아주 편안하게 잘 모시고 다녀올 사람이오.“

 

”그러지 않으셔도 됩니다.“

 

”생각을 해 보시오.

만일 엄마라고 하면 그 감정이 쉽사리 가라앉겠소?

또한 아니라고 하면 그 실망이 얼마나 크겠소?

그런 마음으로 핸들을 잡고 다시 되돌아 올 수가 있겠소?“

 

”............................“

 

송이는 민회장의 말을 가만히 생각을 한다.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게다가 할머니는 모시고 가는 길이다.

 

어쩌면 민회장의 뜻을 받아드리는 것이 여러모로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회장님!

뜻을 받들겠습니다.“

 

”고맙소.

정말 고맙소.

모든 것을 내가 해야 하는 것을 이렇게 우리 한검사를 고생을 시킨다 생각을 하니 마음이 아프고 죄스럽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소.

내 뜻을 받아주니 정말 고맙소.“

 

”실은 할머니를 모시고 가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가 기억에도 없는 어머닐 알아보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근심도 있고 하루라도 빨리 꿈에도 그리던 딸을 만나게 해 드리고 싶습니다.“

 

”그 생각에 반대하지 않겠소.

대신 기사와 함께 차도 딸려 보내겠소.

내일 아침 아홉시까지 보내리다.“

 

”고맙습니다.“

 

다음 날 아홉시 정각에 차가 도착한다.

 

김윤희는 영문을 몰라 송이를 바라본다.

 

“둘이만 떠나는 여행이 아니었니?”

 

“할머니!

제가 여행을 떠난다고 하니까 편안하게 다녀오라면서 차와 기사를 윗분께서 보내주셨어요.

안심하시고 타셔도 됩니다.“

 

“이렇게 고마울 데가?

우리 검사님이 고생을 하신다고 그런 배려까지 다 해주시다니?

할미가 우리 검사님 덕분으로 최고급 승용차를 타고 여행을 하는구나!“

 

한기범은 조금 늦는다는 연락을 하고 어머니와 송이가 출발을 하는 것을 배웅하려고 기다린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기사를 보며 정중하게 인사를 한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최선을 다해서 모시고 다녀올 것입니다.“

 

문정숙 또한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해진다.

 

그냥 평범하고 보통의 여행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아무것도 알지 못하고 있는 문정숙은 의아한 생각을 하며 남편을 배웅하고 집안으로 들어오지만 필경 어떤 일이 있을 것이라는 예감을 버릴 수가 없다.

 

아무리 검사라고 해도 검사의 여행에 위에서 차와 승용차를 보낸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다.

 

그러나 남편이 아무런 말도 해 주지 않고 있으니 다그쳐 물어볼 수는 없다.

 

한편 민회장의 아내 심수경 또한 내심 심기가 불편한 요즘이다.

 

지금까지 그 어떤 말도 숨기지 않고 살아온 부부사이가 요즘 들어 상당히 서먹해지고 마치 남처럼 껄끄럽다.

 

남편은 집에 들어와서도 가족들과 어울리는 것이 아니라 서재로 들어가 상당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전에 없던 일들이지만 심수경은 남편이 스스로 모든 것을 이야기를 해 줄 때까지 기다리며 참고 있는 날들이다.

 

남편의 표정 또한 밝지 못하고 매우 근심어린 어두운 표정이다.

 

제대로 잠을 자지도 못하는 모습이지만 일체 아는 척을 하지 않는다.

 

매스컴을 통해서 알았지만 한검사와 단 둘이서 한정식 집을 갔던 것도 심수경은 이해를 할 수 없고 그에 대해서 한 마디의 변명도 하지 않는 남편의 의중이 궁금하지만 인내의 한계를 시험하는 듯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민회장 역시 그런 아내의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어떤 변명도 그 어떤 말도 할 수가 없다.

 

제일 급한 것이 사람을 찾는 일이다.

 

사람을 찾고 나서 그 다음을 생각할 것이다.

 

그 시간 송이는 편안하게 할머니를 모시고 남해로 간다.

 

이미 운전기사는 모든 지시를 받은 듯 가는 행선지를 알고 있다.

 

그러나 급하게 달리지 않고 휴게소마다 쉬면서 두 사람을 위한 안전운행을 하며 가는 모든 경비를 지출을 한다.

 

이미 민회장님께 그런 지시를 받은 것이다.

 

일체의 모든 경비를 내려주신 민회장이다.

 

“할머니!

이렇게 나와 보시는 것이 참으로 오랜만이지요?“

 

“그래!

네 어미가 그렇게 사라지고 나서 아마 처음인 것 같다.

네 어미가 대학 다닐 때 둘이서 온천에도 가고 드라이브도 곧잘 하곤 했었는데 그런 일이 있고나서는 여행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살아왔구나!

참으로 좋다.“

 

“제가 시간을 만들어서 이렇게 모시고 다녀야 하는데 늘 바쁘다는 핑계로 모시고 나오지 못해서 죄송스럽습니다.”

 

“우리 한검사가 그런 시간이 어디 있어?

이 할미 걱정을 하지 말고 이제는 결혼을 할 신랑감이나 데리고 와!“

 

“할머니!

엄마도 여행을 좋아하셨어요?“

 

”네 애미?

정말 좋아했지.

그리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바로 운전면허를 획득하고 차를 구입하기를 바랐지만 그때는 나이가 어리다는 생각만 하고 대학을 졸업하고 사 주려고 했었고 대학을 졸업하기 전에 너를 가져서 그런 기회도 없었다.

그것이 할미는 제일 후회스럽다.

돈이 없었던 것도 아닌데 왜 승용차를 사 주지 못했었나 하는 후회로 인해서 할미도 승용차를 지금의 네 애미를 주었던 것이 아니더냐?“

 

김윤희는 잠시 회상에 잠긴다.

 

그때 그렇게 소원하던 승용차라도 사 주었더라면 이토록 마음이 아프지는 않을 것이라는 후회를 한다.

 

송이는 그런 할머니를 보면서도 지금 행여 엄마가 될지 모르는 사람을 만나러 간다는 것을 말을 할 수가 없다.

 

큰 기대감을 가지고 갔다가 만일 아니라면 할머니가 겪으셔야 할 마음의 고통이 얼마나 크실까 하는 생각에서다.

 

다행히 할머니가 그리도 그리워하는 엄마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할머니의 실망이 대단하실 것이다.

 

송이는 할머니의 손을 가만히 잡는다.

 

언제나 잡아보는 할머니의 손은 늘 따뜻하다.

 

김윤희는 눈을 뜨고 송이를 바라보며 잡은 손에 힘을 준다.

 

송이는 할머니를 바라보며 싱긋이 웃는다.

 

기사는 속력을 내지 않고 천천히 서행을 한다.

 

마치 한가롭게 드라이브를 나온 사람처럼 그렇게 서행을 하면서 노인이 피곤해 하지 않게끔 운전을 해 나간다.

 

점심 또한 고속도로에서 내려와 갈비를 전문으로 하는 가든으로 간다.

 

고속도로 휴게소에는 어르신이 드실 만한 음식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급하지 않은 길이라서 제대로 식사를 하실 만한 곳으로 모시고 간다.

 

“이곳이 음식 맛이 좋은 집입니다.”

 

“고맙습니다.

저는 이런 곳에는 익숙하지 않아서 생각하지도 못했을 것입니다.

함께 들어가시지요.“

 

”아닙니다.

저는 따로 먹을 것이니까 검사님께서 할머님을 모시고 드십시오.“

 

”아저씨!

함께 가는 길인데 식사도 함께 하셨으면 합니다.

그래주시면 저도 편안한 마음이 될 것 같고요.“

 

”고맙습니다.

검사님과 함께 하는 영광을 갖겠습니다.“

 

기사는 함께 자리를 한다.

 

소불갈비를 주문한다.

 

너무 배부르지 않게 맛있게 먹고 나온다.

 

물론 이미 모든 계산은 기사가 다 한다.

 

민회장님의 지시에 의한 것이지만 송이는 송구스러운 마음이 된다.

 

그러나 민회장님의 모든 것을 받아드리기로 한다.

 

급하지 않게 천천히 점심을 먹고 다시 출발을 한다.

 

김윤희는 기분이 매우 좋은 것처럼 환한 얼굴이 된다.

 

“할머니!

기분이 좋으세요?“

 

”좋다마다.

우리 검사님과 함께 이렇게 편안한 여행을 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하지도 못했던 일이었는데 너무 좋구나!“

 

“할머니가 이렇게 기분이 좋으시니 저 역시 기분이 매우 좋습니다.

피곤해 보이지도 않으시고 기분좋아하시는 것을 보니 진즉에 이렇게 모시고 다녔어야 했는데 하는 생각이 듭니다.“

 

”송이야!

이제 할미에게 너무 마음 쓰지 마라!

할미가 바라는 것은 눈을 감기 전에 우리 검사님이 좋은 짝을 만나서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살아가는 것을 보는 것이란다.

네 어미가 이루지 못한 것을 네가 모두 이루고 살아가기를 바라고 있다.“

 

”네!

반드시 그렇게 하고 살아가는 것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그러니까 이렇게 건강하시고 오래오래 제 곁에 계셔주셔야 합니다.“

 

”그래!

할미가 그렇게 하겠다.“

 

차는 서서히 달려서 그런지 늦은 오후가 되어서야 통영에 도착을 한다.

 

통영에서 일단 부두로 향한다.

 

부두에 도착을 해서 기사는 먼저 그 섬으로 들어가는 배가 있는지를 알아본다.

 

다행히 아직은 섬으로 들어가는 오후배편이 있다.

 

“검사님!

오후에 들어가는 배가 십 분 후에 출발을 합니다.“

 

“아저씨!

저희만 섬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아무래도 오늘은 그 섬에서 나오지 못할 것 같네요.

아저씨께서는 이곳에서 오늘을 보내세요.“

 

”그래도 괜찮겠습니까?

제가 모셔야 하는 것이 아닌지요?“

 

”아닙니다.

할머니를 모시고 들어가겠습니다.

내일 전화를 드리도록 하고요.“

 

송이는 아무래도 기사와 함께 섬에 들어가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곳도 사람 사는 곳이니 할머니와 하룻밤 묵을 곳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고 모든 것을 다 기사에게 보여주기 싫다는 마음이기도 하다.

 

송이는 할머니를 모시고 배에 승선을 한다.

 

“할머니!

섬으로 들어가 보려고 합니다.

괜찮으시지요?“

 

”그래, 할미가 우리 검사님 덕분으로 배도 타고 호강을 한다.“

 

김윤희는 기분이 매우 좋다.

 

언제 타보고 안 타본 배였던가?

 

젊은 시절 타보고서는 배를 타 볼 기회도 없었다는 생각을 한다.

 

배가 출발을 하자 김윤희는 갑판에 나와 배를 따라오는 갈매기를 본다.

 

“참으로 바람도 신선하고 너무 좋구나!”

 

“배 멀미를 하지 않으시지요?”

 

“나는 지금까지 멀미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모르고 살아가고 있다.

바다 냄새가 싱그럽고 너무 좋다.“

 

배는 다른 섬을 지나 거의 사람들이 다 내리고 나서 둘 만이 달랑 남아서 들어가고 있다.

 

다른 날보다도 더욱 들어가는 사람이 없는 날이다.

 

그 섬으로 들어가는 사람이 없으면 오후 배는 그냥 그 섬을 지나치기도 한다.

 

섬이 가까이 다가온다.

 

송이는 가슴이 울렁거리는 것을 느낀다.

 

배가 섬에 닿자 할머니를 조심스럽게 부축을 하고 내린다.

 

부두에는 거의 사람의 그림자가 보이지 않고 있다.

 

송이는 잠시 주변을 둘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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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무혈 | 작성시간 23.12.12 즐~~~감!
  • 작성자구리천리향 | 작성시간 23.12.12 잘 보고 갑니다
  • 작성자초록캔디 | 작성시간 23.12.12 딸과 만날 장면 상상하면서 가슴 졸이면서 봤네요~ㅠㅠ 얼릉 다음편을 기다리게 되네요. 잘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 작성자지키미 | 작성시간 23.12.17 정말드디어 엄마를 만나고 딸을 만나게 되는가보네 즐감하고 감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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