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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사회의 실상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에 선출된 윤춘화 관리위원장

작성자정론직필|작성시간14.08.13|조회수1,189 목록 댓글 8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에 선출된 윤춘화 관리위원장<연재> 정창현의 ‘북녘 여성을 만나다’ (16)
정창현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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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8.11  10: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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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대 후반에 청산협동농장 책임자가 된 윤춘화 관리위원장. [자료사진 - 민족21]

지난 3월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에서 남포시 강서구역 청산협동농장의 윤춘화(44) 관리위원장이 대의원으로 선출됐다. 2008년 청산협동농장의 관리위원장이 된지 6년만이다.

처음 만났을 때 “이제 청산협동농장의 관리위원장이 되셨으니 다음 최고인민회의(남쪽의 국회에 해당) 선거 때는 대의원으로 선출되겠습니다”라고 하자 윤 관리위원장은 “벌써부터 걱정입니다. 내가 국가운영에 참여해서 잘 할 수 있을지”라고 대답했다. 통상적으로 청산협동농장 관리위원장은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으로 선출돼 왔기 때문에 자신도 그렇게 될 것이라는 점을 예상하고 있었던 셈이다.

그녀를 처음 만난 것은 2008년 6월 25일이었다. 이날 오후 2시 평양을 벗어나 평양­남포간 고속도로를 20km 정도 달리자 오른쪽으로 청산협동농장이 눈에 들어왔다. 협동농장의 관리위원장과 관리부위원장, 해설강사가 나와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2년 전에 만났던 관리위원장과 해설강사가 아니다. 옆에 있던 민족화해협의회의 관계자가 “관리위원장이 최근에 바뀌었습니다”라고 귀띔했다.


30대 후반의 나이에 관리위원장에 선출


  
▲ 북한의 대표적인 모범 협동농장인 청산협동농장 체계도. [자료사진 - 민족21]

  
▲ 청산협동농장사적관 해설강사가 농장의 연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자료사진 - 민족21]

협동농장을 방문하기 전 고명희 관리위원장청산리혁명사적관 윤옥 해설강사를 인터뷰하기로 질문지까지 보냈는데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먼 곳까지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윤춘화 관리위원장이 반갑게 인사를 했다.

□ 언제 부임하셨습니까?

■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30대 후반의 나이에 북한을 대표하는 협동농장의 책임자라는 중책을 맡은 셈이다.


□ 전임 고명희 관리위원장께서는 다른 곳으로 가셨나요?
■ 농업부문을 보는 더 높은 단위로 승진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지는 않았지만 평안남도 농촌경리위원회로 자리를 옮긴 듯했다. 윤 관리위원장의 세대주(남편)도 농촌경리위원회 간부로 활동하고 있다고 했다.

□ 원래 강서 출신인가요? 아니면 세대주와 결혼하면서 이곳으로 시집을 왔나요?
■ 이곳 강서에서 나서 공부하고 자랐습니다. 청산중학교를 나온 후 농장원이 됐고, 지난해까지 제6작업반장으로 일했습니다.


중매로 농촌경리위원회에서 일하는 남편과 결혼


  
▲ 2008년 방북 당시 윤춘화 청산협동농장 관리위원장과 만났다. [자료사진 - 민족21]

□ 세대주와는 어떻게 만나 결혼하셨는지요?
■ 세대주도 이곳 출신입니다. 지금은 많이 달라졌지만 내가 결혼하던 10년 전에는 중매로 결혼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요.

관리위원장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특별한 자격이 있어야 합니까?
무엇보다도 농장원들의 신임을 받아야죠. 능력도 있어야 하고….


작업반장에서 관리부위원장을 제치고 관리위원장으로 승진한 것을 보니 농장원들의 신임도 높고, 능력도 인정받은 모양입니다”라고 하자 윤 관리위원장은 약간 상기된 얼굴로 웃기만 했다. 말은 별로 없지만 ‘뚝심 있는 여장부’의 인상이 풍겼다.

청산협동농장은 500여 세대, 2,500여 명으로 구성돼 있고, 이 중 농장원은 600여 명이다. 농산반, 과수반 등 17개의 작업반으로 나눠져 있고, 경지면적은 1,000여 정보가 된다. 그중 논이 600정보(180만 평), 밭과 과수원이 400정보(120만 평)다. 각 작업반 별로 여러 개의 분조가 있어 약 70개의 분조를 두고 있다. 과거에는 작업반 중심이었지만 지금은 분조 중심으로 계획과 생산, 분배가 이뤄진다.

□ 협동농장 관리위원장으로 2,500여 명의 살림을 돌보려면 굉장히 바쁠 것 같은데, 집안 일을 세대주께서도 잘 도와 주시나요?
■ 서로 도우며 일하고 있습니다. 세대주도 사업을 하다보니 바쁜 편이죠. 딸아이가 하나 있는데, 협동농장 안에 탁아소와 유치원, 소학교가 다 갖춰져 있어 아이 키우는데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농장에서 운영하는 탁아소와 유치원도 둘러볼 수 있나요”라고 하자 “일 없습니다”라고 안내를 해줬다. 북한의 각 협동농장에는 탁아소, 유치원, 소학교, 중학교가 갖춰져 있다. 유치원은 낮은반 1년, 높은반 1년으로 2년 과정이다. 윤춘화 관리위원장의 안내로 유치원 높은1반 교실에 들어서자 아이들이 교양원의 지도로 국어책을 읽고 있었다.

  
▲ 청산협동농장 유치원생들이 수업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 민족21]

□ 청산협동농장에는 몇 명이 유치원에 다니고 있습니까?
■ 170명 정도 됩니다 낮은반이 세 개 반, 높은반이 세 개 반으로 되어 있고, 한 반에 30~40명의 어린이들이 배우고 있지요.


□ 유치원에서는 어떤 교육을 시키고 있나요?
■ 유치원은 지적 발전이 시작되는 시기의 어린이들에 대한 보육과 교육교양을 동시에 진행하면서 학교교육의 기초를 닦아주는데 중점을 두고 있지요. 어린이들의 심리적 특성에 맞게 학습과 건강에 신경을 써, 정서생활을 위해 체조와 몸 단련도 시키고 말과 글, 노래와 춤도 배워주며, 새참과 점심도 먹이고 낮잠도 재웁니다.


□ 통상 교육시간은 어떻게 됩니까?
■ 8시에 유치원에 나오면 12시까지 오전 교육을 받은 후 2시간 동안 점심시간이고, 2시부터 6시까지 오후 교육이 이뤄집니다. 오전에는 주로 ‘김정일 원수 어린시절’, ‘셈배우기’, ‘글자배우기’ 등 교양교육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고, 오후에는 무용, 체조, 악기 등 예체능 중심으로 가르치고 있습니다.


□ 유치원 교육을 맡고 있는 교양원들은 어떻게 양성됩니까?
■ 일반적으로 교양원이 되려면 평양과 각 도.시에 설치되어 있는 3년제 교원대학 교양원과를 졸업하거나 도.시.군에 설치되어 있는 1년 과정의 교양원양성소를 나와야 합니다.


협동농장의 유치원은 10일유치원이다. 북한의 유치원은 1일유치원과 주(週)유치원, 10일유치원으로 나뉜다. 1일유치원은 동과 리, 기관, 기업소들마다에, 주유치원은 주요 공업지역과 도시에서 교원, 기자 등 출장이 많은 여성들의 자녀들을 대상으로 한다. 10일유치원은 각 협동농장에 만들어져 있다.

북한에서는 탁아소와 유치원을 ‘학령(취학) 전 어린이들의 보금자리’라고 부른다. 북한의 탁아소와 유치원은 중앙부터 지방까지 일관된 관리운영체계에 따라 모든 보육교양사업이 정규화, 규범화되어 있는 특징을 갖고 있다. 또 “탁아소와 유치원들에서는 대상 어린이들을 빠짐없이 조사등록하고 그들을 입소, 입학시키는데 필요한 보육교양 조건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청산협동농장의 탁아소와 유치원을 둘러보니 1990년대 ‘고난의 행군’과 같은 최악의 경제상황은 벗어났지만 평양에 있는 탁아소, 유치원과는 교육환경에서 큰 격차가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올해부터 ‘과학농사’ 전면 도입


  
▲ 청산협동농장의 종합복지시설인 청산원의 이용실 모습. [자료사진 - 민족21]

유치원 옆에 있는 청산원에 들어서니 목욕탕과 이.미용실, 상점 등이 눈에 들어왔다. 

“청산원은 농장원들을 위한 복합편의시설로 2006년 봄에 건립했습니다. 한번에 50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목욕탕과 사우나는 물론 텔레비전과 녹음기, 녹화기(비디오)를 고쳐주는 수리점과 양복과 조선옷(한복)을 맞춰주는 의상실을 갖추고 있습니다.”

청산원 앞 농지에는 옥수수와 벼가 자라고 있었다. 윤 관리위원장은 “올해 농사가 잘 될 것”이라고 낙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관리위원장으로 사업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습니까?”라고 묻자, “어려움은 없습니다. 다만 맡은 일을 잘 해 신임에 보답할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라고 대답했다.


□ 북한이 경제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농업분야에서 곡물생산량을 결정적으로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앞으로 5년 동안 청산협동농장의 목표는 무엇입니까?
■ 꾸준히 종자를 개량하고, 이모작을 늘려나갈 계획입니다. 먼저 올해 지난해보다 많은 수확량을 얻는 것이 과제입니다.


2006년에 두 번 방문하고, 2년 만에 다시 방문한 청산협동농장은 그 사이에 많은 변화를 시도하고 있었고, 이후 컴퓨터실도 갖추고 ‘과학 영농’을 위해 힘쓰기 시작했다. 올해부터는 시범적으로 시행하던 ‘과학농사’를 전면적으로 도입했다. 종전보다 종자와 비료 등 농자재가 적게 드는 재배 방법과 생산성이 향상된 종자를 쓴다고 한다. 젊은 관리위원장이 취임한 후 최근 북한 당국의 경제개혁 조치와 어우러져 청산협동농장이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셈이다.


http://www.tongi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08491





□ 관리위원장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특별한 자격이 있어야 합니까?
■ 무엇보다도 농장원들의 신임을 받아야죠. 능력도 있어야 하고….




위 말의 의미가 무엇일까요?


북한에서 출세하려면.....당간부나 최고지도자인 김정은에게

잘보여야 하는 것이 아니라.....자신의 조직원들로부터

높은 신임을 받아야만 하는 모양이군요.


그러니까.....북한의 협동농장 및 기업소들의 사장인 관리위원장이 되려면

당간부들에게 잘보일 필요가 없고, 그저 조직구성원들로부터 신임만 받으면

되는 구조인가 보군요.


반공교육적 내용에 의해 얼핏 생각하면.....

북한사회란 그저 고위직 당간부에게 잘보이거나 뇌물을 바쳐

모든 직책을 당간부들이 마음대로 임명하는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라....자신이 속한 집단의 조직원들로부터

높은 신임을 받아야만 높은 직위로 출세할 수 있다는 말인데...


그렇다면 신임을 잃은 관리위원장이나 지배인은

쫒겨날 수도 있다는 말로 해석되는군요.


북측 국회의 대의원이라고 하는 것도 결국

그런식으로 하층 구조에서부터 신임으로 선출되는 모양이군요.


예컨데, 협동농장에서는 조직원들의 신임을 가장 많이 받는 사람이

관리위원장이니....당연히 대의원 후보로도 선출되겠군요.


그러니 만장일치로 후보가 되고, 

100% 찬성 투표가 되는 모양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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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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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빨간불 | 작성시간 14.08.13 잘 보아네요 자신의 동료에게 신임 받아야 한다
  • 작성자마이초보 | 작성시간 14.08.13 미국의 배심원 제도도 만장일치가 되어야만 판결이 나오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Freudo | 작성시간 14.08.13 옛날 영화 <12 angry men>에 보면 배심원들이 만장일치로 가는 험난한 과정이 잘 그려져 있죠.
  • 작성자이음새 | 작성시간 14.08.24 위의 기사를 보니까
    청산협동농장의 경우는
    매우 바람직하게 운영되는 것 같습니다.
    청산협동농장은 1960년 2월 김일성이 15일간 직접 현지지도한
    북한의 가장 대표적인 협동농장입니다.
    청산협동농장의 운영 사례를
    모든 협동농장에 적용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
    우리 나라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운영되는 농촌 마을의 사례를 모든 농촌마을에 적용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어쨌든
    북한의 협동농장은 지난 30여년 가까이 매우 열악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농장원이라고 하더라도 농장에 나가 일하기보다는 장사에 더 신경쓰거나 개인소유가 인정되는 텃밭과 뙈기밭에
    더 정성을 쏟았으니까요.
  • 답댓글 작성자이음새 | 작성시간 14.08.24 북한의 농민들은 2012년 현재까지도
    일년 내내 이밥 한번 구경 못하고 강냉이죽으로만 연명할 정도로 매우 가난합니다.
    다행히
    김정은의 2012년 6.28조치로 인해
    가족 단위의 자율책임영농제도(포전담담제라고도 함)가 시범적으로 시행되면서
    농민들에게도 희망의 빛이 보이기 시작했지요.
    이 포전담당제는 아직 전국적으로 전면 확대 시행되고 있지는 않지만
    해당 시범 지역 농민들의 반응은 한 마디로
    "이게 웬 횡재냐?!"
    라고 할 정도라고 합니다.
    최근 뉴스를 보니까
    생산물의 분배도 기존에 알려진 것처럼 국가 7, 개인 3이 아니라,
    국가 4, 개인 6이라고 하니
    농민들의 기대는 과거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되어 있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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