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하고도 슬픈 가을을 맞으며
가을은 참 좋은 계절이다.
여름처럼 폭양에 힘겨워하지도 않을 수 있고
계절을 따라 각종 실과며 곡식이 영글어가는 철이라
결실을 따라 무한한 기쁨도 담을 수 있기에
그런데 이 가을, 그렇게도 좋은 계절이건만
아직은 나의 마음 한 구석에는 슬픔이 있으니
10월 10일, 오늘은 사랑하는 딸을 떠나 보낸 날
이제 1주기가 되는 날이기 때문이다.
울긋불긋 단풍이 들고
산허리를 도는 안개 사이로 가을 바람 따라서
가을 꽃들이 하나 둘 피어나는 길섶에 서면
찬란한 가을의 아름다움을 한껏 느낄 수 있는데
그 꽃 속에서도, 안개 속에서도
자꾸만 그리운 얼굴이 떠 오르니
찬란한 슬픔의 계절이 가을일 수밖에
새벽 잠들지 못하고 그만 일어나
고향집 옥상에 올라 이슬 맞으며
하늘을 바라다 보았다. 별을 찾아서
모두가 잠든 밤이지만
나만 깨어서 조용히 내리는 가로등불따라
빛으로 내게로 다가오는 아이를
살포시 안아보았다. 실안개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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