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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K-리그 드래프트 존폐 논란에 관한 의견 정리 -2-

작성자사월|작성시간10.08.18|조회수186 목록 댓글 0

안녕하십니까 '-' 


지난 8월 11일 K-리그 드래프트 존폐 논란에 관한 의견 정리 -1-을 올렸던 부산빠냥꾼입니다.


8월 11일자 글에서 저는


'과연 K-리그 드래프트를 폐지한다면 K-리그가 더 발전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왜 K-리그 드래프트를 폐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인가?'


위와 같은 질문의 답을 구하고자 쟁점을 잡고, 이를 분석하는 방향으로 글을 쓰겠다고 서두에 밝힌바 있습니다.


(8월 11일자 글 링크 : http://cafe.daum.net/soccerworldcafe/docO/1576

혹여 8월 11일자 글을 못보신 분들이 있을까봐 링크를 걸어둡니다.


1번째 글에서 저는


쟁점1. 유소년 선수들이 드래프트를 거부하고 J리그로 가려는 이유는 무엇인가?


를 어설프나마 분석했던 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2번째 글에서는 이어서


쟁점2. 왜 K-리그 수뇌부 들은 드래프트 제도를 폐지하지 못하는가? 

 

결론 : 드래프트는 폐지되어야 하는가? 존치되어야하는가?


에 대하여 논하고자 합니다.


- 쟁점 2 : K-리그에서 드래프트를 폐지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

 

이 쟁점에서, 제가 취하는 방법은 K-리그 드래프트를 폐지할 때 도입될 '자유계약금 제도' 에서 K-리그의 중심세력,

즉 구단들이 직면하게될 문제가 무엇이기에 이들이 드래프트 제도를 폐지하지 못하는지를 분석하는 것을

중심으로 논의를 전개하고자 합니다.

 

1. 학원축구 관계자와 프로팀 관계자의 커넥션

 

http://sports.media.daum.net/soccer/news/breaking/view.html?cateid=1027&newsid=20071108152616749&p=yonhap

 

일단 위의 링크 기사를 읽고오시면 보다 명료하게 이해가 가능하실 것입니다.

(2007년 4월 기사입니다만, 사건 시점은 2003년 ~ 2006년, 즉 자유계약제 하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 참고로 말씀드리면, 2006년은 K-리그 드래프트가 부활한 해이나 2005년에 이미 계약금을 지불하고 선계약을 체결했던 선수들은

우선지명 형식으로 구단에 입단 가능토록해, 2006년은 자유계약제와 드래프트의 과도기 형태에 있었습니다.

 

간단히 위 기사를 요약하면

모대학 축구부 김모군을 비롯한 수명의 선수가 프로팀 입단을 확정지으면서, 그 대가로 해당 대학 축구부 감독을 비롯,

체육부 임원진들에게 수억원의 사례금을 지불한 것이 적발되어, 감독, 체육부장 등 수명이 구속된 사건입니다.

 

학원 체육계 비리에서 가장 흔한 유형입니다만, 이 사례를 특별히 언급한 이유는 '프로 이적 동의 대가'로 수억의 사례금이 뿌려졌다

는 점, 학원 축구계 뿐만 아니라 프로 팀 스카우터까지 돈을 상납받은 커넥션이 일부나마 발각됐다는 점 때문입니다.

 

이 커넥션을 예시를 통해 쉽게 구조화시키면 이렇습니다.

 

1) A라는 대학 선수 부모가 B 대학 축구부 측에 최소 몇천만원에서 최대 수억원을 로비

2) B 대학 축구부 감독 외 축구부 관계자들은 로비 자금 중 상당부분을 자신들이 수령하고,

   잔여분을 프로팀 스카우터 및 프로팀 관계자들에게 상납하여 로비

3) 스카우터 및 프로팀 관계자는 A선수를 자신들의 프로팀에 계약하도록 유도, 특히 A선수를 일반적인 평가 수준보다 훨씬

    뛰어난 선수로 부풀려 계약금을 몇억원씩 주며 장기계약하도록 유도함.

4) 결과적으로 A선수는 계약금 2~3억, 연봉 4~5천만원 계약기간 3~4년 이라는 매우 좋은 계약에 프로팀에 입단

5) A선수 부모측은 A선수의 프로 이적 동의 대가 및 축구부 발전기금 명목으로 사례금 상납. 수령.

 

자유계약제 하에서 계약금 수천만원에서 최대 3억, 평균 1억 전후의 계약금을 받으며 화려하게 입단했던 신인들 대부분 

이 위와 같은 커넥션으로 입단했다고 봐도 과언은 아닙니다.

 

결과적으로 로비 자금이 크면 클수록 프로 입단 계약금이 커진다는걸 안 학부모들은 앞다투어 축구인사들에게 로비를 해댔고,

이에 신이 난건, 대학축구 관계자들과 프로팀 관계자들이었던건 불보듯 뻔한 일이지요.

 

주인인 기업 구단들의 지원 자금은 눈먼 돈에 지나지 않았기에, 대리인인 그들은 신인 입단 계약에만

적게는 십수억, 많게는 4, 50억의 돈을 해마다 퍼부으며 돈잔치를 해댔습니다. 돈잔치를 하면 할수록

자신들의 주머니는 상납 자금으로 두둑해져 갔던 것입니다.

 

제가 일개 사례를 가지고 과잉해석한거 아니냐고 판단하실 분이 있으실까봐 첨언하자면,

위 사건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대학 축구부 감독은 대학 축구계에서만 최우수 지도자상을 수차례 수상했던 대학축구계의

중견 인사였습니다. 거기다, 이들에게 돈을 상납받고 신인 선수의 계약금을 높게 책정한 혐의로 집행유예를 받은 스카우터는

6,70년대 국가대표 선수로 A매치만 수십차례를 소화한 대한민국 축구계의 대표적인 원로이고, 모 프로축구팀의

창단 감독이기도 하며 K-리그 1세대 스카우터로 군림했던 거물급 인사였습니다. 거기다 모 해설위원을 주축으로

한국축구의 문제를 수시로 비판하고 성토하였던 한국축구연구소의 자문 위원이기도 했습니다..;;

 

한국축구의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을 성토하는 주체가 오히려 문제의 근원이었다는 소설에서나 나올 법한 일들이

대한민국 축구에서는 현실이었던 겁니다...

여기에 올해 초, 내셔널리그의 모 팀 감독이 같은 문제로 기소되어 감독직을 사퇴하는 등, 이 문제는 단지 2003~2006년의

문제가 아니라 엄연히 현재 진행형이란 점은 오싹하기까지 하죠..

 

어찌되었든 2002 ~ 2005년까지, 4년동안 대학축구-프로축구-학부모 3주체가 벌인 완벽한 커넥션을 구단주 등 구단 수뇌부들도,

얼마안가 인지하게 됩니다. 결국 구단주들은 여러가지 복합적인 사유가 결합된 결과였지만

'드래프트를 부활함이 억대의 로비자금이 오가는 자유계약금제의 병폐를 축소하는데 도움이 된다.'

는 이유를 들어 드래프트 제도가 부활시키게 됩니다. 당연히 대학축구계와 프로축구계 인사들 (특히 몇몇 감독들을 포함해서)

은 목숨걸고(?) 반대했습니다만, 대세를 거스르지는 못했죠.

 

즉, 비리의 온상이 되버린 대리인과 이들에게 어쩔수 없이 돈을 대야하는 주인간의 신사 협정(?)을 통한 문제 봉합 수단이

드래프트 제도였던 겁니다. 적어도, 1순위 5천만원 지명 받겠다고 수억원을 로비할 학부모는 없을테니까요 -_-;

 

2, 과대 평가된 신인 선수

 

위에서 밝혔듯 자유계약금제도 하에서, 수억원의 계약금, 최소 3년 이상의 장기계약을 통해 입단하던 신인 선수들이

바로 K-리그 주전으로 등극해 대활약하고, 구단을 후원하는 기업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도움이 되는 스타 플레이어로

성장해준다면야, 기업들도 수억원의 계약금 지불할 용의가 충분히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럴리 없죠..

 

데뷔 시즌에 곧바로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하며 국가대표로도 발탁되며 깜짝 스타가 되는 선수는 1시즌에 많아야

1~2명에 불과합니다. (올시즌도 윤빛가람, 지동원 이 두 선수뿐이죠.)

그러나, 자유계약금제도 하에서는 이 1~2명의 있을지도 모르는 A급 선수들에게나 지급될만한 1인당, 1억 이상의 계약금이

A급인지 B급인지 분간도 어려운 수십명의 선수들에게 매해 K리그 각팀에서 지급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들 중 대부분은 1군 주전도 제대로 꿰차지 못한채 2군에서 허송세월을 보내거나, 입단 당시의 기대는 온데간데

없이 쥐도새도 모르게 방출되곤 했지요. 일일이 열거하자면 한도 끝도 없습니다.

 
이런 선수들의 과포화는 구단들에게는 고스란히 구단 운영자금 확대와 적자 재정으로 이어졌음은 명약관화한 일이죠.
실제로 모구단 직원의 말을 인용하자면, 2004년, 2005년 K-리그 각 구단들의 인건비는 각 구단 예산의 90%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그 중 1/3 정도는 외국인 선수에게, 1/3 정도는 각 팀 주전급 선수들에게, 나머지 1/3이
신인 선수들의 계약금과 연봉으로 나갔다고 하더군요. 이 때문에,
 
'만약 K-리그가 자유계약금제도를 계속 유지했다면 3~4년 내로 망하는 구단이 나올 거라는게 당시 전반적인 의견
이었습니다. 이런 위기의식을 구단들이 공유하게되면서 드래프트 제도와 승리 수당 폐지를 낳은 요인이 되었고,
현재는 인건비를 70% 대까지 줄인 구단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절감한 예산을 구단 마케팅과 유소년 팀 창단, 
유소년 축구대회 후원 등에 돌릴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 부분은 직원분 말을 거의 인용했습니다.)
 
이처럼 과대 평가되는 신인과 이들에게 계약금을 경쟁적으로 지불하는 대기업 구단들간의 시장조절실패현상을 막기위해,
최고가격제의 상한선을 정해놓은 것이 드래프트 제도였다고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A와 B라는 대기업 구단이 있고, C라는 능력은 검증되지는 않았으나 장래가 촉망한 선수가 있음을 가정하고,
본래 C의 적당한 계약금이 5천만원이었다면, 참가자 A와 B는
'경쟁 기업 구단이 5천만원을 제시하면 나는 그 이상은 제시해야 선수를 사올 수 있겠지'
하면서 서로 경쟁적으로 계약금을 높게 불러댄 결과, 선수의 가치가 과대 평가되는 것이 시장조절실패현상이라면,
C의 적당한 계약금은 5천만원이니 이 이상으로는 계약할 수 없다고 정해놓는 것이 최고가격제, 즉 드래프트인 것입니다.
결국은 구단들 입장에서는 공인된 최고가격제를 통해 자신의 손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것이죠.
 

3. 기업구단의 전력 약화와 시민구단의 성적 상승.

 

2002년부터 2006년까지 자유계약제 시절에는, 돈을 많이 쓰는 기업구단일수록 오히려 성적이 저조하기가 십상이었고,

상대적으로 빈약한 재정인 시민구단이 돌풍을 일으키기가 용이했습니다. 2003년 대전 시티즌의 화려했던 시절이 그러했고,

2005년 인천 유나이티드의 통합리그 1위와 대구 FC의 후기리그 1위가 그러했죠.

반면 드래프트 제도 도입 이후, 기업구단과 시민구단의 성적 양극화 현상은 단언하기는 어렵겠지만 갈수록 심해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시민구단 관계자들은 드래프트 제도 도입 이후, 좋은 선수를 구하기가 더 어렵다고 토로합니다.

여기서 고개를 갸우뚱하시는 분들이 있을거 같네요.

 

'아니, 드래프트를 실시하면 쓸만한 신인 선수를 계약금 경쟁 없이도 싼값에 데려올 수 있으니 드래프트가 시민구단에게는

득이 되는거 아닌가? 오히려 자유계약금 시절에는 쓸만한 신인 선수를 영입하기 어렵지 않았는가?'

라고 말이지요.

 

그러나 자유계약금 시절, 시민구단들은 좋은 신인을 뽑을 수 있기 때문이 아니라 좋은 신인을 뽑을 수 없기 때문에

오는 특혜를 한껏 누릴 수 있던 황금기를 보냅니다.

설명하자면, 대기업 구단들은 신인 선수 계약금에 지나치게 많은 돈을 퍼부은 나머지, 억지로라도 고비용을 들인 
신인을 써야하는 상황이 직면하고 말았습니다. 계약금만 몇억씩 쥐어주고 데려왔는데 2군에 뛰게 하기에는
너무 아까우니까 1군 벤치에라도 앉히고 1분이라도 K-리그 그라운드를 밟게 하는 것이 이득이라 본거죠.
덕분에 15, 16살짜리 중학생 나이의 선수들이 경쟁적으로 프로 데뷔전을 치루는 현상이 벌어졌던 것을 많은
분들이 기억하고 계실겁니다.

문제는 이처럼 고정비용이 큰 신인들을 억지로라도 기용해야 했기에, 상대적으로 주전을 차지하기에는 애매하고,
그럼에도 돈은 제법 받는 편인 로테이션급 정도의 대기업 구단, 고참 선수들이 대거 신인 자리 채워주기에 밀려
1군 후보 선수에서 2군 신세로 전락했고, 결국 헐값에 매물로 내놓이게 됩니다. 이를 시민구단들이 대거 영입한 것이죠.
이런 선수들이 최윤열, 이경수, 김종현, 박철, 김정수, 송정현, 임중용, 김학철, 김현수 등이었습니다.
 
이들과 같은 고참 선수들을 영입해 프로 선수로서의 자세와 마인드를 시민구단 선수단 전체에 이식하는데
성공했고, 자신을 버린 기업구단에 매운맛을 보여주려 이를 악물고 뛰었던 해당 선수들의 투혼으로 시민구단의
성적은 반등하게 됩니다. 부천 SK, 부산 아이콘스 (;ㅁ;) 등 기업구단 팀중 몇몇 팀들이 시민구단보다도
하위권으로 처지게 된 시점이 바로 이때, 고참 선수들의 시민구단 러쉬 이후의 일이었지요.

반면 대기업 구단들이 억지춘양으로 밀어붙였던 신인 키우기는 대부분 실패하고 해당 신인들은 2군으로 추락.
결과적으로 대기업 구단의 2군은 고만고만한 어린 장기계약선수로 가득차,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치곤란
상태가 되고 말았습니다. 게다가 기존 로테이션급 선수들은 이미 다 시민구단을 떠났으니, 베스트 11 중 하나가 부상이라도
당하면 그대로 성적이 급전직하 하는 상황이 비일비재해졌죠.
 
그제서야 대기업들은 자유계약금제도가 대기업 구단에 극도로 불리한 제도임을 절감했던 것 같습니다.
결국 대기업 구단의 상생(?)을 위해 도입된게 드래프트 제도였던 것이고 상대적으로 힘이 약한 시민구단들은
싫지만 어쩔수 없이 드래프트 제도를 받아들여야 했던 것이라 판단이 되네요.
 

결론 : 드래프트는 폐지되어야 하는가? 존치되어야하는가?

 

이상, K-리그가 드래프트를 폐지할 수 없는 이유를 자유계약금 제도에서 벌어졌던 문제가 어떤 것이 있었는가를 중점적으로

분석하는 방법을 통해 풀어내보았습니다. 이제 결론을 내려야되는데...

 

시간이 늦어서, 그리고 결론으로 쓸말도 마뜩치 않아서 -_-;;

여기까지만 쓰고 자야겠습니다. 그래서 책임 회피 같지만,

결론, 드래프트 존치되어야 하는가? 폐지되어야하는가? 에 관한 여러분의 의견 및 결론

자유롭게 리플로 제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 한 사람이 고민해 내놓은 결론보다 여러사람의 의견이 모인 열린 결론이 더 낫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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