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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교양

이등병의 첫 번째 면회

작성자희망의미소(박영훈)|작성시간17.08.26|조회수127 목록 댓글 1

일하다 잠시 여유를 찾아서 서울역 앞을 내려다 보곤 합니다.
수많은 차량들로 항상 바쁜 곳이죠.
지난 수요일 을지훈련 간 민방위 훈련을 하는 싸이렌 소리가 요란해서 창밖을 내려다 보니 서울역 바로 앞은 텅 비었는데, 교차로에는 경찰들이 서 있고 차들의 운행을 막고 있습니다.
경찰들이 막고 있는 교차로에는 차들이 줄지어 서 있고, 그렇지 않은 서울역 앞은 텅 비었다는 얘깁니다.
그럴 수 있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면 별 거 아닐 수도 있지만 다른 면에서 보면... 글쎄요...

여행을 다녀왔더니 눈에 띄는 변화가 생겼습니다.
그 많던 택시들이 사라졌습니다.
염천교 저 뒷쪽까지 줄을 있는 대로 서 있었거든요.
그래서 최소한 한강을 건너갈 거리가 아니고서는 서울역 앞에서 택시를 잡기란 여간 눈치 보이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어쩌다 택시를 타야 할 때는 지나가는 택시를 잡곤 했었죠.
근데 달라도 너~무 달라졌습니다.
사무실에서 보면 기껏 대여섯 대 정도입니다.
많아야 10대를 넘지 않습니다.
어쩌다 없는 날이었겠지 싶어서 다른 날 다시 보고 또 다시 봐도 똑같습니다.
뭔 일이 있지 않고서야 이럴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수서역에서 출발하는 SRT도 생기고, 광명역에서 사당역이나 강남역 방향으로 셔틀버스도 생기고 해서 손님들이 눈에 띄게 줄었나요?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나요?
도시가 늘 그대로인 것 같아도 작은 변화에도 민감한 모양입니다.
도시는 살아 있습니다. ~^.^~

♥이등병의 첫 번째 면회♥

''... 이등병으로 명 받았습니다! 이에 신고합니다!''
부대에 신병 한 명이 들어왔다.
나이는 어리지만 씩씩하고 붙임성 좋은 녀석이었다.
''막내가 오니까 여기 분위기가 달라졌네!''

그러던 어느 날, 이등병의 첫 면회가 허가되었다.
''여자친구라도 오냐? 아니면 누나?''
''이뻐? 이뻐?''
선임들이 짖궂게 묻자 이등병은 웃으며 대꾸했다.
''아뇨, 이쁜 어머니가 오실 것 같아요.''
선임들은 이등병의 군복을 다려 주고, 군화를 광이 나게 닦아 주었다.
''면회 즐겁게 하고 와라, 인마!''

드디어 면회 날.
이등병을 이끌고 위병소로 내려갔던 분대장이 내무반으로 돌아와서는 갑자기 눈물을 쏟았다.
''어엇? 분대장 님, 왜 그러십니까?''
분대장은 면회를 하러 들어온 이등병의 어머니에 대해 목이 메인 채 설명했다.
얼굴을 뒤덮은 울긋불긋한 화상 자국.
한눈에 봐도 남루한 옷차림.
가난한 어머니가 챙겨온 것은 과자 한 봉지가 전부였다.
''차비 빼고 나니까 이거 하나 살 돈 밖에 없더라... 미안해, 아들...''
''... 엄마 봤으니까 됐어. 그리고 이거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과자잖아.''

분대장의 얘기에 내무반 사람들 모두가 숙연해졌다.
그리고 사람들은 갖고 있던 돈을 모으기 시작했다.
봉투 안에는 어느새 십 몇 만 원이 모였고, 분대장은 그 돈 봉투를 들고 가서 면회 중이던 이등병에게 급하게 쥐어 주었다.
''이걸로 어머니랑 근처 숙소 가서 하루 자고, 밥도 먹고 와.''
봉투 안에 담긴 것은 그저 돈이 아니었다.
이등병의 첫 면회를 응원하는 선임들의 마음이었다.
-뭉클_마음을 움직이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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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최강무쇠다리(양민성, 안양) | 작성시간 17.08.26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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