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가(戀歌), 그 첫사랑의
이병철
누군가 그토록 기다리던
그 첫눈이 있다면
타는 대지의 가슴 적시던 그 첫 빗줄기도 있고
처마 끝 풍경 처음 울리던
그 첫 바람 또한 있을 게다
첫 눈길,
첫 마음 그 처음의 설레임
첫 입술
그런 첫사랑 또한 있을 게다
언제였던가
어느 때였던가
잠들지 못했던 그런 첫 순간들 있었을 게다
그대 그 첫 순간들을 지나 이제 남은 건
기억의 흔적뿐이라 말하지 마라
새롭지 않은 오늘이 없다면
어찌 설레지 않을 수 없는 그런 사랑이 있으랴
첫 바람이 울리는 저 풍경소리
오늘 다시 처음 들었다.
그대 첫사랑 그 처음의 노래 다시 불러라
오늘 우리의 사랑이 그 첫사랑이다.
*『그 이름으로 부를 때』(서정시선집. 2021, 홍진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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