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아요, 맞아! 어른은 TV 보면서 애들에게만 책 읽으라고 강요 한 게 사실이죠 뭐”
“좋은 책이요? 그냥 광고를 보고 고를 때가 더 많은데요”
“좋은 어린이도서 출판사나, 좋은 동화작가요? 그런 건 잘 모르는데…”
여기저기서 서로 돌아보며 어느새 얼굴은 부끄럼으로 물들기 시작하였다.
바로 지난 6월 25일 김포 서암초 도서실에서 열린 독서교육연수에서의 풍경들이다. 이날 경기도교육위원회 최창의 위원을 초청하여 학부모와 전 교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책 읽는 재미와 생각을 키우는 독서코칭’ 이라는 주제로 한 시간 반 동안 진행되었다.
최창의 위원은 평소에 어린이 독서지도와 바람직한 글쓰기 등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몇 권의 저서를 내었기에, 독서가 학습뿐만 아니라, 한 사람의 인생에 얼마나 의미 있는 것인가를 이야기 했다. 특히 가정이나 학교, 더 나아가서 사회의 독서환경 조성의 중요성을 강조하였고, 좋은 책을 고르는 방법에서는 신뢰할 만한 출판사나 좋은 작가에 대한 안목을 갖고 있는 게 우선되어야 한다고 하여, 수강자들의 많은 공감을 이끌어냈다.
이어서 회의실에서는 ‘희망 경기교육을 향한 도란도란 열린마당’ 이라는 주제 아래, 전 교사와 교육위원과의 간담회가 진지하게 이루어졌다.
현장 교사들이 느끼는 교육 현안들에 대해서 격의 없이 질문하고 토론하는 가운데 스스로 문제점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날 교사들이 한 질문 중에서 많은 의견이 오고간 것은 학교에서의 안전사고 발생 시 교사를 보호할 수 있는 적절한 대처 방안이나, 표준 메뉴얼의 필요성을 제안했다. 그리고 영어 교육을 위한 원어민 문제, 방대해진 방과 후 학교의 프로그램 내용과 적절성, 그에 대한 예산을 배정함에 있어서 학교 규모별 단일 기준을 적용함으로써, 지역 간의 격차를 고려하지 못한 데서 오는 문제점 등이 논의되기도 했다.
또 도시와 시골의 학력격차를 좁히기 위한 나름대로의 여러 가지 방안을 함께 나누었다. 기초학습 부진아를 위한 대책으로 지금까지의 담임이 특별지도를 하는 방식으로는 업무나 시간상으로 문제가 있어 그보다는 특별 전담 교사를 두고 지속적으로 추진해가는 보다 근본적인 지원책이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나왔다.
그런 면에서 김포교육청이 앞서 추진하고 있는 기초학력부진아동에 대한 특별진단 및 전문가 도움 지도는 매우 바람직하나, 우선 학부모들의 충분한 이해와 사전 안내 지도가 선행되어야 실효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교사들의 목소리도 있었다.
최창의 교육위원은 교사들의 질문과 논의 과정에서 제기 되었던 문제들에 대해 위원으로서 가능한 범위 내에서는 답변하거나 안내 및 설명도 했다. 그리고 경기교육을 위한 좋은 뜻과 현장에서의 어려운 점은 충분히 이해하나, 시행과정에서 예산이나 시스템 상 어려운 점이 있는 것들이 있음을 토로하고, 보다 발전적인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하였다.
그 외 낙후된 시설환경으로 주변 신도시 등으로 빠져나가는 학생들에 대한 학교의 입장과 고민, 또 새로운 승진제도에서 10년 근평으로 인한 교직사회의 폐해 등도 큰 관심거리였으나, 시간관계상 충분한 장을 마련하지 못해 교사들이 안타까워했다.
이날 학부모와 교사, 그리고 교육정책 입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교육위원이 머리를 맞대고 앉아 진지하게 현장의 소리를 듣고, 정책적인 면의 설명도 들었으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나름대로의 방안을 의논해 보는 가운데 뜨거운 6월의 하루가 더욱 길어졌다.
그 열기로 인해 시골학교인 서암초 하늘에서는 작지만 더욱 옹골진 ‘희망 경기교육’ 의 밝은 해가 또 하나 둥실 떠오르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