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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윌

작성자행기산|작성시간24.05.18|조회수5 목록 댓글 0


오월

/피천득

오월은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스물 한 살 청신한 얼굴이다

하얀 손가락에 끼여있는
비취가락이다

오월은
앵두와 어린 딸기의 달이요
오월은 모란의 달이다​

그러나 오월은
무엇보다도 신록의 달이다

전나무의 바늘잎도
연한 살결같이 보드랍다.

신록을 바라다보면
내가 살아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즐겁다

내 나이를 세어서 무엇하리.
나는 지금 오월 속에 있다.

연한 녹색은
나날이 번져가고 있다
어느덧 짙어지고 말 것이다.

머문 듯 가는 것이
세월인 것을...

유월이 되면
원숙한 여인 같이
녹음이 우거지리라...

그리고 태양은
정열을 퍼붓기 시작할 것이다.

밝고 맑고 순결한 오월은
지금 가고 있다...
항상 오월과 합게 하시길
바람 입니다
행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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