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이집트 상황 간략...

작성자hyhn217|작성시간11.03.14|조회수483 목록 댓글 2

  이집트 군부 최고 회의(Higher Council of the Armed Forces,HACP)의 의장 후세인 탄타위는 지난 3월 7일 월요일 이집트의 새 내각을 발표했습니다. 원래 내각이라면 의회에서 선출되어야 하는 것일텐데 군부에 의해 선출되었다는 점을 볼 때 아직 민정 이양은 이뤄진 것이 아닌 듯 합니다.

 또 군부 발표에 따르면 선거는 6개월 뒤에 있을 거라고 합니다. 일전에 sonnet 님이 지적하셨듯이, 무슬림형제단을 제외한 다른 몇몇 야당 세력은 이렇게 선거를 빨리 하면 결국 기존에 조직을 확고하게 갖추고 있는 형제단이나 전 이집트 여당인 NDP(National Democratic Party)가 다 해먹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불만을 가지고 있는 모양입니다. 

 무바라크 시대 집권 여당인 NDP가 과연 후에 있을 선거에서 선전할 수 있겠느냐..란 의문이 드신다면.... 모함마드 라갑(Mohamed Ragab) NDP 대표는 오히려 무바라크 가문의 퇴진이 NDP에는 좋은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그들과 함께 당 내의 기회주의자들, 권력을 노리던 자들도 싸그리 쫓겨갔으니 더 잘 된 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다만 시위 참여자들은 NDP가 썩을 대로 썩었다면서 더 이상 회생 불가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네요. 
 
 1월 28일 카이로의 NDP 본부는 분노한 시위대에 의해 불타버렸는데, 카이로 시장은 이 건물이 수리 불가라면서 이곳을 시민 공원으로 바꿀 것이라고 발표한 상황입니다.

 아무튼간에... 이 새 내각의 임무는 치안 안정, 헌법 개정 및 향후 있을 선거를 준비하는 것이라네요. 참고로 3월 19일 헌법 개정에 대한 국민 투표가 있을 예정입니다. 개정 내용은 소규모 정당도 대통령 후보를 낼 수 있게 하고(기존 헌법은 사실상 집권 여당의 지지가 있어야 했습니다) 대통령은 최대 2번까지 할 수 있게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내각의 수상은 엣삼 샤라프(Essam Sharaf)입니다. 그는 2월 4일 이번 혁명에 참가한 적이 있고, 지난 2005년 교통부 장관 재직 시절 열차 탈선 사고의 이유가 부패와 효율적인 시스템을 위한 자원 부족이라고 주장하며 이에 항의하여 사임한 경력이 있습니다. 또한 NDP의 정책 위원회 위원이기도 합니다.

 새로 구성된 내각은 총 25명으로, 무바라크 시절부터 계속 자리를 유지해 온 장관은 총 4명입니다.

 주목할 사실은 새로 임명된 외무 장관인 나빌 알 아라비(Nabil Al-Arabi)인데, 그는 이집트가 작년 초 행했던 이집트-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간의 국경 봉쇄가 국제법 위반이라고 주장하였고, 이란, 시리아, 터키 등과의 관계 회복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이집트-이스라엘 간의 관계를 손상시키진 않겠지만 미국이나 텔아비브의 뜻에만 졸졸 따라다니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긴장할 수 밖에 없는 소식이네요. 뭐, 이집트 국민들에게 이번 내각은 꽤 지지를 받고 있는 모양입니다. 무스타파 카말 앗 사이드라는 정치학 교수는 "적어도 내각에는 우리가 신뢰할 사람들이 있다"라고 밝혔다네요.

 한편 타흐리르 광장에는 여전히 시위대가 있는데, 이들은 경찰들이 각 경찰서에서 무바라크 시절 당시 있었던 폭력 및 인권 유린 사건을 담고 있는 문서들을 폐기하는 것을 막으려는 과정에서 경찰력과 충돌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집트 검찰총장은 문서를 불태우려고 한 47명의 경찰을 구금할 것을 명령했습니다.

 또한 남부 이집트의 헬완에서는 무슬림 여성과 기독교도 남성의 결혼으로 빚어진 충돌로 교회가 불에 타고 양측 간 유혈충돌이 벌어졌는데(남부 이집트에서는 참 별거 아닌 일로 콥트 기독교도와 무슬림 간에 충돌이 벌어집니다...) 이 시위가 카이로에도 번져 양측이 충돌하고 13명이 사망하고 140명이 부상하는, 혁명 이후 최대의 유혈사태가 벌어졌다고 합니다. 군부는 즉각 교회를 재건할 것을 약속했지만, 무바라크를 쫓아낼 때는 결집했던 두 종교가 무바라크가 물러난 이후 다시 분열 조짐을 보이는 것 같네요. 

 
 향후 민정이양 과정이 어떻게 될지, 기독교도들이 주장하는 헌법 구절의 문제(이집트 헌법 2항은 이집트 법률의 근원이 샤리아-이슬람법-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및 이집트에서 기독교도들이 받고 있는 2등 국민의 대우 문제, 이집트 내의 강력한 군부 및 보안세력을 앞으로 어떻게 견제할 것인지, 또한 군부가 순순히 물러날 지, 선거가 이루어진다면 어떤 세력이 정권을 잡을지 지켜봐야 할 일이겠지만... 이집트는 조금씩 안정을 찾아 가는 것 같습니다..... 


 참고한 신문기사들 :

http://www.time.com/time/world/article/0,8599,2058032,00.html
http://weekly.ahram.org.eg/2011/1038/fr1.htm
http://english.aljazeera.net/news/middleeast/2011/03/201137162628391374.html
http://english.aljazeera.net/news/africa/2011/03/20113138251454812.html
http://weekly.ahram.org.eg/2011/1038/eg33.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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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타메를랑 | 작성시간 11.03.15 이집트의 상황도 아직까지 혼돈이 가라앉지 않는가 보군요. 그래도 독재자가 물러나지 않고, 폭격기까지 동원해 자국민들을 학살하고 있는 리비아보다는 나은 듯합니다. 아무쪼록 중동에 하루빨리 평화와 자유와 민주주의가 정착되기를 바랍니다.
  • 작성자Che_GueVaRa | 작성시간 11.04.04 느낀 점.

    신임 외무장관의 발언문제 : 또다른 중동의 골칫거리가 수면위로 떠오를지 모르겠군요. 뭐 하루이틀로 해결될문제도 아니고.

    기독교도와 무스림간의 차별문제는 혁명이란 급작스런 상황에서 참고 있던 문제가 튀어나온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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