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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언 게시판

[눈물을 마시는 새]싸움의 이유

작성자▦무장공비|작성시간15.05.01|조회수337 목록 댓글 0



........................(전략)......



괄하이드는 조용히 자신의 입을 열었다


"사람마다 자신의 별을 가지고 있다는 우스꽝스러운 이야기가 있지.


라수는 고개를 들어 사촌형을 바라보았다.


"전쟁터를 떠돌아본 병사라면 그런 이야기 절대로 믿지 않아. 오늘 엔거 평원에서 2만명에 가까운 나가들이 불 타 죽었지. 눈을 들어 하늘을 봐. 라수. 하늘에 2만개의 별이 사라졌는지 확인해봐. 네 시력에 이상이 없다면 하늘이 그대로라는 것을 발견 할 수 있겠지. 그렇다면 결론은 두 가지 중 하나야. 나가들에겐 별이 없다거나, 혹은 별과 사람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것. 나는 후자를 지지 한다. 왜냐하면 그동안 북부에서 죽어간 수천만명의 사람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으니까."


라수는 짜증스럽게 대답했다.


"이 세계가 개인에게 무관심하다는 것은, 최소한의 지성만 가지고 있다면 얼마든지 간파할수 있는 사실이라고 보는데."

"그래 라수. 숱한 전투를 치뤘지만, 나는 별은 커녕 낙엽한장 떨어지는 꼴을 못봤다."

"알아. 알고 있어. 그런데 무슨 말을 하고싶은거지?"

"하지만 노병은 칼을 들고, 때가 되면 죽어가지."


모닥불에서 피어오르는 연기가 매웠다. 라수는 눈을 문지르며 뒤로 조금 물러났다. 하지만 그 자신에게서 흘러나오는 피비린내로 부터 도망칠 수는 없었아. 라수는 자신이 마지막으로 핏물을 씻어낸것이 언제인지 떠올릴 수 없었다. 물을 마음대로 다루는 적들과 싸우면서 북부군은 물 속에 마음 편히 몸을 담그기도 어려웠다.

 

괄하이드는 어둠 속으로 손을 뻗어 술병을 집어 들었아. 한 모금을 마신 괄하이드는 술병을 라수에게 건내며 말했다.


"네가 생각해 낼 수 있는 최선의 길이 우리 북부군을 몰살시키기는 거라면, 병사들은 그렇게 할 거다. 별들이 그들을 위해 슬퍼하며 떨어지지 않더라도."


라수는 받아든 술병을 입가로 가져가는 대신 만지작 거렸다.


"더 이상 병력을 늘일 수 없어. 충원할 수가 없어. 이 병력으로 어떻게든 끝장을 봐야 해. 그리고 리 병력으로 할 수 있는 일은 그것뿐이야. 나가들과 치고 박으면서 조금씩 소진되다 사라지는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어.

"그래, 맞아."

"수십 년 후 그때까지 기적적으로 살아남았던 마지막 북부인이 나가들에게 발각되어 살해당하게 할 수는 없는 거 아냐."

"동감이야."

"그들은 이해하지 못할 거야."

"이해할 거다. 라수."


라수는 술병을 들어올렸다. 그리고 벌컥거리면서 마셨다. 입가로 흘러내리는 술이 웃옷을 적셨다. 술병을 내려놓은 라수는 일그러진 얼굴로 불길을 응시했다.


"이해하지 못해. 나도 이해할 수 없어."

"그렇다면 이해라는 말은 관두지. 그들도 너처럼 이해하지는 못해도 느끼기는 할 거다. 내일 아침. 그들은 손질해둔 작살검을 집어들테고, 네가 이끄는 대로 죽음을 향해 걸어갈 거다. 왜 그래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더라도 말이야. 왜 그런 줄 알아?

"어째서 그렇지?"

"개좃 같은 적들이 저기 있기 때문이야."


 얼빠진 얼굴로 사촌형을 바라보던 북부군의 두뇌는 잠시후 숨이 막히도록 웃기 시작했다. 온몸으로 호흡곤란을 호소하던 라수는 한참 후에야 헐떡이며 동의했다.


"맞아 정말 그래."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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