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나이
다 늦은 오후에 나갔다가
이른 저녁에 돌아오는데
그 사이, 바람결이 사뭇 다르다
우물 속에 넣은
소쿠리 속의 밥처럼
공기가 알맞게 식어 있다
몸에서 열기가 빠져나간 듯
이마가 선선해졌다
해 그늘의 눈빛이 깊고 다정하다
하루도 하루 나름
한 두 시간 나이를 더 먹은 것이
헛것이 아니다
내년이면 칠십이다
기대가 된다
누군가 나를
퍼먹기에 좋은 나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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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깊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