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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어떤 장례식 ① <마음이라 쓰고 돈이라 읽는다>

작성자스티그마|작성시간24.04.16|조회수49 목록 댓글 0

어떤 장례식 ①
<마음이라 쓰고 돈이라 읽는다>


송길원 / 예수시대 동인, 청란교회 목사

부고장에 쓰인 ‘마음 전해 주실 곳’ 이어 새겨진 선명한 계좌번호 ‘OO은행 932-394-222’
볼 때마다 불편하다. 기억조차 못하는 이의 부고는 더더욱 당혹스럽다. 혹 실수할까 봐 기억을 더듬어 본다. 확인된 것은 어느 모임에서 명함 한 장 주고받은 사이일 뿐이다. 그런 사이에 무슨 마음을 표해야 할지.... 그것도 장모님 상이란다. 일면식도 없다.
이럴 때 쓴 말이 있다.
“‘마음’이라 쓰고 ‘돈’이라 읽는다.”
결국은 청구서다. 품앗이가 아니다. 앵벌이나 마찬가지다.

바꾸어 보고 싶었다. 도돌이표 헌화(‘주었다가 뺏아 다시 주는’)도 코메디 중의 코메디가 아닌가? 세계에서 이런 유머스러한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할 것이다. 그래서 작은 엽서를 만들었다. 조문객들에게 형식적인 헌화 말고 각자 ‘마음’을 나누어 달라는 정중한 부탁이었다.
조문객들은 한결같이 놀랐다. 옷깃을 여미고 추억을 더듬었다. 그리고 마음을 모았다. 메모리얼 테이블에 수북하게 쌓인 마음과 마음들.... 거기 하늘 이야기가 있었다. 그들이 떠난 다음 유족들이 하나하나 읽으며 미소짓고 감사해 할 모습이 읽혀졌다. 힐링이 딴 것인가?
진정한 추모의 시작이었다.

※ 고(故) 김신성 사모(이동현목사)의 장례식이 진행중이다. 또 하나의 장례변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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