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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륭의라인투라인

일시적이지만 '현장'에 복귀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작성자THEF|작성시간23.04.02|조회수848 목록 댓글 1
TNT FC 3월 27일 훈련 시작을 앞두고

 

2023시즌의 시작을 함께 한 이상우 감독이 지난 26일 자진 사임했습니다.

이상우 감독은 겨울 프리시즌부터 최근 FA컵 1라운드까지 팀을 잘 이끌어주었습니다. 하지만 갈수록 TNT의 비중이 커지면서 본업에도 지장을 받았습니다. 프로 출신의 심리학 박사인 이 감독과는 선수 시절부터 인연이 있고, 이 감독이 멘탈 퍼포먼스 설립 후 4년 간 우리 팀에 심리 훈련을 제공해 주었기에 많은 시간을 공유한 사이 입니다. 그렇기에 본인의 의사를 존중하기로 했습니다.

 

26일과 27일 오전이 숨가쁘게 지나갔습니다.

새로운 감독을 선임 할 것 인가? 그렇다면 선수 파악부터 다시 해야하는데?

대행 체재로 갈 것인가? 지난 3년을 이끌어온 코칭스태프를 올해 모두 개편한 상황에서?

TNT는 특수한 성격을 지닌 구단인만큼 난이도가 제법 높음을 잘 알고 있기에 많이 생각하고 선택적으로 행동했습니다. 하지만 시즌 초이기에 우리 팀의 문화를 알고 이해하는 지도자를 당장 영입하기 어려웠습니다.

 

2017년 TNT FC의 첫번째 전임 감독 & 수석코치, 마리우 레모스와 세바스티안 누만 (feat.황희찬)

 

다시 구단 구성원들과 머리를 맞대었습니다.

2019년 운영 방식에 공감대가 이루어졌습니다. 2019년은 TNT FC가 핏투게더와 협업을 시작한 첫 해 입니다. 그 해 우리는 저와 신동화 코치가 하루 중 12시간을 운동장과 회사에서 함께 호흡하며 팀의 기반을 다져나갔습니다. 우리는 2017년 구단의 최초 전임 감독인 마리우 레모스 감독이 도입한대로, 팀에서 발생하는 모든 요소들을 펼쳐놓고 함께 논의했습니다. 여기에 '선수의 발전'을 최우선 고려 대상으로 두고 유연하게 팀을 운영했습니다. 이 방식은 TNT FC 코칭스태프의 문화가 되었고, 이를 통해 지속적으로 유능한 지도자들이 배출되었습니다.

 

저는 2001년에 아마추어 동호회였던 TNT FC와 첫 인연을 맺었습니다. 이듬해인 2002년부터 고려대 1학년 현역 선수 생활을 하면서 TNT 감독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오랜 기간 팀을 현장에서 이끌었고 2017년 마리우 레모스(현 다카 아바하니FC 감독),와 세바스티안 누만(현 알메리아 유스 디렉터)을 구단의 첫 전임 감독과 수석코치로 선임하면서 자연스럽게 구단 업무를 총괄하는 단장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2019년, TNT FC 감독 시절 (국가대표 소집을 앞두고 함께 훈련했던 황인범 선수)
2019년, TNT FC 감독 시절 (강원FC 평가전)
2019년, TNT FC 감독 시절

 

저 역시 시작은 지도자였습니다.

29살이던 2011년, 선수 생활을 마치던 해에 모교인 고려대학교에서 코치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서동원 감독님 밑에서 많은 배움을 얻었지만, 어느 순간 다가온 코치와 해설자의 갈림길에서 해설을 선택했습니다. 해설이 더 하고 싶었고, 더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솔직한 마음을 추가하면 자신이 없었습니다.

제게 있어 훌륭한 지도자는 스승인 김병수 감독님입니다. 그런데 저는 그렇게 할 자신이 없었습니다. 축구와 마음을 전달해야 하기에 훌륭한 지도자, 좋은 코칭을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고 있습니다. 대신 해설은 그보다 수월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해설에 매진하며 시야를 넓혀보고 싶었습니다. 꿈 많던 어린 시절, 축구계 한 어르신께서 해주신 말씀으로 스스로 위로하며 당장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 실행했습니다.

 

"너는 감독이 되지 말고, 감독을 뽑는 사람이 되어봐라."

 

 

첫 훈련을 앞두고, 팀 미팅 #1
첫 훈련을 앞두고, 팀 미팅 #2

 

스승 김병수 감독님과 함께 (2017년 TNT FC vs 서울이랜드 연습경기)

 

저는 축구를 잘하지 못했지만, 감사하게도 좋은 축구를 배웠습니다.

국내와 해외에서 우수한 시스템을 경험했고, 훌륭한 스승들의 지도를 받았습니다. 선수 시절의 부족함을 극복하기 위해 공부도 결코 소홀하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축구에 대한 사랑이 뜨겁고, 배움에 대한 열망도 큽니다.

 

저는 작년에 축구기업 더에프를 설립했습니다.

지난 가을 4년 간 몸 담았던 핏투게더 업무를 정리 할 무렵, 감사하게도 몇 가지 제안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더에프가 우리 구단의 근간이 되도록 더에프와 TNT FC에 전력을 다 할 계획입니다. 무엇보다 작년보다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습니다. 온전히 저를 위해, 축구 외적으로 이 시간들을 채우려 했습니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단장 업무를 하면서 우리 팀 선수들을 잘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아니 굳이 세밀히 파악하지 않았습다.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있기에 전술과 전략, 선수단 구성 등 선수단에서 발생하는 요소들은 저의 일이 아닙니다. 훈련장은 거의 가지 않았고 경기 때 만 팀을 관찰했습니다. 구단의 A,B,C팀이 잘 운영되도록, 우리의 스태프들이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구성하고 돕는 게 단장으로서 저의 역할이었습니다.

 

TNT FC의 모토, "선수들의 발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

 

 

결과적으로 저희는 2019년의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지금 제게는 시간이 있고, 열정도 있습니다. 그리고 TNT FC는 이미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구단입니다.

2019년의 우리팀과 2023년의 우리팀은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더 많은 코칭 및 운영스태프가 있고, 더 많은 선수들이 있으며, 더 나아진 시스템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보다 명확해진 비전이 존재합니다. 우리는 K4리그에 진입 할 것 이고, 디비전 시스템 속에서 젊은 선수들을 계속해서 프로 레벨에 진출 시킬 것 입니다.

 

27일 오전, 목발을 짚은 채로 훈련장에서 선수들 앞에 섰습니다. 아킬레스 건 수술을 한지 한달 밖에 지나지 않아 거동이 조금 어렵지만, 그래도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합니다. 선수들에게 상황을 전달했고,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선수들의 발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

 

"모두의 꿈을 위해 최선을 다해 선수들을 도울테니, 선수들도 팀을 도와주길 바란다."

 

"선수들의 머릿속이 축구로 가득차도록, 그래서 매일 훈련이 기대되도록 준비해보겠다."

 

"코칭스태프 판단 하에 100% 준비가 된 선수는 당연히 기회를 줄 것이다.

하지만 준비가 조금 부족하더라도 노력과 열정이 있는 선수들에게도 기회를 줄 것이다."

 

"나는 축구를 잘 하는 선수를 좋아한다. 운동장에서 보이는 모습으로 판단한다."

 

 

Interim (영구적인 것이 나올 때까지 존속시키기 위한) 중간[임시/과도]의)

 

 

지금 현장 업무를, 코칭을 다시 하는 것은 장기적인 계획이 아닙니다.

다만 지금이기에, 이 팀이기에 하게 된 선택이며 할 수 있는 일 입니다. 여름 휴식기를 통해 우리 팀에 적합한 분을 모실 수 있다면, 그 또한 좋은 방법이 될겁니다.

 

월,화,수,목.

지난 4일 간 코칭스태프들과 함께 고민하며 훈련을 준비 및 계획하고, 매일 아침 선수들을 마주하며 함께 호흡하며 머릿속을 '현장 축구'로 가득 채웠습니다. 분명 지난주까지 다친 다리 때문에 시간이 참 더디게 흘렀는데, 이번주는 너무 빠르게 지나갑니다.

 

갑작스럽게 생긴 변화에 제법 힘들지만 그만큼 재미있습니다.

쉽진 않겠지만 한창 축구가 재미있던 시절에 느낀 감정들을, 저희 선수들도 경험 할 수 있도록 해보고 싶습니다.

황보수 코치, 김훈성 코치, 김문석 코치, 이호준 코치, 황승경 코치처럼 훌륭한 코칭스태프들이 함께 해주기에 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필드에서 축구를 대할 때,

필드 옆에서 축구를 대할 때,

필드 위에서 축구를 대할 때.

 

삶의 흐름에 따라 축구를 대하는 위치가 바뀔 때 마다 늘 배움이 있었습니다.

앞으로 4개월이 될 지, 9개월이 될 지 모르겠지만, 현장에서 땀 흘리며 또 배워보겠습니다.

저희를 응원해주시는 분들과 교류해주시는 상위 리그 관계자분들께 다시 한번 깊은 감사드립니다.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여 팀과 선수들의 발전, 그리고 취업을 돕겠습니다.

 

일시적이지만 '현장'에 복귀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 4월 TNT FC 경기 일정

 

4/1(토) 평가전 vs 인천 유나이티드 11시, 승기구장

4/2(일) K5리그 3R vs 햄튼FC 16시 10분, 송파탄천유수지

4/6(목) 평가전 vs 안산그리너스 11시, 안산풍경운동장

4/7(금) 평가전 vs 수원삼성 14시, 수원클럽하우스

4/19(수) 평가전 vs 이든FC 20시, 양평누리

4/23(일) K5리그 4R vs 신길UTD 13시, 성내유수지

4/26(수) 평가전 vs 파주시민 17시,파주스타디움 

 

⚡TNT FC 공식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tnt_fc/

 

8층 픗살장 아저씨 공식 블로그

https://blog.naver.com/ktrhoya/223062405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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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오늘도 최선을 | 작성시간 23.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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