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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밤

작성자소암|작성시간18.01.06|조회수82 목록 댓글 0

소한의 바람이
빰을 스치고 지나갔다.
제법 소한다운 날카롭고
찬 겨울다운 날씨였다.
밤 하늘에는
그 흔한 구름조차 보이지 않아
달빛마져 을신년 스럽다.
그림자를 뒤로하고
지천명처럼 일그러져 가는
달을 멍하니 쳐다 봤다.
짙푸른 우주의 밤바다 한편엔
사선을 그으며 유성이 사라졌다.
소원을 빌 찬스도 주지않고...
은색의 달빛속에
수십마리의 기러기 떼가
선두의 소리에 맞춰
질서정연하게 두갈래로
광활한 밤바다에서 달을 배경으로
유영하며 날고 있다.
모처럼 시골 밤하늘의 장관이였다.
겨울밤은
이렇게 다양한 모습을 품고 있었다.
꿈을 품을 수 있는 빛나는 별이 있었고
모남이 없는 둥그레한 달을 품고 있었고
대가족을 이끄는 가장의 모습도 보였고
수많은 해성을 거느린 엄마같은 포구에
아빠같은 인자함이 한결같이 깃들어 있는
대자연속에 나도 우주에서
유영하고 있다는 사실에 아이러니 하다.
건강한 겨울 밤하늘의 향연이 아닐수 없다.
시골은 어둠 자체가 침묵이다.
현관 앞엔 또다시 혹한이 문을 두두리고
지붕 넘어에선 외롭게 짓어대는 개 소리에
감나무 가지 사이사이로
싸늘한 달빛이 창문을 뚫고 있는 중이다.
이렇게 추운 겨울밤이 익어간다.
어제 하루를 잘 마친 당신에게
편안한 잠이 함께 하길...
ㅡ새벽녘에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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