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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ger] 체첸항쟁사

코카서스의 늑대들 : 체첸 - 67. 반란

작성자jager|작성시간19.01.05|조회수1,343 목록 댓글 14


"도쿠 우마로프는 우리의 수장이 될 수 없다."

                                      - 후세인 게카에프


 2010년 3월 2일 아침러시아 연방보안국(FSB), 내무군 소속 특수부대는 잉구세티아 에카제보 마을에서 반군의 흔적을 발견하고 외곽을 봉쇄한 뒤 수색을 시작하였다.





 그 중 3채의 집에서 반군을 발견하고 항복을 권고하였지만 사격으로 응답하였다러시아군은 막강한 화력을 퍼부어서 저항하던 반군을 차례로 사살하였다. 6번째 반군이 사살되자 나머지 16명의 반군은 손을 들었다이 과정에서 4명의 러시아군이 부상을 입었다.



 러시아군은 전투 후 은신처를 수색하면서 엄청난 양의 무기를 발견하였다. 4정의 기관총수십 발의 수류탄과 5,000발의 총알드럼통 9개에 담긴 450킬로의 폭약이 발견되었다전날 푸틴 총리가 잉구세티아 수도 마가스를 공식 방문한 것을 염두에 두고 대규모 테러를 계획한 것으로 보였다.






 반군의 구성은 더욱 놀라웠다. 5명이 잉구세티아 현직 경찰이었고죽은 반군 중 한명이 갖고 있던 여권은 알렉산더 티호미로프라고 적혀있었다지난 2년 동안 각종 테러와 선전으로 러시아를 공포스럽게 만들었던 사이드 부리아트의 본명이었다.






사이드 부리아트



 러시아는 푸틴을 노린 심각한 테러를 예방함과 동시에 코카서스 에미레트의 전략에 막대한 타격을 입혔다코카서스 반군 중 전투 요원은 쉽게 대체할 사람을 찾을 수 있었으나이슬람 지식에 능통하면서 젊은 층에 인지도가 높은 탁월한 선동가는 쉽게 찾을 수 없었다물론 체첸 이치케리아 공화국 독립 시절부터 활약한 모브라디 우두고프가 있었으나 선전에 필요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인기에 있어 비교할 수 없었다.






사이드 부리아트

- 그의 죽음은 한참 기세를 올려가던 코카서스 에미레트의 전략에 큰 타격을 입혔다. -



 러시아는 큰 성과를 거뒀지만 작전의 속도를 늦추지 않았다코카서스 에미레트의 설계자는 카바르다 발카리아 반군 책임자인 안조르 아스테미로프(아미르 세이풀라)였다사우디 유학을 통해 얻게 된 이슬람 지식을 바탕으로 샤리아 법정 의장도 겸임하고 있어 코카서스 에미레트의 종교적 요소를 이론적으로 뒷받침하고 있었다러시아 군과 정보부는 2004년 이후 30회에 걸쳐 제거하려고 하였으나 성공하지 못했다오히려 2008년 1월에 그를 맹추격하던 카바르다 공화국 조직범죄전담팀 지휘관인 아나톨리 키로프 대령이 본부 근처에서 암살되었다.





카바르다 발카리아 반군




 그러던 2008년 3월 8날치크 시내 한 카페에서 아스테미로프의 최측근인 발레리 에트조프가 사살되었다경찰에게 포위된 것을 확인하고 기관단총으로 응사하며 탈출하려고 했으나 2명에게 부상을 입혔을 뿐 실패하였다러시아 정보부는 그가 소지한 문서신분증사진 등을 면밀히 살펴보고 안조르 아스테미로프가 날치크 시내 은신한 장소를 거의 특정할 수 있었다.







카바르다 발카리아에서 작전하는 러시아 GRU 스페츠나츠




 이후 FSB 요원들이 의심 장소 근처를 24시간 교대로 수색하였는데, 3월 24일 저녁요원 중 1팀이 날치크 바이술타노프 거리 모퉁이에서 의심스런 남자 2명을 발견하였다조심스럽게 접근하며 신분증을 확인하려고 하자 바로 마카로프 권총으로 공격하였다. FSB 요원들이 즉각 응사하여 1명이 쓰러졌고 다른 1명은 부상을 입은 채 도주하였다.



 쓰러진 1명은 권총 외에 3개의 수류탄도 소지하고 있었는데아무런 단서가 없었지만 지문 감식을 통해 신원이 확인되었다안조르 아스테미로프였다. 러시아는 2001년도에 이슬람 테러 단체 구성 혐의로 체포될 때 그의 지문을 채취했던 것이다. 당시 그는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났었고, 이후 본격적인 반군의 길에 들어섰다. 






안조르 아스테미로프




 러시아는 이로서 7년을 넘게 계속된 안조르 아스테미로프와의 추격전을 마감하였고, 코카서스 에미레트의 샤리아 의장이자 이론적 토대를 제공한 핵심 인물을 제거함으로써 전쟁에 보다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었다.



 아직 코카서스 반군들의 불운은 끝나지 않았다. 2010년 6월 9, FSB 특수부대는 잉구세티아 말고벡 시 인근의 한적한 집에 들이닥쳤다특수부대는 단 한발의 사격이 없이 집안에 은신한 반군 1명을 체포할 수 있었다이 작전을 위해 6개월을 준비하며 은신처 확인에 공을 들였고체포 즉시 수송기로 모스크바에 후송된 다음 FSB가 포로를 직접 심문하는 장소인 레포르토포 감옥에 수감되었다어떤 반군이기에 이토록 엄중하게 다룬 것일까?



체포된 반군 알리 타지에프(아미르 마가스)



 생포된 반군은 알리 타지에프(아미르 마가스)였다잉구세티아 반군 책임자이자 샤밀 바사예프의 후임인 야전 사령관은 너무도 쉽게 러시아 정보부에 생포되었다반군들은 독에 중독된 상태라서 반격할 수 없었다고 주장하였고실제 이후 재판 과정에서 굉장히 의욕적으로 잉구세티아 대통령에게 자신의 혐의에 반박하는 장면을 보였다하지만 생포되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었다.



 코카서스 반군 지휘관이 생포된 사례는 매우 드물며특히 알리 타지에프 같은 최고위급은 2000년에 체포된 살만 라두예프까지 거슬러 가야 했다군사령관 위치에서 다양한 작전을 지휘하고 반군 조직 개편도 모색하던 알리 타지에프가 갖고 있던 정보는 엄청난 양이었다.






코카서스 반군 작전 회의가운데 팔을 올린 사람이 알리 타지에프



 러시아는 집중적인 심문을 통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고이를 바탕으로 여러 반군특히 잉구세티아 반군에 대한 효율적인 작전을 수행할 수 있었다이를 기점으로 활발하던 잉구세티아 반군은 그 기세가 눈에 띄게 꺾였다알리 타지에프는 3년 뒤인 2013년 10종신형을 선고받고 2019년 현재도 복역 중이다.





재판 중인 알리 타지에프


   - 증인으로 참석한 잉구세티아 대통령 에브쿠로에프가 용서를 빌라고 하자, "알라 외에는 내가 용서를 빌 대상이 없다."며 거절하였다. -



 코카서스 에미레트는 불과 반년도 안 되는 짧은 기간 동안 군사종교언론의 중심축을 잃었다주요 인물에 대한 러시아의 첩보 활동 및 군사 작전에 대한 대비책이 부족한 상태였고특히 알리 타지에프의 체포는 이 상황을 더욱 심각하게 악화시킬 수 있었다에미레트의 존립이 위태로울 수 있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체첸 남부 아기스티 지역 반군들




 그러던 2010년 8월 1코카서스 반군의 홍보를 담당하던 카프카즈 센터에 놀라운 글이 올라왔다. "도쿠 우마로프는 아슬란벡 바달로프를 후임으로 지정하고 물러난다."는 내용이었다우마로프는 영상을 통해 자신의 건강 문제로 임무를 다할 수 없으며더 젊고 강한 지휘관이 전쟁을 이끌어야 한다며 사임의 이유를 밝혔다물론 개인 자격으로 계속 지하드에 참여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아슬란벡 바달로프는 체첸 동부 전선 지휘관으로서 전투 경험이 풍부했고, 1주일 전 도쿠 우마로프가 사망 시 대행자로 지정하였기 때문에 얼핏 큰 무리가 없어 보였다다만 그간 반군 중 사망 또는 체포로 대행자가 이어받는 경우는 있어도 건강 문제로 스스로 물러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46세의 우마로프의 건강 문제가 그토록 심각한 지도 의아했다.





좌측 3번째가 아슬란벡 바달로프

- 1차 체첸전 이후 동부지역에서 계속 참전하였기 때문에 전투 경험은 매우 풍부하였다. -



 3일 뒤인 2010년 8월 4카프카즈 센터에 다시 글이 올라왔다도쿠 우마로프가 자신의 사임을 취소한다는 내용이었다. “저번의 선언을 취소하며내게 주어진 길을 끝까지 가겠다.” 건강은 아무 문제 없으며 자신의 생명이 다할 때까지 적을 죽이겠다는 것이었다선언문 작성 일자는 8월 2일로 되어 있어 불과 하루 만에 번복한 것이었다.



 너무나 갑작스럽게 사임을 번복하는 경우 역시 전례가 없었는데무언가 내부적인 지휘권의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 가 추측이 가능했다도쿠 우마로프가 러시아 정부에 수배된 테러리스트일지언정 하루 만에 말을 번복할 정도로 경솔한 사람은 결코 아니었기 때문이다.





도쿠 우마로프 



 미심쩍은 상황 속에서 8월 15체첸 동부전선 부지휘관인 후세인 게카에프는 새로운 내용의 영상을 다른 사이트에 올렸다도쿠 우마로프에게 더 이상 복종하지 않겠다는 내용이었다여기에는 아슬란벡 바달로프서부전선 지휘관인 타르한 가지에프 및 외국인 무자헤딘의 수장인 무하나드도 참여하였다이어서 체첸 내 대부분의 반군이 우마로프에게 불복을 선언하였다.




도쿠 우마로프에게 반기를 든 후세인 게카에프아슬란벡 바달로프타흐란 가지에프



 후세인 게카에프는 그 이유에 대해, “우마로프는 외부의 명령을 받고 마지르(이슬람 협의체)를 존중하지 않으며우리의 수장이 될 수 없다고 하였다마치 코카서스 에미레트를 처음 선포할 때 체첸 망명정부의 아흐마드 자카예프와 우마로프의 갈등을 재현하는 것 같았는데차이점이라면 반군의 가장 핵심인 체첸 반군 대부분이 참여했다는 점이다그냥 무시하고 넘어갈 수 없는 실질적인 분열 상황이었다.





체첸 아랍 무자헤딘 지휘관 무하나드

- 출신국가는 불명확한데 사우디 또는 요르단으로 보았다. -




 자연스럽게 도쿠 우마로프는 이들을 비난하였는데다만 외부 세력이었던 무하나드에게 그 초점을 맞췄다체첸 반군 전체를 적으로 돌리는 것은 본인이 생각해도 매우 부담스런 일이었다또한 다게스탄잉구세티아카바르다 반군들이 우마로프를 지지하였다또한 체첸 반군 중 최연장자이자 에미레트 부지휘관인 수피안 압둘라에프도 이 사태를 강하게 비난했다.






수피안 압둘라에프



 왜 분란이 초래됐는지 양쪽의 공식적인 발표로는 정확한 전모를 알 수 없었다우선 마지르(협의체)’를 존중하지 않았다는 부분에서 도쿠 우마로프가 무슨 결정을 무시했느냐를 설명하지 않았는데코카서스 에미레트 선포에 대한 체첸인의 반감이 상당히 강했던 것은 아니냐는 해석할 수 있다실제 이 사태에 대해 체첸 망명정부의 아흐마드 자카에프는 쌍수를 들어 환영했고우마로프 측은 이치케리아 공화국을 세운다며 왜 아랍인 무하나드의 말을 듣느냐?’는 식으로 반박했다.




 러시아 측 전문가들은 외부 지원금 문제로 대립했다고 봤다전쟁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외부 이슬람 세계의 지원금이 필요한데배분 문제에서 무하나드와 우마로프 사이에 갈등이 생겼다고 본 것이다심지어 우마로프 본인은 정말 물러나고자 했으나대외 인지도가 강한 우마로프가 계속 수장으로 있어야 지원금이 계속 유지된다는 타 지역 반군의 입김에 의해 번복했다는 해석도 있었다.









 소수의 견해지만 체첸 반군의 내분이 원인이라는 견해도 있었다코카서스 에미레트 선포 때 유일하게 반대한 주요 지휘관인 사리아 의장인 아르비 요브무자에프(아미르 만수르)에 대해 우마로프가 보급을 차단하고 당시 방첩 담당도 겸임했던 타흐란 가지에프를 통해 숙청하려고 하였는데타흐란이 이에 반발했다는 것이다아르비는 2010년 2월에 러시아군의 지뢰를 밟고 전사하였는데위 과정에서 생긴 불화로 인해 우마로프에 대한 반감이 확산되었다는 것이다.







아르비 요브무자에프


  물론 모든 정치라는 것이 그렇지만 외부에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기 때문에구체적인 정황이나 실상은 외부에서 알 수 없었다다만 도쿠 우마로프로부터 반기를 든 체첸 반군들이 독자적으로 생존하려면 자신들의 능력으로도 충분히 전쟁을 계속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야 했다.



 체첸인들은 그 능력을 입증하기로 마음먹었고 그 대상도 결정하였다친러시아 체첸 정부의 심장인 국회의사당과 람잔 카디로프의 고향 마을인 첸토리였다체첸인들은 두 목표에 대한 공격을 서둘렀다.










출처 http://www.kavkazcenter.com/russ/content/2010/08/01/74265.shtml

https://www.kommersant.ru/doc/1508074

http://chechenews.com/%D0%BF%D0%B0%D0%BC%D1%8F%D1%82%D0%B8-%D0%B3%D0%B5%D1%80%D0%BE%D1%8F-%D0%B8%D1%87%D0%BA%D0%B5%D1%80%D0%B8%D0%B8-%D0%B0%D1%80%D0%B1%D0%B8-%D0%B5%D0%B2%D0%BC%D0%B8%D1%80%D0%B7%D0%B0%D0%B5%D0%B2%D0%B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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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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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jager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9.03.30 감사합니다. 다음 연재도 올렸습니다.
  • 작성자나욱 | 작성시간 19.01.07 분열앞에 장사없을텐데....오랜만에 잘 보고갑니다 ㅎ
  • 답댓글 작성자jager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9.03.30 감사합니다. 분열을 얼마나 예방하느냐가 항상 승패를 결정짓는 것 같습니다.
  • 작성자노현님 | 작성시간 19.01.08 우애애애엉 업뎃이다 선댓글 후감상♡ 감사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jager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9.03.30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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