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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소설 게시판

[판타지]조선 마법소녀 - 사역마가 조선에 간 까닭은

작성자토게피|작성시간23.03.01|조회수155 목록 댓글 0

북악산을 오르던 노인이 품 안에서 따뜻한 군밤을 꺼내 땅에 내려놓자, 노인 위를 맴돌며 날던 까치가 내려와 그걸 부리로 잘게 쏘아 부숴 먹기 시작했다.

"아이고, 고 녀석. 천천히 먹어라. 누가 뺏어갈 것도 아니지 않느냐"

"맛있으니까 그렇죠. 그 군밤 파는 할아버지 솜씨가 기가 막히잖아요?"

"그건 그렇지. 내가 지금까지 먹어본 군밤 중에서 최고일 거다"

까치가 사람 말을 하며 허겁지겁 군밤을 쪼아 먹자, 노인은 허허 웃으며 주변에 있던 바위를 의자 삼아 앉았다. 이 노인은 북악산 산신령이었고, 사람 말 하는 까치는 어느 소녀의 사역마였다. 정확히는 사역마였었다.

"그래, 근신 처분을 받았다던데, 어쩌다 그리 된 거냐?"

북악산 산신령의 물음에 까치는 쪼던 걸 멈추더니, 정수리를 뒤로 젖혀 하늘을 올려다 보며 한숨을 쉬었다.

"제가 못나서 그런 거죠 무얼"

그리고 까치가 이야기 하기를, 자기는 어느 소녀와 계약을 해서 마법소녀의 사역마로서 활동했다고 한다.

그 소녀는 성격은 좋은데 몸이 약한지라 까치와 계약을 할 때 뛸 듯이 좋아했다고 한다. 텔레비전을 보면서 동경하던 마법소녀가 되었다고, 무거웠던 몸이 이렇게 가벼워졌다고 방방 뛰어다니다가 부모의 품에 안겨 우는 그녀를 보는 까치는 기분이 좋았다면서 까악까악 하고 웃었다.

"그래. 그래서 그 초등학생 애하고 뭘 하러 다닌 거냐? 요괴 사냥이라도 한 게냐?"

"무슨 무서운 소리를. 직녀님께서 그 아이에게 직접 물어봤는데, 걔는 사람들 도와주고 싶대서 봉사 활동 같은 거 하고 그랬죠"

그래서 그녀가 마법소녀가 되면서 하기 시작한 게 주변 사람들을 도와주는 거라고 까치는 말했다. 동네 쓰레기를 주우러 다니거나, 길 잃은 사람을 도와주거나, 강도나 소매치기를 잡거나, 사고 현장에서 사람들을 구하는 일도 했다고 한다.

"호오, 전에 실종됐다가 다시 집에 돌아온 치매 노인 박 씨 뉴스도 그 쪽 일이었나?"

"네. 걔랑 제가 한 거 맞아요"

하지만, 그러다 보니 문제도 생겼다고 까치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소녀에게 문제는 없었다.

"문제는 사람이었죠"

까치가 말하기를 사람들이 자기를 볼 때마다 꺼내 드는 스마트폰이란 게 그렇게 무서운 물건인지 몰랐다고 한다. 사람들이 마법 소녀 사진을 찍거나 나쁜 소문을 퍼트리는 일이 많아져서, 소녀가 마음에 상처를 입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학교 성적도 떨어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 애 사진을 가지고 합성 같은 것도 만들어서 SNS라는 거에 막 퍼트리고 그러더라고요"

그러면서 까치는 자신이 그녀가 SNS를 보지 못하게 한 게 후회된다며 까악까악 하고 울었다.

"천하에 못된 놈들이로구만!"

"그래서 직녀님께서 그러시더라고요. 그 아이가 한동안 쉬게 하는 게 좋겠고, 저도 그 애가 회복될 때 까지 쉬라고 하더라고요. 제 친구 까마귀가 그 애를 따라다니고 있으니까 괜찮을 거예요"

말이 근신이지 휴가에 가까웠다. 그리고 그 아이에게 그런 짓을 한 이들은 직녀님이 '전문가'를 보냈으니 시간이 해결해 줄 거라고 까치는 말했다. 직녀가 그녀의 마법소녀 옷을 직접 디자인했는데 그걸 한복이라 촌스럽다며 폄하하고 조잡한 합성으로 모욕하려 했으니 직녀의 분노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나.

"그럼, 너는 근신하는 동안 뭘 할 테냐?"

"글쎄요? 까마귀랑 같이 그 아이를 몰래 지켜보거나, 신령 할아버지랑 같이 다니거나 그래야죠"

"녀석, 그 아이 걱정을 많이 하는가 보구나"

산신령이 껄껄대며 웃자 까치가 산신령의 어깨에 올라탔다.

"애가 참 착했거든요. 그래서 더 아쉬워요. 차라리 그 뭐냐, 스마트폰이나 SNS 같은 게 없는 시대라면 그런 마음고생도 덜했을 것 같은데!"

그러자, 산신령은 한 쪽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그래? 예를 들면 어떤 시대 말이냐?"

그러자, 까치는 머리를 갸웃대더니,

"글쎄요, 조선시대라면 SNS 고민도 없고 학교 성적 고민도 없지 않을까요?"

하자, 산신령은 미소를 짓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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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마법소녀를 보고 싶다 생각해서 '그럼 내가 직접 만들 수밖에' 하고 써본 겁니다.

아, 조선시대 마법소녀를 누구를 모티브로 삼았냐면...

얘 입니다.

세종 : 뭐? 늙어죽지 않는다고?

황희 : 만세! 내 후임이다! 뭐? 여자라고? 노비라고? 즈언하! 제 능력을 펼치지 못하는 노비들을 면천해 주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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