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열차에 몸을 싣고
청계 정헌영
어머니 품을 떠나
기차를 탄다
칙칙폭폭 검은 연기 뿜으며
힘겹게 달려가는 열차는
간이역마다 삶의 애환을 내려놓고
쉼 없이 시간 위를 달리는 기차가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날 때는
타들어 가는 입술 지친 몸 가누기 힘들어
한숨 소리가 절로 절로 나오지만
열차가 터널을 빠져나와 쭉 뻗은
철로 위를 힘차게 달리면
차창 밖 스쳐 가는
황홀한 노을의 아름다움에
지금껏 쌓인 사랑과 행복을
철로 위에 깔아놓고
더 높은 곳을 향해 달린다
이 세상 아름다운 곳으로
이 생명 다하는 그날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