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아들 한솔이에게
우리 자랑스런 아들 한솔아, 네가 하비람 고등부살림학교로 떠난 지도 이틀이 되어 가는구나. 막상 우리
아들이 떠나가니 집안이 온통 빈 것처럼 허전하구나. 그리고 네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시간마다 생각
나고 궁금하단다.
처음 네가 하비람에 가겠다고 할 때가 생각난다. 한솔이가 낯선 곳을 두려워하지 않고 선뜻 가겠다고 나
서는 걸 보고 참 대견스럽고 믿음직스러웠어. 그러면서 이것저것 챙기는 아버지에게 너무 걱정하지 말
라며 싫어하기도 했지.
어때, 즐겁고 행복하게 생활하고 있니? 새로운 친구들과도 잘 지내고 있겠지. 가기 전에 아버지가 말한
것처럼 온몸과 마음을 집중해서 몰입해 보아라. 실컷 그 동안 쌓인 화도 풀어내고, 마음에 얽힌 걱정과
근심도 모두 쏟아내거라. 그리고 넓고 큰 가슴이 되어 하하하 맘껏 웃어보아라. 네가 열심히 그 곳 생활
에 몸과 마음을 던지는 만큼 깨닫는 것도 많을 거야.
너는 무엇이든 한 가지에 집중하면 무서울만큼 깊이 빠져드는 기질이 있지. 4박 5일 하비람에서 생활하
는 동안 진정으로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꼭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발견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
겠다. 또 식구들이나 다른 사람들과 어떤 태도로 살아가야 할 지도 깨닫는 시간이 되었으면 해.
하비람에서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날, 우리 한솔이가 더욱 밝고 환한 얼굴이 되었으면 한다. 작은 일
에 짜증내지 않고 늘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며 행복하게 하루 하루를 맞이하면 좋겠어. 남은 기간 동안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거라. 사랑하는 우리 아들 최한솔, 멋쟁이!
2005년 1월 17일
한솔이를 든든하게 지켜주고 싶은 아버지 최창의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