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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선수?

작성자위드더볼 with the ball|작성시간22.06.29|조회수266 목록 댓글 2

"잡지말고 한번에 차라고 한번에!"

"공이 너무 강해서 한번 잡았는데요"

"이 자식이, 그냥 한번에 차라면 차"

"네"

초등학교 축구부 시절 축구를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았던 시기 연습경기를 뛰면서 내가 했던 대답이다.
아직 어떻게 대답하고 행동해야 하는지 몰라서 의식의 흐름을 따랐다.
저렇게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이 당연한 것인데 시간이 지나면서 동료들의 대답과 대답 이후 감독, 코치님의 행동을 보면서 나 또한 언제 그랬었냐는 듯이 군대 훈련병처럼 대답을 하고 있었다.
이런식으로 경기장에서 본인의 선택이 아닌 지도자의 요구에 따르는 플레이는 당장 효과를 볼 수 있지만 분명 한계가 존재한다.
식당에서 사장이 모든 일을 맡아서 하려고 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런 가게에 사장이 일이 생겨서 빠지는 날이 있다면 그날 장사는 거의 망했다고 보면된다.

지도자가 보는 것과 선수가 안에서 직접 플레이를 하면서 보는 관점은 다를 수 밖에 없다.
물론 경험이 많기 떄문에 선수가 직접 경기를 뛰면서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한 플레이 보다 효과적인 선택지가 있다.
그러나 프로 무대와 유소년 선수들의 무대에서 입장은 조금 달라져야한다.

프로 무대에서는 경기전 준비했던 것을 실제 경기에서 시도하며 상대를 제압 해야하고 이를 따르지 않는 선수에게 강하게 요구할 수 있다.
팀이 열심히 준비한 내용을 무시하고 개인의 플레이를 하겠다는 마음을 가진 선수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감독은 이에 따른 행동을 해야한다.
그러나 유소년 시기에는 선수가 훈련, 경기에서 실수를 했을때 다시 도전할 수 있는 태도를 가질 수 있도록 시도에 대한 긍정적인 피드백이 필요하다.

지도자가 예상한 플레이, 선수에게 기대 했던 플레이가 있다.
선수 본인이 스스로 내린 선택에서 비롯된 행동보다 훨씬 효과적이고 위협적인, 득점까지 나타날 수 있는 선택이었다고 할지라도 유소년 축구는 어린 선수들이 직접 경험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선수의 입장에서 이런 경험을 해본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개인의 축구에 대한 열정과 많은 연결고리가 존재한다.

많은 일들이 그렇듯이 주도적으로 일에 임하는 사람과 반대로 수동적으로 시키는 대로 일하는 사람의 성과는 매우 다르기 때문이다.
지도자가 의도적으로 선수에게 실패, 실수를 경험할 수 있도록 기다려준다면 선수는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에 대한 첫번째, 두번째 실수가 두렵지 않다.
같은 상황에서의 실수가 세번째 연달아 나오게 된다면 이는 질문을 통해 다시 스스로 고민해볼 수 있도록 생각하는 시간을 만들어줄 수 있지만 그 전에 미리 감정섞인 태도로 자신의 의견을 강하게 표현하면 선수는 이를 교육, 배움이라고 느끼지 못한다.
스스로 선택에 자책하거나 의기소침해질 수 있는 상황을 만든것이다.

반대로 선수가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경험을 한다면 어떤 성장을 만날 수 있을까.
훈련, 경기장에서 아주 다양한 상황을 만나게 된다.
특히 유소년 선수들의 경우는 상황마다 자신의 처음 겪어보는 공격, 수비 상황에 어리둥절하며 주저하다가 공을 빼앗기는 경우가 있다.
훈련 상황에 잠시 중단할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면 잠시 스톱 사인을 보낸다.
선수에게 천천히 생각해볼 수 있는 질문을 전한다. 

이런 상황에서 어떤 선택지가 존재하는지 다시 생각해볼래?

선수는 잠시 생각에 잠기며 본인의 플레이를 복기해본다.
이 시간이 가장 중요하다.
이 잠깐의 공백이 존재하는 시간을 기다려주는 것이 선수 스스로 생각하고 또 도전해볼 수 있는 열정을 만들어주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어떤 대답을 준비하고 질문하는 것이 아닌 선수가 스스로 다시 생각하고 도전해볼 수 있는 동기를 만들어주는 것을 목적으로 질문을 한다.
멈춰있던 훈련을 다시 시작 시키고 선수가 다시 열정적으로 달릴 수 있도록 격려 해준다.

이런 경험을 하면 선수는 어떤 생각을 할 수 있을까?

감독, 코치님이 나의 의견을 물어봐주는 것에 대해 신기하게 생각하고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진다.
존중받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한결같은 태도로 모든 선수들에게 이런 자세를 보여준다면 선수들의 분위기는 매우 안정적으로 변화되기 시작하며 서로 도전을 시도하려고 노력하는 팀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선수들 개개인이 주도적으로 플레이 할 수 있는 기초를 만들어줄 수 있다.

물론 지도자교육에서 배웠고 현장에서 이런 질문을 통해 선수들의 동기를 극대화 시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고 있다.
당장의 성과를 위해 가장 효과적인 선택지를 알려주고 이를 성공 시킬 수 있도록 반복적인 훈련을 시도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의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연구하는 선생님들이 계시고 유소년 선수들의 무한한 성장을 볼 수 있었다.
유튜브 슛포러브에서 현재 많은 인기를 받고 있는 월드클래스2기.
독일 도르트문트에서 실제로 훈련을 하고 있고 훈련 진행 영상을 공유해주고 있다.
정말 놀라운 것은 질문을 하는 것이 얼마나 익숙한 문화였는지 볼 수 있는 장면들이 참 많았다.
코치는 선수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답을 할 수 있도록 질문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고 10명중에 8명에 가까운 선수들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하기 위해 손을 번쩍 드는 것을 봤다.
훈련에 대한 집중력, 태도가 남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아 눈물을 보이는 선수도 있었다. 지도자한테 혼나고 분해서 눈물을 흘리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플레이에 대한 불만이 쌓이고 쌓여 눈물로 터져버리는 순간이었다.
이런 눈물은 성장하기 좋은 동기가 되고 원동력이 되어줄 수 있다.

조금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것이 당연한 본인의 선택을 믿고 이에 책임지는 자세를 축구를 통해 배울 수 있는 선수들이 많아질 수 있기를 바라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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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화이링쭈 | 작성시간 22.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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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위드더볼 with the ball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2.07.14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양질의 글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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