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의 그림자
청계 정헌영
앞산 양지뜰 진달래
뒷산 음지 뜰 개나리
흐드러지게 핀 20여 가구
옹기종기 모여 사는 아담한 마을
앞산 뒷산 한가운데로
맑은 물 졸졸 흐르는 실개천
느티나무 군락 이룬 쉼터
마을 사람 모여 정담 나누며
이야기꽃 피우던 곳
봄이면 종달새 뜸부기 울어
연초록 물결로 상큼하고
여름이면 소쩍새 뻐꾸기 울어
진한 수풀의 향기 그윽한 곳
가을이면 기러기 쑥새 울어
아름다운 새색시 닮은 울긋불긋 단풍
겨울이면 까치 까마귀 세상
설원에 핀 눈꽃 순박한 마을
사랑과 낭만 꿈을 키워가던
아름다운 내 고향
고향 떠나 수십 년 만에 찾아가니
개발로 삭막하고 쓸쓸한 마을로 변신
꿈에 그리던 고향을 잃어버린
허탈감이여
내 어릴 적 그 고향은 어디서
찾아보나
아! 고향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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