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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수상 창고

새 봄의 학교 풍경

작성자교육자치|작성시간05.03.29|조회수61 목록 댓글 0
 

새 봄의 학교 풍경

 

최창의(경기도교육위원)

 /고양환경운동연합 소식지 4월호


새 봄의 학교는 새로움으로 설레인다. 학교에 갓 들어온 1학년 아이들의 눈빛은 아직도 호기심으로 가득하다. 다른 학년 아이들도 학교는 그 학교이더라도 새로운 게 많다. 새 선생님, 새 친구들, 새 교실, 새 책......  새봄과 함께 아이들의 가슴에서도 새싹이 움트듯 새로운 꿈이 피어난다.


학교 이야기1. 학교 폭력

올해 학교는 여느 해 같지않게 시작부터 을씨년스럽고 불안하기까지 하다. 지난해 끝무렵에는 수능부정과 내신조작 사건으로 한 바탕 홍역을 치르더니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학교폭력 문제로 떠들썩하다.

엊그제는 어느 학교를 지나다 정문 머리 위에 ‘학교폭력 자진신고 기간’이라는 큼지막한 펼침막이 내걸려 있는 걸 보고 가슴이 탁 막혀왔다. 교육부가 내세우는 학교폭력 예방 대책이라는 것도 학생들을 토끼몰이하듯 벼랑끝으로 내모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

교육부가 내세우는 대책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학교에 경찰을 배치하고 감시카메라를 설치하여 폭력학생들을 휘어잡겠다는 것이다. 폭력 학생들을 자진 신고하라고 학교에 을러대더니 폭력제자를 신고하는 교사들을 포상하겠다는 어처구니없는 발표까지 하고 나섰다. 마치 학교가 한바탕 폭력배 소탕 작전이라도 치를 형상이다.

학교 폭력은 돈과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미쳐 돌아가는 사회 구조의 모순에서 태어난 사생아와 같다. 오직 시험점수 따기에만 치중하는 입시경쟁의 잘못된 교육 풍토에서 커져나온 혹덩어리이다. 어른들이 빚어낸 근본 원인을 치료하지 않고 아이들만 닦달하다가 그 병이 속으로 깊어지지나 않을까?


학교 이야기2. 아름다운 학부모

새 학기에는 아이들 못지않게 학부모들도 이러저런 일로 바쁘다. 달라진 아이들의 생활과 학습을 보살피고 뒷바라지하려면 그렇다. 그 바쁜 시간을 쪼개 자신의 아이만이 아닌 우리 아이들의 즐거운 학교 생활을 위해 뛰고 애쓰는 아름다운 학부모들도 있다.

내가 아는 한 중학생 학부모는 올해도 학교운영위원으로 나섰다. 지난해에 학교운영위원 일을 하면서 잘못된 관행을 깨려다가 눈총을 받고 속상한 일도 많았지만 적게라도 거둔 결실이 값지기 때문이다. 여러 학부모들을 설득해 학생들의 교복을 값싸게 공동 구매도 해냈는가 하면 불법 찬조금도 과감하게 없앴다. 올해는 학교 도서관의 자원봉사 학부모를 조직해 교육하는 일을 가장 큰 목표로 삼을 셈이라고 한다.

학부모들이 학교 운영에 활발하게 참여하면 학교를 변화하는데 큰 힘이 된다. 학교운영위원회가 아니더라도 학교급식 소위원회에 참여하여 학교 급식의 질을 높이고 위생적인 급식이 이루어질 수 있게 활동할 수 있다. 학교 도서관 도우미로 일하면서 좋은 책을 구입하게 하고 학생들이 즐겁게 책을 읽도록 이끄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실행할 수도 있다. 녹색어머니회 같은 단체에서 아침에 학생들을 안전하게 등교하도록 지도하는 것도 좋겠지.


학교 이야기3. 교육감 선거

다가올 4월 18일에는 경기도교육감 선거가 치러진다. 4월말에 임기를 마치는 교육감이 물러나고 경기교육을 4년간 새롭게 이끌어 갈 교육감을 뽑게 되는 것이다. 이미 예닐곱의 출마 예상자들이 거론되면서 교장, 교감을 비롯한 교원들 사이에서는 표재기가 한창이다. 그런데 교육에 그토록 관심이 많은 우리네 학부모들은 선거가 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도지사나 시장 선거에 비하면 너무 조용하지 않은가?

경기도교육감은 도교육행정의 총책임자로서 그 권한과 역할이 도지사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을 정도로 막중하다. 한 해 7조원에 가까운 교육예산을 집행하고, 25개 시군교육장과 초,중,고 학교장의 인사권을 행사할 뿐 아니라 교육 행정에 관한 재량권도 과거에 비해 계속 커지고 있다. 그래서 교육감이 가진 교육철학과 교육관이 도 전체 학교교육 방향을 결정하는데 크게 영향을 미친다. 마치 지난해말 새로 당선된 서울시 교육감이 전임 교육감이 없앴던 초등학교 일제시험을 부활하듯이 말이다.

이토록 중요한 교육감 선거가 왜 주민들이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치러지는 것일까? 가장 큰 원인은 학교운영위원들만 선거에 참여하는 협소한 간접 선거 방식이라는 데 있다. 학교운영위원이 아닌 교사, 학부모들에게는 교육감후보에 관해 아무런 정보가 제공되지 않으니 남의 잔치 구경하듯 되어버리는 것이다. 또 공식적인 선거 운동기간이 10일로 매우 짧고, 운동 방식은 공보발행과 선거 유세 등으로 제한되어 있는 것도 문제이다.

다음에는 법이 개정되어 교육감 선거인단을 확대하고 선거운동 방식도 좀더 다양해지면 좋겠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꼼꼼하게 검증해야 참다운 교육감을 뽑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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