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창작 소설 게시판

도달왕국기 - 동북후 열전 권2

작성자PANDA|작성시간19.07.17|조회수203 목록 댓글 13






제국력 822년 여름에 기이한 사고가 있었다.


여우 떼가 황궁에 난입하였는데, 그 중 꼬리가 3개 달린 여우가 재상의 책상에 앉았다.

놀란 환관들과 궁인들이 금위위장과 금군을 불러 내쫒으려 하였다.

금위위병 하나가 활시위에 편전을 매겨 쏘아 맞추려 하였는데, 7발이나 미간을 노리고 (편전을)날렸으나 맞추지 못하였다.

마침내, 참다 못한 재상이 (재상의) 인을 여우를 향해 집어 던지자 여우가 책상에서 내려와 도망쳤는데,

위병들이 여우의 흔적을 쫒아가 찾으려 했으나 찾지 못하였다.


그로부터 십사일 뒤, 강풍이 몰아쳐서 도성 가운데에 세워놓은 구리 기둥이 쓰러져, 민가 여러 채가 그 아래 깔렸다.


또 닷새 뒤, 황도 북쪽의 언덕의 잡목 숲에서 여러 사람이 곡하는 소리가 들려, (소리의)근원을 찾으려 하였으나 찾지 못하고

다만 낡은 값옷 여러 벌과, 부러진 도검만 찾았는데, 사람들이 이를 두고 말을 많이 하였다.


재앙과 기이한 일이 연속해서 일어나자, 

황제는 목욕제개하고 벽곡찬송하며 하늘과 땅과 옛 황제들께 기도를 올리고

승상 아래 백관들은 모여서 기이한 일에 대해 어떻게 해야하는지 논의하고자 하였다.


상서령 hicipari가 주역에 능통하고, 지리를 잘 읽는다 하여, 승상은 그로 하여금 점을 치게 하였으나

hicipari는 점괘를 내고도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다만 전전긍긍할 뿐이었다.

승상 아래 백관들 또한 상서령이 아무 말도 못하고 당하에 엎드려 우물쭈물하는 것을 보고

답답하게 여겨, 일부는 주먹으로 가슴을 치고 일부는 허리띠를 풀었다 다시 매곤 하였다.


마침내 정위가 위병을 불러 상서령을 끌어내어, 승상 진공 (나아가는자), 금위위장 차징, 태부 성환공, 태학자 청장공(靑薔公) 만 따로 만나 밀담을 나누었는데, 밀담의 내용은 끝내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승상의 낯에는 근심하는 바가 가득하였을 뿐이었다.


이듬해, 소웅공 (레이*)가 모반하여, 남양과 상용에서 거병하였는데 그 수가 수 만이었다.

소웅공은 옛 녹림왕의 세력과 결탁하고, 녹림 지방의 역도들과 소통하고자 격문과 괴서를 뿌리며 백성들을 선동하였다.

녹림왕의 후손인 초록마르스는 자신에게 화가 미칠까봐 두려워, 영지와 가솔들을 버리고 황도로 도주하였다.

스스로 결백함을 밝히기 위해; 소복을 입고 머리를 풀어 헤치며 스스로 칼을 차고 결박하여 나아가 당하에 엎드려 대죄하였다.

황제는 이를 듣고 손수 교지를 내려, 초록마르스와 이번 모반에 관하여 연관을 지으려는 자는, 난언의 죄를 물어 역률로 다스릴 것이라 하였다.


태위 바실리는 금군을 파견하여 진압하고자 하였으나, 승상 진공이 만류하며

[소웅공이 모반한지 약 한 달이 다 되었는데도, 옛 녹림왕의 잔당들과 그에 호응하는 역도들이 한 사람도 나타나지 않으니,

굳이 금군을 파견하여 진압할 필요가 없습니다.

녹림왕의 후손이 스스로 결백함을 증명하고자 하니, 그로 하여금 군사를 주어 역도를 치게 하는게 좋겠습니다.]


그러나 태위는 이를 너무 안일한 처사라고 반박하고 근심하였다.

[그러나 녹림공이 정말로 모반에 가담하면 어찌할 것입니까?] 


승상이 답하기를

[동북후, 정위 블라디미르로 하여금 참군하게 하여, 행여나 모반의 기미가 보이면 바로 참하면 될 것입니다.

 동북후의 친위대는, 비록 그 수가 몇백 남짓이지만 용력만큼은 옛 위나라의 진비를 때려죽인 장사 주해와 맞먹으니,

 태위께서는 근심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리하여, 황제는 녹림공을 상장, 정위를 부장으로 하여 정병 1만과 동북군 2천명을 동원하여 난을 진압하고자 하였다.

황군이 출동했다는 소식을 들은 소웅공은, 험한 지형에 의지하여 싸우고자 하였다.

그러나 부장들이 나서 만류하였는데,

[ 비록 이곳의 지형이 험하고 저들은 먼 길을 원정을 왔다고는 하다, (황군의) 보급로는 안전한 반면, 

 우리는 지금 가진 병량이 전부입니다. 

 더군다나 전국에 격문을 뿌리며 대의에 동참하는 자들을 끌어모으려 하나, 

 아직 격문에 호응하는 이는 아직 한 명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저들이 군진을 차리기 전에 먼저 공격해서 그 예봉을 꺾어야 비로소 대업을 이룰 수 있습니다.]


공은 이를 듣고 옳다고 여겨, 정기(精騎) 2천을 끌고 녹림공의 군영을 짓는 틈을 타서 공격하여 3백여 명을 참하였다.

상장이 습격당한 소식을 들은 정위 역시 정병 100에게 말을 태워 보내 녹림공을 구원하였다.

녹림공은 역도들의 저항이 만만치 않음을 이미 짐작하고 있었으나, 예봉이 꺾이자 전의를 상실하고 군영에서 나오지 않으려 하였다.


정위가 이를 보고 답답히 여겨, 녹림공에게 간언하기를,

[역적의 무리가 저렇게 거세다고는 하나, 이제 막 전투를 시작했을 뿐인데, 상장께서는 어찌하여 이렇게 의기소침 하십니까.

 비록 적의 기습에 적지 않은 정병들을 잃었다고는 하나, 쥐새끼가 머리를 내밀며 살피듯이 하는 모습을 보이셨다가는

 오히려 적과 내통한다는 모함을 받을 처지라는 것을 상장께서는 모르십니까. 

 여기까지 온 마당에 무엇을 그리 두려워 하십니까. 다만 나아가 적들을 베어, 황상께 충심을 보이는 것이 (공이) 살 길입니다.]


녹림공이 정위의 간언을 깊이 가납하여, 정위를 곁에 앉히고 군략을 논의하였다.

[지금 황제의 기수가 남양에 이르러, 역도를 진압하려 나왔는데 - 나와서 맞아 예를 갖추는 사람은 드물며,

그렇다고 황제의 깃발에 맞서 싸우려는 자 또한 드문 것을 보아하니,

역도들을 신속하게 토벌해야 하는 것이 옳다 여겨지는데, 정위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역도들이 갑주와 병장기를 갖추지 못하고, 저렇게 급하게 나와 상장의 군진을 습격한 것은,

 그들 또한 주변 상황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돌아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뜻에 따르지 않고, 용단을 내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사뭇 있기 때문에, 상장의 군영을 습격하여, 예봉을 꺾음으로

 안으로는 자신들의 뜻에 동참하려는 자들을 규합하는 것이고, 밖으로는 아군의 전의를 상실하게 하려 함입니다.

 그러므로 공께서는 이것에 넘어가지 마시고, 불에 기름 한방울 떨어진 것 처럼 대하시면 될 것입니다.]


[나는 돌아가신 고인(녹림왕)에 비하면 군략에 그리 밝지 못하나, 백성을 위무하고 둔전을 일구며 성을 쌓는 데에 능하고

 경은 동북 땅의 난발(랑바르디, 亂髮)족들을 평정함으로 갈고 닦은 군략이 있으므로,

군의를 논함에 있어, 정위의 의견을 중히 듣는 것이 옳은 일이겠습니다.]


그리고, 녹림공은 황제께 표문을 올려 상장의 인을 정위에게 넘긴다는 뜻을 밝혔다.


[억조창생을 번영케 하시며, 천하를 굽어 살피시는 황제께, 신 녹림공이 삼가 표문을 올려 아뢰나이다.

(중략)

근래에, 소웅공 레이*가 교만하여 역심을 품고, 하해와 같은 황은을 무시하여, 이런 변고를 일으켰으니 ... 

혈류가 거꾸로 도는 것과 같아 비분강개하여 붓을 던지고, 의관을 정제하지 못한 채로 당하에 엎드려 황상께 대죄하였습니다.

황상께서는 은혜를 베푸시어, 미천한 신으로 하여금 군사를 이끌고 역도를 벌하라 하였으나,

신의 무능함이 결국 황상의 기대보다 큼에, 황상의 뜻을 만족하지 못하는 것에 삼가 다시 한번 죄를 청하나이다.

정위는 비록 나이가 어리다고는 하나, 여덟 대공 중 한 가문의 적법한 계승자이며 그의 군략은 이미 신의 재능을 넘어서니

상장의 인을 정위에게 넘겨주어, 그로 하여금 황제의 검이 되어 역도를 참하게 하심이 옳은 줄로 아뢰나이다.]


녹림공의 표문을 받아 가납하시고, 새로이 명하여 정위로 하여금 군을 이끌게 하라는 칙서를 상서(뉴배고파요)에게 전하게 하였다.

정위는 상장의 인과 황제의 칙서를 받아, 녹림공은 청대로 부장이 되어 상장을 보좌하는 역할을 함과 동시에,

자사에 임명되어 둔전을 일구고, 백성을 위무하고 곡식을 풀어, 백성들이 역적의 뜻에 동참하는 일이 없도록 하였다.


격문을 돌리고 백성들을 선동하고자 하여도 호응하는 이가 없고, 관군은 둔전까지 경작하면서 싸울 의지를 보이자

소웅공 레이*는 남양성을 불태우고 상용으로 도주하여 끝까지 싸우고자 하였다. 


[내가 보아하니, 이미 남양의 민심은 적들에게 돌아섰으며, 저들은 둔전까지 경작해가며 싸울 의지를 보이고자 하니,

남양을 포기하고 더 험준한 상용으로 옮겨서 다시 군략을 논하는게 좋을 것 같소.

다만 걱정되는 점이 있다면, 이곳 남양성을 그대로 적들에게 옮겨주는 것이 염려되며

상용까지 가는 길에, 적들이 습격할 것이 걱정되어 물 한 모금, 쌀 한 알도 삼키기 힘드니 안타까운 일이오.]


레이*의 측근 차차차가 이를 듣고 말하기를

[남양이 적의 수중에 떨어질 수 밖에 없고, 우리는 군진을 상용으로 옮겨야 한다면, 필히 상용성을 태워버리는 것이 옳습니다.

 날랜 정병들을 성의 4대문에 각각 배치하고, 성문과 관아에 염초와 화목(火木)을 가득 쌓아서,

 저들이 성 깊이 들어오면 대문과 관아에 불을 질러, 저들이 화재를 진압하느라 정신없는 동안 

 주군께서는 상용으로 신속하게 기동하기는 것이 좋겠습니다. 

 상용 태수(구경하는자)는 주군께 은혜를 입은 적이 있으니, 상용성에서 나와 주군을 맞을 것이니

 그를 설득하여 대의에 동참시키거나, 아니면 바로 참하여 상용을 확실히 취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리고 얼마 안 있으면 상용의 보리와 밀이 수확할 때이니, 이를 놓쳐서는 안 될 것입니다.]


소웅공이 이를 듣고 옳다고 여겨 남양성에 불을 지르고 전군을 이끌고 상용으로 도주하려 하였다.

정위는 역적들의 무리가 성벽에만 의지하여 나와 싸우려 하지도 않고, 둔전을 습격하지도 않은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였다.

녹림공이 이를 듣고 말하기를,

[역도들은 아무래도 여기를 포기하고 상용으로 도주할 것입니다. 이미 남양의 백성들은 모두 황제께 충심을 다하기로 하였고,

 이곳에 둔전을 경작함으로, 굳이 진군에서 싣어오는 병량에 의존할 이유가 없어졌습니다.

 저들 또한 그것을 알기 때문에, 맞서 싸우지도 못하고 있는 것을 보아, 남양을 포기하고 지세가 더 험한 상용으로 갈 것입니다.]


정위는 군을 동북군 정병, 기병과 의병으로 나눠서,

의병으로 하여금 군기를 접고, 무장을 가볍게 하여 상용으로 가는 가장 험준한 길에 매복하여 소웅공의 군이 도달하는 것을 노렸다.

또한 기병으로 하여금 소웅공의 군을 의병이 매복한 곳으로 밀어부치게 하였으며

동북군 정병과 보급부대로 하여금 벽력거와 충차를 만드는 것을 일부러 보여 공성을 준비하는 것 처럼 보이게 하였다.

이를 보고 소웅공은 결사대를 남겨놓아 남양성에서 동북후의 군을 묶어놓고, 남양성 북문으로 나가 도주하였다.


동북후가 남양성 북문이 열렸다는 정탐을 접하자마자 기병을 내어 소웅공을 의병이 매복한 곳으로 유도하였다.

적들이 사지에 들어선 것을 본 의병들이 일제히 호각과 징소리를 내며 십면에서 소웅공의 군을 향해 달려들었는데

소웅공이 직접 화극을 꼬나쥐고 선두에 서서 정기들과 함께 혈로를 뚫고자 하였는데,

매복한 의병의 무장이 너무 가벼운 데다가, 역적의 군대가 사생결단의 각오로 사지를 돌파하려고 하자, 서로 많은 사상자가 나왔다.


수만의 정병 중 4천 여명만 간신히 매복을 뚫고 상용성에 도달하였고, 상용태수가 성문을 열고 나와 소웅공을 맞았다.

사지를 뚫고 온 병사들 또한, 몇몇은 심한 부상을 입었고, 몇몇은 살고자 병장기를 버렸으며 심지어 군기를 버린 자도 있었다.

상용태수가 소웅공을 위무하고자 말을 타고 다가감과 동시에, 소웅공의 뒷덜미를 잡아채어 그대로 상용성으로 끌고 들어갔다.

소웅공 주변에 4천명의 정병들은 아무것도 못하고 그저 바라만 보고 있었다.


소웅공은 뜻하지 않은 배반과, 결박당한 처지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난폭하게 굴며 상용태수를 힐난, 비난하며 욕하였다.

[사람 가죽을 뒤집어쓴, 호랑이의 앞잡이 귀신만도 못한 놈아. 네놈이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가 있느냐.

 지난날 네가 환적들에게 양주에서 환적들에게 포위당했을때, 앞뒤 가리지 않고 너를 사지에서 꺼내준 것이 누구더냐

 또한 패전의 책임을 물어 너를 참해야 한다고 할 때, 패배는 병가지상사라며 너를 비호해준 것이 누구냐.

 진공도 아니고, 정위도 아니고, 태부도 아니고 내가 아니더냐.

 또한 황궁의 간신들을 참하고 황제를 곁에서 보필하자는 연판장에 가장 먼저 서명한 것이 네놈 아니더냐.]


상용태수는 연판장을 품에서 꺼내, 소웅공이 보는 앞에서 태워버리며

[이것은 그대가 혼자 쓴 것이고, 나의 서명을 흉내내어 나를 끌어들인 것이니, 

 그대의 역심과 나는 아무 관계도 없소이다.

 나는 다만 그대를 포박하여 황상께 보냄으로, 나의 충심을 황상께 보이고자 할 뿐이오.

 그대는 오히려 지난날 녹림왕과 황상께서 천하를 놓고 다툴 때, 큰 공을 세워 황상을 보위에 올리는데 큰 공을 세웠음에도

 무엇이 부족하여 황은을 저버리고 난을 일으켰단 말이오? 

 이미 그 역심만으로도 이 자리에서 사지를 찢고 오장육부를 꺼내어 온 천하에 본보기로 삼아야 하겠으나.

 황상께서 그대의 처분에 대해 아직 교지를 내리시지 않았기 때문에 다만 황도로 압송해서 그 죄를 묻게 할 것이오.]


상용태수는 소웅공을 쇠사슬로 7겹이나 둘러 포박하여 동북후의 군영으로 압송하였다.

동북후는 남양의 변란을 진압하고 소웅공을 생포했으나 나머지 잔당들을 아직 추포하지 못함을 표문으로 올려

황제의 덕을 찬양함과 자신의 무능함을 대죄하였다.

승상 아래 모든 백관들이 당하에서 만세를 부르며 변란이 진압된 것을 보고 안심하였다.

그러나 승상은 변란이 진압되고 소웅공이 황도로 압송되는것을 목격하고서도 얼굴에 근심하는 빛이 역력하였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이성환이오. | 작성시간 19.07.17 ㅎㄷㄷ
  • 작성자hicpari | 작성시간 19.07.17 hicipari는 누굽니까?
  • 답댓글 작성자PANDA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9.07.17 오타.. 끄윽
  • 작성자레이* | 작성시간 19.07.17 난 맨날 역적이네...
  • 답댓글 작성자PANDA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9.07.17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