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지금의 각 학교에서 교과서를 쓰는 역사를 보건대, 가치 있는 역사가 거의 없도다. 제1장을 펼치면 우리민족이 지나족의 일부분인 듯하며 제2장을 펼치면 우리민족이 선비(鮮卑)국의 인부인듯 하며, 나중에 전편을 다 펼치다보면, 때로는 말갈(靺鞨)족의 일부인 듯하다가 때로는 몽고족의 인부인 듯하며, 때로는 여진족의 일부인 듯하다가 때로는 일본족의 일부인 듯하니, 아아, 과연 이럴진대 우리 몇만 방리(方里)의 토지는 이것이 남만북적(南蠻北狄)의 수라장이며, 우리 4천여 년의 산업은 이것이 아침에는 양(梁)나라, 저녁에는 초(楚)나라의 경매물이라 할지니, 그것이 그럴가, 어찌 그럴 이치가 있으리오?
역사의 붓을 잡은 자는 반드시 그 나라의 주인이 되는 한 종족을 먼저 나타내어서 그것을 주제(主題)로 지은 후에, 그 정치는 어떻게 잘 되고 못 되었으며, 그 산업은 어떻게 성하고 쇠하였으며, 그 무공(武功)은 어떻게 진퇴하였으며, 그 습속은 어떻게 하였으며, 외래의 각 종족을 어떻게 흡수하였으며, 다른 곳의 여러 나라를 어떻게 교제하였음을 서술하여야 여기서 역사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요, 만일 그렇지 않다면 그것은 정신이 없는 역사이다. 정신이 없는 역사는 정신없는 민족을 낳으며, 정신없는 국가를 만들 것이니 어찌 두렵지 아니하리오. -독사신론-
어떻게 하면 우리 이천만 동포의 귀에, 항상 애국이란 말이 울려 퍼지게 할 것인가? 오직 역사로 할 뿐이니라! 어떻게 하면 우리 이천만 동포의 눈에, 나라라는 글자가 배회하게 할 것인가? 오직 역사로 할 뿐이니라! 어떻게 하면 우리 이천만 동포의 손이 항상 나라를 위하여 봉사케 할 것인가? 그렇다. 오직 역사로 할 뿐이니라! 어떻게 하면 우리 이천만 동포의 발이 항상 나라를 위하여 달리게 할 것인가? 그렇다. 오직 역사로 할 뿐이니라! 어떻게 하면 우리 이천만 동포의 목이 항상 나라를 찬사하게 할 것인가? 그렇다. 오직 역사로 할 뿐이니라! 어떻게 하면 우리 이천만 동포의 머리들이 항상 나라를 위해 뭉치게 할 것인가? 그렇다. 오직 역사로 할 뿐이니라! 어떻게 하면 우리 이천만 동포의, 혈혈누누(血血淚淚)가 나라을 위해 솟구치게 할 것인가? 말하노니 오직 역사로 할 뿐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