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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사회의 실상

농업 분조장대회와 포전담당제

작성자아놔 키스트|작성시간14.02.03|조회수477 목록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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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 분조장대회와 포전담당제<연재> 정창현의 ‘김정은시대 북한읽기’ (40)
정창현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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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2.03  00:3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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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역사상 처음으로 ‘농업 분조장대회’를 개최한다. <조선중앙TV>는 1월 31일 “전국 농업부문 분조장대회가 평양에서 진행된다”며 분조장대회 참석자들이 평양에 도착해 곽범기 노동당 계획재정부장과 리철만 내각 부총리 겸 농업상 등의 영접을 받았다고 전했다.

북한은 그동안 전국농업대회는 여러 차례 개최했지만, 협동농장의 최말단 조직책임자인 분조장만 모아 회의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첫 ‘농업 분조장대회’ 개최

북한의 ‘분조장대회’ 개최는 어느 정도 예상된 행보다. 북한은 지난해 1월 ‘세포비서대회’를 시작으로 전국경공업대회(3월), ‘중대장.중대정치지도원대회’(10월), ‘군 보위일꾼대회’(11월), ‘건설부문일군대강습대회’(12월), ‘인민군수산부문열성자회의’(12월), ‘인민군 초병대회’등 당과 군을 비롯해 각 부문의 기층조직을 강화하는 대회 및 회의를 개최해왔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김일성 주석의 ‘농촌테제’ 발표 50주년을 언급하며 “농업을 주타격 방향으로 확고히 틀어쥐고 농사에 모든 힘을 총집중해야 한다”라고 강조한 만큼 협동농장의 기층단위인 분조장회의 개최는 예정된 수순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북한은 지난해 12월 28일 이례적으로 2014년 농사만 단일 안건으로 다룬 전원회의 확대회의를 열고 각 협동농장에서 분조장을 능력 있는 농장원으로 구성하고 그들의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됐다.

북한은 이번 ‘분조장대회’를 농업분야의 경제관리방법을 개선 완성하고 포전(圃田, 논밭)담당제를 확대 실시하는데 중요한 계기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신년사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은 “우리는 우리 식 사회주의경제제도를 확고히 고수하고 근로인민대중이 생산활동에서 주인으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도록 하는 원칙에서 경제관리방법을 끊임없이 개선하고 완성해나가며 여러 단위에서 창조된 좋은 경험들을 널리 일반화하도록 하여야 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이러한 언급은 농업분야의 개선(개혁)정책이 두 가지 원칙에 기초해 추진될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 북한의 협동농장 운영은 초기의 작업반 중심에서 분조 중심으로 변화됐고, 김정일시대에 들어와서는 분조 산하에 포전담당제를 도입해 작업단위를 더 축소하고 있다. 사진은 남포특급시 강서군에 있는 청산리협동농장의 조직도. 이 조직도에는 표시돼 있지 않지만 각 작업반 밑에서는 분조가 조직돼 있다. [자료사진 - 민족21]

첫째, 생산수단에 대한 사회주의적 소유를 그대로 유지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철(직책 미상)은 조선노동당 이론지 《근로자》에 기고한 글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경제관리는 소유제도, 경제제도의 변화발전에 적극적인 작용을 한다. 어떤 경제관리체계와 방법을 적용하는가에 따라 사회의 경제제도가 공고발전할 수도 있고 변질, 파괴될 수도 있다. …집단주의를 사상적 기초로 하는 사회주의경제제도에서는 경제관리방법이 집단주의에 기초하고 그것을 실현하는데 복무하는 경제관리방법으로 되어야 한다.”(김철, 〈우리 식의 경제관리방법을 개선완성하는데서 견지하여야 할 원칙〉《근로자》2013년 10호)

변화된 환경과 현실적 조건, 경제건설 목표에 따라 경제관리방법이 변화돼야 하지만 집단주의적 소유관계 자체가 변화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농업분야에 한정해서 본다면 소유관계가 개인에게 넘어가는 ‘개인영농제’ 도입은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둘째, 농장원들이 농장포전을 자기 포전처럼 생각하면서 주인답게 일해 나가도록 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개인 텃밭(30~40평)에는 정성을 기울이지만 공동경작지에는 소홀히 하는 경향을 없애겠다는 뜻이다. 농민들의 실질적 수입을 늘려 농민들의 생산의욕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북한은 2012년부터 분조 단위로 생산, 결산하는 분조관리제를 강화하고, 농민들의 책임성을 높이기 위해 분조 산하에 ‘포전담당제’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지난해 신년사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이 직접 경제관리방법 개선을 강조하고, 시범적으로 포전담당제를 실시한 협동농장에서 증산효과를 거두었지만 이를 전국의 협동농장으로 확대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포전담당제란?

포전담당제는 3~5명의 농민에게 하나의 포전(일정한 면적의 논밭)을 맡겨 생산의욕을 높이는 방안이다. 북한은 2002년 협동농장 및 기업소의 자율성 확대 등을 담은 이른바 ‘7.1 경제관리 개선 조치’를 시행한 뒤 2004년 초 황해북도 수안, 함경북도 회령 등지에서 포전담당제를 시범적으로 시행했다. 당시 김용술 무역성 부상은 2004년 12월 <조선신보>와 인터뷰에서 협동농장 분조를 더 작은 단위로 하는 포전담당제가 시범적으로 도입됐다고 밝히고 “2002년 이후 토지사용료와 비료, 디젤유, 농약, 종자 등 농업경영에 들었던 비용을 내놓고 나머지는 분조 단위에서 마음대로 쓸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포전담당제 도입은 계획경제의 강조, 협동농장 간부들의 소극적 태도 등으로 확산되지 못하고 중단됐다. 그런데 지난해 4월 18일 조선노동당 기관지 <로동신문>은 ‘분조관리제’를 강화하자며 ‘포전담당제’ 실시를 다시 언급했다.

“포전담당제를 분조의 구체적 실정에 맞게 실시하고 매일 로력일 평가사업을 정확히 진행하며 농업근로자들에게 일한 것만큼, 번 것만큼 분배몫이 정확히 차례지도록 하여야 한다.”

4개월 뒤 조선노동당의 이론지 《근로자》(제8호)도 ‘분조관리제’를 설명하며 포전담당제를 거론했다. 시범적으로 도입했던 포전담당제를 전역의 협동농장에 확대 실시하기로 결정했다는 사실을 북한 당국이 공식 확인한 셈이다.

북한의 언론매체들은 각지 협동농장들에서 “분조관리제를 철저히 집행하고 포전담당제를 합리적으로 도입함으로써 농장원들 속에서 자기가 맡은 포전에 대한 책임과 자각이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포전담당제를 실시하면서 10~25명으로 구성된 분조를 다시 3~5명 단위로 나눠 일정한 규모의 포전을 맡아 농사를 짓게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3~5명으로 구성된 농장원들이 “포전마다 씨뿌리기부터 수확에 이르는 모든 농사과정을 책임지고 진행”하게 됐고, 연말에 이뤄지는 ‘결산분배’도 이 단위의 성과에 따라 차등적으로 이뤄지게 됐다.

북한에서 농업의 기본단위인 협동농장의 관리운영은 농장관리위원회가 담당한다. 협동농장 생산조직의 기본단위는 작업반이다. 협동농장의 작업반은 일정한 경지, 노동력 및 작업도구를 가지고 계획목표로 부여된 연간 생산과제를 수행한다. 작업반은 몇 개의 분조로 다시 나눠져 있으며 분조 단위로 농사를 짓는다.

김정일체제가 공식 출범한 2012년 북한은 “지대적 특성에 맞게 분조 수와 노력자수(인원), 토지면적을 바로 규정해주어야 한다”며 “그에 따르는 알곡생산계획을 알려주고 그 수행을 위한 기술적 지도를 강화하는 동시에 농기계, 영농자재들을 제때에 보장해주며 분조 호상(상호) 간 알곡증산경쟁의 열풍을 일으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 1960년 청산리협동농장이 작성한 작업반과 분조의 경쟁 및 평가체계에 대한 내용. [자료사진 - 민족21]

북한 언론들은 각 지역 협동농장들에서 분조 마다 “노동과 실적에 맞게 정확한 현물분배가 실시되도록 하는 새로운 조치”가 실시됐다고 언급했다. 여기서 언급된 ‘새로운 조치’의 핵심이 포전담당제인 셈이다. 분조 단위의 경쟁을 활성화 해 생산증산을 이루고, 분조 단위로 차등적으로 분배한다는 원칙을 강화하면서, 분조 단위의 생산증산을 위해 분조 산하에 포전담당제를 도입한 것이다. 3~5명 단위로 포전담당제를 실시함으로써 분조 내에서의 상호 경쟁을 강화하고, ‘건달꾼’(적당히 일하고 같은 분배를 받는 사람)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50명 단위의 작업반보다는 10~25명 단위의 분조가, 분조보다는 3~5명 단위의 포전담당제가 ‘건달꾼’을 없애고 농민들의 자발성과 노동생산성을 높이는데 유리하다는 판단인 셈이다.

형태적으로 보면 3~5명 단위로 포전담당제가 실시되기 때문에 ‘가족영농’이 가능하게 됐다. 북한 당국도 ‘가족영농제’로 가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그런 측면에서 포전담당제는 중국의 ‘가정책임경영제’와 비슷한 형태를 띠고 있다. 중국은 가족적인 유대와 이해관계를 이용해 농업 증산을 꾀해 ‘가정책임경영제’를 도입했고, 이것의 성공을 토대로 1인 개인영농제로 이행했다. 그러나 국가소유의 토지에 대한 점유권을 개인에게 부여(50년간)하고 개인의 점유권을 매매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시장경제 확산에 결정적 요인이 되었던 ‘중국식 개인영농제’를 북한이 그대로 도입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없다.

이와 관련 북한의 경제학자들은 ‘분조관리제 안에서의 포전담당제’가 “농민들이 포전을 자기 집 텃밭처럼 여기고 주인답게 일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다른 나라의 언론, 학자들이 소수인원으로 포전을 담당케 하는 농사방법을 ‘개인농’ 또는 ‘자본주의’의 개념과 연계해 평가하는 경향에 대해 반박하고 있다. 포전담당제가 ‘개인농’으로 가는 중간 단계가 아니라 ‘농민들의 책임성과 주인의식’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농업 분조장대회’를 여는 두 가지 이유

포전담당제가 도입됐지만 북한 협동농장의 최말단 근로공동체는 여전히 분조라고 할 수 있다. 농장원들은 자신들이 맡은 포전을 책임지고 경작하는 동시에 분조 단위의 공동작업에도 참여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포전담당제 정착에는 분조장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하다. 북한이 ‘농업 분조장대회’를 개최하는 첫 번째 이유다.

  
▲ 평양 칠골농장에 있는 ‘모내기 사회주의경쟁도표’. 이 농장에는 주로 곡물생산을 하는 3개의 농산작업반(각 53~56명으로 구성)이 있고, 그 산하에 각각 4개의 분조가 조직돼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평양시민들에게 남새(야채)를 제공하는 칠골농장에는 8개의 남새작업반(각 32~56명으로 구성)이 조직돼 있고, 이외에 3개의 농산작업반, 1개의 과수작업반(32명), 1개의 축산작업반(12명), 1개의 기계작업반(14명) 등이 설치돼 있다. [자료사진 - 민족21]

북한은 황해남도 재령군 삼지강협동농장 등 포전담당제를 시범 도입한 협동농장들에서 300% 내외의 증산효과를 낸 것으로 전해진다. 심지강협동농장의 경우 지난해 벼농사에서 정보당 800kg의 증산 성과를 거뒀다고 한다.

그러나 2004년 시범 도입됐다 흐지부지됐던 경험에서 알 수 있듯이 포전담당제가 안착되고 전국적으로 확대되기 위해서는 관료주의와 협동농장의 소극적 태도 등을 넘어야 한다. ‘농업 분조장대회’를 여는 두 번째 이유다.

심지강협동농장의 리혜숙 관리위원장이 지난해 <조선신보>와 인터뷰에서 “포전담당제의 실효성에 대하여 처음에는 물음표를 달고 있었”지만 “지금은 포전담당제의 생활력을 확신하게 되었다”면서, 그 이유로 “농장원들의 책임성이 배가되는 현실을 체험하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말은 역설적으로 포전담당제의 실효성에 ‘물음표’를 달고 있는 협동농장들이 여전히 많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북한 당국 입장에서는 포전담당제가 일회성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시행될 것이라는 정책적 신뢰를 확보하고, 협동농장과 농장원들의 실질 수입 증대에 기여할 수 있다는 확신을 줘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특히 포전담당제가 안착되기 위해서는 군(郡) 협동농장경영위원회, 협동농장관리위원회 간부들의 관료주의와 반대를 넘어서야 한다. 북한의 농업관리체계는 농업성-도 농촌경리위원회-군 협동농장경영위원회-협동농장관리위원회로 이어지는 체계로 이뤄져 있는데, 분조관리제 강화와 포전담당제 실시 방침이 나오면서 군 협동농장경영위원회와 협동농장관리위원회의 간부들 사이에서 반대 분위기가 조성돼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분조관리제와 포전담당제 실시로 자신들의 일자리가 없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한 대북전문가는 “협동농장 경영위원회와 관리위원회 전임 간부들은 자리가 축소될 것을 우려하고, 농장원들은 이들 전임 간부들이 줄어들지 않으면 자신들의 실제 분배몫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동시에 제기되면서 분조관리제와 포전담당제 도입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현재 농업관리 개혁의 경우 중간 관리자의 반발이 가장 큰 걸림돌이지만 만약 중간 관리자가 포전담당제를 도입하지 않을 경우 생산량이 높아진 다른 시범 협동농장과 자연스레 비교가 되기 때문에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시대에 들어와 북한은 분조관리제 강화와 포전담당제 실시라는 새로운 농사방법, 시장가격에 준하는 수준으로의 수매가격 인상, 분배 곡물의 자유로운 처분권 부여 등의 새로운 분배방식을 농업분야에 도입, 정착시키려 하고 있다. 또한 생산계획량을 현실에 맞게 조정하고, 협동농장에 작물 선택 및 토지이용에 대한 선택권을 대폭 이양했다.

이번에 열리는 ‘농업 분조장대회’가 이 같은 북한의 새로운 농업정책을 좀더 구체화하고,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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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아놔 키스트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02.03 이로서 북조선이 자본주의 경제방식을 도입한것이냐 아니냐의 논란은

    종식된것으로 보입니다.

    비단 농촌경제뿐만이 아니라 전 사회에걸쳐 만연한 매너리즘을 타파하기 위한

    개선조치일 뿐이지 경제개혁을 위해 자본주의식 경쟁제도를 도입하였다는 허무맹랑한 주장은

    더이상 없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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