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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글판 2022년 봄편 <공부>

작성자스티그마|작성시간22.04.05|조회수93 목록 댓글 0

광화문글판 2022년 봄편

<공부>

 

김사인, 공부

 

누군가 가고 또 누군가 오는 일

때때로 그 곁에

골똘히 지켜섰기도 하는 일

 

공부 / 김사인

 

'다 공부지요'

라고 말하고 나면

참 좋습니다.

어머님 떠나시는 일

남아 배웅하는 일

'우리 어매 마지막 큰 공부하고 계십니다'

말하고 나면 나는

앉은뱅이 책상 앞에 무릎 꿇은 착한 소년입니다

 

어디선가 크고 두터운 손이 와서

애쓴다고 머리 쓰다듬어 주실 것 같습니다.

눈만 내리깐 채

숫기 없는 나는

아무 말도 못 하겠지요만

속으로는 고맙고도 서러워

눈물 핑 돌겠지요만.

 

날이 저무는 일

비 오시는 일

바람 부는 일

갈잎 지고 새움 돋듯

누군가 가고 또 누군가 오는 일

때때로 그 곁에 골똘히 지켜섰기도 하는 일

 

‘다 공부지요’ 말하고 나면 좀 견딜 만해집니다.

 

○ 광화문글판 '봄편'은 김사인 시인의 시 '공부'에서 가져왔다.

 

○ 동덕여대 문예창작과 교수인 시인은 1981년 등단해 현대문학상, 대산문학상 등을 수상한 연륜 있는 시인이다. 광화문글판 문안 선정은 '조용한 일'(2016년 가을편) 이후 두 번째다.

 

○ 교보생명 관계자는 "추운 겨울이 가고 봄이 다가오는 계절의 틈새에서 우리를 위로하는 공동체의 따뜻한 시선이 있음을 상기하자는 의미로 이번 문안을 선정했다"고 말했다.

 

○ 교보생명은 봄편 문안으로 선정된 시는 계절이 오고 가는 것이 자연의 섭리이듯 사람간의 관계도 서로 만나고 헤어지는 것임을 배우는 것이 '인생공부'라고 비유했다. 각박한 현실이지만 곁에서 묵묵히 지켜봐 주는 따뜻한 시선이 있어 좀 더 성숙한 공동체로 성장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았다.

 

○ 글판 일러스트는 이미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온 봄을 가만히 지켜보는 사람과 함께 표현했다. 노랗게 물드는 벽을 통해 새로운 계절이 오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지켜보는 사람에게 온기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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