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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석환 칼럼 ■

[스크랩] 북경전 작품들

작성자김석환|작성시간09.03.18|조회수105 목록 댓글 1

 

 

 

 천정 높이가 놓은 곳은 7-8m는 될 거다.

옛날 공장을 화랑으로 개조한 것이라 건물이 좀 특이하다.

지붕은 그냥 나무로 되어 있다.

이름은 'space da,'(따 창코)로 창고화랑이란 뜻인가 보다.

 

 

 근 2년에 걸쳐서 만들어진 작품이다.

정작 제작된 시간은 짧다. 하지만 두고두고 고민을 하면서 이렇게 저렇게 하다가 이 모습이 되었다.

적당히 안개에 가린 내 자유가 삼삼하다.

사람들은 자유를 갈구하지만 이렇게 저렇게 제약된 속에서 살다가 간다.

그래도 나는 그 제약 속에서도 그 자유를 누리려고 발악을 한 다는 것이 남과 좀 다르다면 다른 걸까?

 

 민화이미지이다.

밑은 강물 이미지이고...

강물이 흐르는 마음의 풍경이라고나 할까...

작은 개울이 흐르는 곳에 작업실을 갖는 것이 오랜 꿈이었건만 어쩌다 굴러 굴러 들어 온 곳은 논 바닥 한 가운데다. 난 참 재수도 없다.

하긴 논바닥에라도 작업실이 없는 화가들도 많으니 그들한테는 배부른 푸념일라나?

 

 

 

2007년도부터 2009년 까지 만들어 진 것들로 여섯 점을 쪼르륵 붙여 봤다.

이미지는 모두 산수나 민화나 풍경 이미지다.

하지만 자세하지는 않다. 뭐든지 '쭈뼛거리기'만 하는 내 성격에 부합되는 것들이다.

드러나기 보다는 숨으려고 만 하는 것은 아무래도 내가 죄가 많은 인간이라서 그런가 보다.

 

 요번 전시의 간판 작품으로 애를 써서 만들어 일부를 가지고 가서 벽에 붙였다.

흡음판에 에폭시 레진을 손가락으로 흙 붙이듯이 또는 수제비 뜨듯이 점점이 붙인 후, 아크릴 칼라를 칠한 후에 오일 칼라를 탁본 형식으로 눌러서 칠하기도 하고 판화 로울러를 사용해서 칠하기도 했다.

진열은 하루핀으로 했다.

추상이지만 자연의 풍경을 표현했다. 심상풍경이라고나 할까?

여러 번의 시행착오로 완성되었지만 끝까지 내 맘에 꽉 차지는 않았다.

그래도 그런대로 이번 전시의 간판그림의 임무를 수행하느라 애를 쓰면서 벽에 붙어 있는 모습이 그래도 기특하다.

 

 

 

 이 것은 2005년도의 작품이다.

나무판에 레진과 아크릴 물감이다.

달이나 해다.

역시 현실성이 없는 것이니 마음의 풍경이겠지....

 

 저 문으로 나가면 뒷뜰인데 그 곳으로 나가면 정작 나무는 커다란 아카시아 나무 하나 뿐이고 바닥은 나무데크다. 그런데 그 한 가운데에 엄청나게 큰 이 건물이 공장이었을 때에 사용하던 맷돌같은 것이 하나 있어 아주 폼이 난다.

지름이 2m는 되고 두깨는 4-50cm는 되는 것이다.

아무리 탐이 나도 한국에 가지고 오기는 어려운 것이다. 크기도 크기지만 바닥에 어찌나 튼튼히 박혀 있는지...

798예술구에서 그런 맷돌을 서너개는 발견할 수 있다.

대부분 탁자로 사용하고 있다.

나는 그것을 볼 때마다 그 튼튼함을 본받아 나도 든든한 뿌리의 인간이 되고 싶다는 마음을 다진다.

정말이지 그것들을 볼 때마다 나의 얄팍함이 늘 창피하다.

 

 이것은 1991년도에 날천에 아크릴 칼라로 그린 그림이다. 200호는 되리라.

'몽유도원도를 회상하며....'이다.

오래 전에 일본에서 건너와 삼성갤러리에 전시되어 있던 안견의 몽유도원도를 봤을 때의 느낌이란 루브르레서 모나리자를 봤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었다.

동 서양의 먼 거리에서 비슷한 연대에 제작된 이 작품들은 그 나름의 솔직함과 완벽성과 힘과 깊이와 그림을 그린다는 것의 망각 같은 처절함과 감동을 가지고 있었다.

 

2004년도에 나무판에 아크릴로 제작된 작품으로 200x110cm이니 200호 변형 정도의 크기이다.

이 작품은 내 중국 생활 내내 날 ?아 다니며 괴롭힌 작품이다.

얘한테는 미안한 말이지만 엄청 천덕꾸러기 신세를 못 면한 작품이었다.

중국 화상이 내 개인전 때 중국에 가지고 오면 전시를 해준다고 해서 한국에 들어 왔을 때 작품을 일부 다시 보수를 한 후 보따리 해운상한테 이 작품 한점만을 운반시켜 어렵게 북경에 가지고 들어 갔다. 하지만 정작 전시는 이루어지지도 못하고 포장도 안 뜯긴 상태로 근 반년이 넘게 구석에 처 박혀진 후 작년 여름 북경 관음당 개인전 때 드디어 화랑에 내 걸렸다.

하지만 너무나 협소한 공간에 걸리고 광선이 나빠서 여전히 천덕꾸러기 신세를 못 면했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완전히 역전되었다.

 이번 전시가 이루어지는 화랑 천정이 높은 데다가 공간도 넓직했고 전시장이 전체적으로 환해서 조금은 어둡게 보였던 작품이 다시 살아 나는 느낌이 들어 빈약한 전시 작품의 분위기를 일신 시키는 역활을 유감없이 발휘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동안 천덕꾸러기로 여긴 내가 좀 미안했다.

 

 

이건 2007년도 겨울에 북경 개인전 때 찍은 사진이다.

어벙벙하면서도 그래도 조금은 여유롭게 보여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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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원문 : art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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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손시균 | 작성시간 09.03.19 김교수님의 사진을 여기서 또보게 되는군요.....평택에 오셨다가 북경에 또 가신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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