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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교육 소식

[스크랩] 국립 한국경진학교 단기방학 유감

작성자찬이맘|작성시간08.04.18|조회수48 목록 댓글 0

국립 한국경진학교는 5월 1일부터 5월 3일까지 재량휴업일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는 지난 해 7월 교육인적자원부의 '단기방학 유도 지침'에 따른 것으로, 경기도교육청과 고양교육청에서도 이 사안에 대해 권장하는 공문과 함께 구체적으로 예시된 기간도 명시되어 있다고 관련부서 부장교사가 운영위원회 석상에서 답변하였고, 학교측은 학부모위원과 지역위원들의 재고 요청에 '조정불가'라는, 늘 똑같은 답을 주었습니다.

 

따라서 경진학교는 4월 29일 전 과정 현장체험학습을 하고, 이튿날은 아마도 오전 수업 후 4월 30일 경기도 특수교사 연합체육대회를 하고 다음날부터 5월 5일까지 닷새에 이르는 기간을 말 그대로 단기방학에 들어갑니다.

 

그런데 단기방학이라면 고양시 지역 내의 거의 모든 학교가 시일을 맞추어서 휴업을 해야만 명실상부한 '단기방학'일 것입니다. 우리 학생들만이 아닌 다른 학교에 재학중인 형제자매들도 휴업일이어야 하니까 말이죠. 하지만 인근 중,고등학교는 이 기간이 대부분 중간고사 기간이고, 초등학교의 경우에도 몇 안되는 두어 군데 학교들만 이 기간이 휴업일로 정해졌습니다. 같은 고양시 내의 특수학교인 홀트학교, 명현학교는 사립임에도 이 기간에 수업을 진행합니다. 우리 학생들을 데리고 휴가를 즐기려 해도 형제자매가 있는 집은 그럴 수가 없습니다. 단기방학의 취지를 살리려면 관내의 거의 모든 학교의 협의가 있었어야 하고 학부모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도 있었어야 한다고 생각되는데 그런 과정이 생략된 채 운영위원회 석상에서조차도 조정불가라 하고 이런 정책을 시행한다는 것이, 우리나라의 학교가 아직도 서슴없이 관 주도의 일방적인 교육행정을 펼친다는 반증인 것 같아 씁쓸한 마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학부모 중에 그렇게 아무 때나 휴가를 신청할 수 있는 학부모가 도대체 몇이나 될까요? 이 불경기에 어디엔가 출근할 곳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다행스러운데 무시로 닷새 휴가를 낼 좋은 직업을 가진 학부모가 대한민국에 그리 많은가요? 일부 고소득자영업자나 대기업과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학부모만이 당당히 그런 휴가를 낼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경진학교 같은 특수학교는 이러한 상황 외에 또다른 어려움이 있습니다. 일반학교라면 재량휴업일에 부모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없다면 또래끼리 다른 시간을 보내는 데 별 어려움이 없고, 학교도 개방만 한다면 별도의 인력이 없어도 도서관을 이용하든지 컴퓨터실을 사용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 학생 같은 중증의 장애학생의 경우는, 그러지도 않지만 설령  학교를 개방한다고 해도 학생들을 누군가 곁에서 보살피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반드시 또다른 사회적 비용이 들어가야만 한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지금 저희 국립 경진학교는 학교시설을 개방한다거나, 점심을 제공한다는 등의 대책도 마련하지 않고 그저 무심하게 재량휴업일만 정해놓았습니다. 차라리 교사들의 복지차원에 불과한 이상한 지침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것이 사립학교도 아니고, 국가가 장애학생들을 교육하겠다고 국민의 세금으로 만들어놓은 국립 특수학교에서 그저 지침대로 시행했다고 정당성을 얻을 수 있는 행정인지 대통령에게라도 묻고 싶습니다.

 

경진학교는 작년 가을 10주년 때도 하루 행사비용으로 3천만원이라는 예산을 끌어다 쓰면서도(행사 불과 3일 전에 운영위원회에 추경예산을 심의하라는 압박을 가하면서) 정작 교육주체이며 학교의 주인인 학생과 학부모는 철저히 도외시한 채 내빈과 교직원 위주의 기념행사를 치러, 학부모들의 마음을 한없이 서럽게 만든 바 있습니다. 대통령님!!! '공무원들은 머슴노릇 잘 하고 있나 반성해보라'고 한 바 있지요? 그것까지 바라지 않습니다. 그래도 우리 학생들에게 교사는 기댈 수 있는 커다란 희망의 보루이니까요. 하지만 국립학교가 주변의 공립학교나 사립학교만큼도 교육수요자를 배려하는 교육행정을 펼치지 않는데 소관청의 제동 하나 없는 것이, 국립학교를 만들어서 우리 장애학생의 교육에 특별히 신경쓰겠다는 국가의 배려에 감사한 생각이 들면서도 늘 버린 자식 취급을 받는 것 같아 너무나 서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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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원문 : 특수학교참사랑부모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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