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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애플 신사옥 건립과 건설산업 혁신 - 잡스는 건설산업도 변화 시키는군요!

작성자너말이오|작성시간12.02.23|조회수5,330 목록 댓글 9

 

 

 

 

이복남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2015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21세기 최첨단 오피스빌딩을 보게 될 전망이다. 사업명 ‘애플 캠퍼스 2(Apple Campus 2)’로 건물의 연면적 8만평(26만㎡), 4층 높이의 오피스빌딩이 완공될 예정이다. 스티브 잡스는 사망 전 세계 최고의 사무실 환경을 갖추겠다고 선언하고 설계를 주문했다. 건물 외관이 우주선이 착륙하는 모습이라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기존 건물 26개동을 허무는 데서부터 완공까지 걸리는 기간은 26개월이다. 총투자비 약 4조2000억원으로 평당 건축비가 5000만원 이상이다.

 잡스는 없지만 신사옥 건설은 예정대로 잘 진행되고 있다. 준공되면 상주인력 1만3000명이 이 건물에서 근무하게 된다. 준공과 동시에 미국은 물론 전 세계 건설산업 및 건설공사에 미칠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 설계단계이긴 하지만 세계 건설산업에 던질  충격에 대해 미리 가늠해 보자.

 첫째, 발주자인 스티브 잡스의 명쾌한 주문이다. 사옥은 애플사 비전이 담긴 세계 최고의 사무실이 돼야 한다는 주문이다. 선언적으로 보이지만 건물의 계획과 설계, 건설 및 운영 등 모든 것이 아이패드에 버금갈 만큼 혁신적이지 않으면 불가능한 주문들이 많다. 외양, 에너지 사용량, 사무실 환경, 동선, 마감처리, 공사기간 등 현재 존재하는 기술과 프로세스 수준으로는 불가능한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잡스는 애플사에 맞는 주문을 했고 주문을 맞추기 위한 기술과 자금 수요에 대해서는 관대했다. 다만 건설공사 기간만큼은 타협하기 어려울 정도로 엄격했다. 신제품을 만들어 내면서 잡스가 제품개발 기간을 단축한 살인적(?) 노력을 건축공사에도 그대로 적용하고자 한 것이다. 잡스는 건설 공기 24개월을 제시했고, 이에 건설회사는 최소한 28개월은 되어야 한다고 버텼지만 결국 26개월로 잠정 합의를 봤다. 월 평균 소화액이 1600억달러 이상이어야 가능한 공사기간이다.

 둘째, 공사기간을 맞추기 위해 도입한 방법이다. 현장 직접시공은 최소화시키고 구조물과 설비시공은 거의 100% 사전조립(prefabrication) 및 사전제작(precast) 방식을 택했다. 우주선 모양의  외관은 보기에는 좋지만 시공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ling)’ 활용이다. BIM을 통해 설계와 시공 간의 간섭과 시차를 거의 없앴다. BIM 도입으로 작업관리를 일일 및 근로자 개인단위로 할 수 있게 만들어 건설공사에서 발생 가능한 낭비를 없애는 ‘린(Lean) 건설’ 환경을 만든 것이다.

 셋째, 외부에너지로부터의 독립성과 100% 친환경에너지 사용이다. 우주선 모양 건물의 지붕은 100% 태양전지판으로 덮어 필요한 에너지를 100% 생산 및 자체 조달한다는 전략이다. 탄소 제로 건물이 탄생하는 셈이다.

 넷째, 설계단계에서부터 설계사, 엔지니어링사, 종합건설회사, 전문시공회사, 주요기자재 공급회사 등을 미리 선정해 수개월간 작업계획은 물론 회사별로 역할 분담을 명확하게 구분한 것이다. 도요타자동차가 처음 도입했던 린 생산 방식을 가능하게 했던 공급가치사슬(SCM)이 건설공사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낸 것이다.

 다섯째, 국내는 물론 해외 건설시장에서도 화두가 되고 있는 ‘BIM’, ‘린건설’, ‘SCM’ 등이 상호 보완적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통합발주방식(IPD) 도입이 필요했다. 이 방식 도입이 가능해지기 위해서는 발주자는 물론 모든 사업 참여자 간의 신뢰성이 확보돼야 하며, ‘호혜원칙(win-win)’의 환경기반 조성이 필수적이다. 즉, 권한과 책임, 이익배분이 명확하게 정립되지 않으면 다양한 사업참여자들이 동일한 목표 아래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애플 신사옥 건설에 도입된 방식들이 국내는 물론 전 세계 건설시장에 던지는 시사점도 클 것으로 보인다. 우선 공사기간에 대한 무한경쟁 시대가 열리게 됨을 예고한다. 공사기간을 단축시키기 위해서는 전통적 건설공법이 제조업 방식으로 이동해야 하는 불가피성을 받아들여야 한다. 둘째, 각기 다른 시각에서 보고 있는 ‘BIM’, ‘린건설’, ‘친환경건설’, ‘SCM’, ‘IPD’를 한 방향으로 융합시킬 시각이 필요하다. 생산 신기술과 프로세스, 제도기반 등이 동시에 가능한 방식들이기 때문이다. 셋째, 건설은 타 산업과 다르기 때문에 안 된다는 사고를 빨리 버려야 한다. 조선, 자동차산업과 시공간을 초월하는 생산방식이 충분히 가능해진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 점을 건설산업에서 수용하지 못할 경우 IT와 제조업이 건설산업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넷째, 발주자에게 요구되는 무한 변신이다. 발주제도가 기반 환경과 무관하게 주문으로만 일관됐던 방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첨단 생산방식이 가능해지기 위해서는 발주방식의 혁신 또한 불가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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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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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大釜山蕃昌記 | 작성시간 12.02.26 사옥 짓는데 4조2천억을 낭비하는 회사는 미래가 어두울 것 같습니다. 잡스도 없는 애플이 과연 몇년이나 버틸까요?
  • 답댓글 작성자너말이오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2.02.28 흠. 근데 이 사옥 계획은 잡스가 모두 계획해 놓은 것 이었습니다. 자서전을 보면 잘 나와 있는데요.. 제 생각에는 애플은 전세계 최고의 일터이자 꿈을 창조하는 공간을 만들어 전세계의 많은 천재들과 인재들이 선망하고 동경해서 입사하게 하려는 목적과 자신들의 성공을 과시하려는 등의 복합적인 이유인것 같습니다. 이곳은 사옥이라기 보다 조그마한 그들의 도시라는 표현이 더 맞을지도 몰라요. 저 건물은 펜타곤 보다 크고 성베드로 성당이 원 안에 들어갈수 있다고 합니다. 어찌됐건 잡스라는 구심점이 없어지긴 했지만. 애플의 임원 이상급은 정말 대부분 천재같이 비범한 인물들 이라고 하는데 현재 ceo 인 팀쿡의 온화함으로 잘
  • 답댓글 작성자National6 | 작성시간 12.03.01 애플이 무슨 중소기업체로 아시나.. 현금보유금도 삼성,LG 합친 것보다 훨씬 많습니다.
  • 작성자너말이오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2.02.28 이끌어 갈것 같기도 하지만 무엇이든 영원한건 없겠죠? ^^
  • 작성자might wing | 작성시간 12.03.02 별로 혁신이라고 할것까지없는 디자인인데 애플이라고하면 무조건좋타고하는사람이 많아서 참 내가볼땐 빛 충돌시켜서 원소인가 뭐 분리시키는 실험실로밖에 안보이는데 .. 한국 포항에도 저런건물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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