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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교양

농부의 배려심

작성자희망의미소(박영훈)|작성시간17.08.18|조회수68 목록 댓글 0

여행 중에는 못 느꼈었는데, 우리나라에 들어온 이후로 시원하게 볼 일을 보지 못했습니다.
보통은 낯선 곳에 가면 잘 안 나오던 응아도 집에 오면 잘 나오는데 말이죠.
외국에서는 화장실 가는 게 썩 달갑지 않았어도 잘만 나왔었거든요.
우리나라만큼 비데가 잘, 그리고 대중적으로 많이 설치된 곳도 없는 것 같에요.

유럽 사람들은 무슨 생각으로 응아하고 나서 바로 옆으로 엉거주춤 자리를 옮겨서 비데를 할 생각을 했을까요?
우리나라는 한 자리에서 그냥 올인원인데 말이죠.
왜 불편함을 감수할까요? 무슨 이유가 있나요?
응아와 비데기가 따로다 보니 공간도 그만큼 잡아먹게 되고요.
그냥 지금 응아하는 것에다 덧대기만 하면 되는데 말이죠.
우리나라 비데를 수출하면 짱일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거기다 얘네들 무슨 생각으로 화장실을 유료로 하는 걸까요?
관광지 입장료라는 게 이런 화장실까지 관리하라고 돈 받는 거 아닌가요?
화장실 한 번 사용에 3유로면 요즘 유로화로 치면 거의 4천 원 정도니 말 다했죠.
밀라노 대성당 화장실에 가려고 대충 2.5유로 정도 챙겨 가지고 갔더니 부족하다고 안 들여보내 주더라고요.
개 같이 벌어서 정승 같이 쓴다는 속담을 실천하기로 했습니다.
근처 맥도널드 매장 같은 곳에 들어가면 화장실이 있거든요.
화장실 문화 같은 걸 보면 우리나라가 훨씬 선진국처럼 보입니다.
아, 물론 깨끗하게 사용했을 때 얘깁니다.

그나저나 오늘은 시원하게 응아가 나오겠지요?
어제 저녁부터 뿡뿡이가 심상치 않게 나오네요.
즐거운 금요일입니다.
비가 많이 올거라네요. 우산들 꼭 챙기세요. ~^.^~

'보릿대...'의 아침단상 372

♥농부의 배려심♥

소설 '대지'의 작가 펄 벅이 1960년 우리나라를 처음 방문했을 때의 일입니다.
황혼에 경주 시골길을 지나고 있는데, 한 농부가 소달구지를 끌고 가고 있었습니다.
달구지에는 가벼운 짚단이 조금 실려 있었지만 농부는 자기 지게에 따로 짚단을 지고 있었습니다.
합리적인 서양 사람이라면 당연히 이상하게 볼 광경이었습니다.
힘들게 지게에 짐을 따로 지고 갈 게 아니라 달구지에 짐을 싣고 농부도 타고 가면 편했을 것입니다.

통역을 통해 펄 벅이 물었습니다.
"왜 소달구지에 짐을 싣지 않고 힘들게 갑니까?"
그러자 농부가 대답했습니다.
"에이, 어떻게 그럴 수 있습니까?
저도 일을 했지만, 소도 하루 종일 힘든 일을 했으니 짐을 서로 나누어져야지요."
펄 벅은 감탄하며 말했습니다.
"나는 저 장면 하나로 한국에서 보고 싶은 걸 다 보았습니다.
농부가 소의 짐을 거들어주는 모습만으로도 한국의 위대함을 충분히 느꼈습니다."

비록 말 못 하는 짐승이라도 존귀하게 여겼던 농부처럼 우리는 본디 배려를 잘하는 민족이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어떤가요?
'나만 아니면 된다'는 식의 이기적인 사고로 꽉 차 있지는 않은가요?
펄 벅이 만난 시골 농부의 이야기는 배려를 잃어버린 지금 우리에게 강한 울림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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