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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품고 달리는 해변 열차, 해운대 블루라인파크

작성자스티그마|작성시간23.02.21|조회수46 목록 댓글 0

바다를 품고 달리는 해변 열차, 해운대 블루라인파크

바다를 끼고 달리는 해운대 블루라인파크 해변열차. 장소는 청사포정거장. 사진/ 민다엽 기자

[여행스케치=부산] 차창 너머로 스치는 푸른 바다가 퍽 낭만적이다. 햇살을 따라 시시각각 변화하는 바다를 바라보고 있자니, 마음마저 푸르게 물들어 간다. 느릿하게 달리는 해변열차를 타고 부산의 따사로움을 한껏 만끽했다. 마치 영화관 스크린을 통해 보듯 창밖으로 해운대 앞 바다가 느릿하게 스친다. 햇살을 머금은 바다가 해맑게 빛난다. 저 멀리 초고층 빌딩 숲이 아스라이 사라지더니, 이내 눈앞에 나타나는 소담스러운 항구 마을에 마음을 빼앗겼다.

기차가 주는 아날로그 감성
해운대 블루라인파크 해변열차는 해운대 미포정거장에서부터 청사포를 거쳐 송정에 이르는 아름다운 해안선을 따라 달린다. 걷거나 차를 타고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숨겨진 부산의 속살을 오롯이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에서 참으로 매력적이다.

열차라기 보다 전기로 움직이는 트램이라고 볼 수 있다. 사진/ 민다엽 기자

해변열차는 전좌석이 바다를 향해있어 전망을 감상하기에 좋다. 사진/ 민다엽 기자

해변열차는 전 좌석이 바다를 향해 있다. 커다란 창문 밖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을 앉은 채로 편하게 감상할 수 있어 인기가 대단하다. 최근에는 해운대 블루라인파크의 ‘해변열차’와 철로를 따라 걷는 ‘그린레일웨이’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주관하는 ‘2022년 한국 관광의 별’로도 선정되면서 한층 많은 여행자가 찾고 있다.

열차는 해안선을 바짝 끼고 느릿한 속도로 달린다. 점점 멀어져 가는 해운대 마린시티의 풍경을 뒤로한 채 이름 모를 빈 해변과 우거진 해송 사이를 무심히도 지나친다. 왠지 모르게 느껴지는 쓸쓸함이 썩 나쁘지만은 않다. 오히려 느긋한 여유가 배어 있달까. 연신 사진 찍느라 열심이던 사람들의 손에서도 어느새 휴대폰과 카메라가 보이지 않는다. 그저 조용히 창밖의 풍경을 눈에 담을 뿐이다.

특히나 전망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옛 미포철길 구간. 사진/ 민다엽 기자

이름 모를 해변에 내려가 한가롭게 바다를 만끽할 수 있다. 사진/ 민다엽 기자

옛 동해남부선 미포철길
해운대 블루라인파크는 철거되지 않고 남아2있던 옛 동해남부선 철길을 재활용하여 만들어졌다. 그중 해안선 바로 옆으로 달리는 미포 철길은 동해와 해운대 마린시티, 광안대교 등을 두루 감상할 수 있어, 경치가 가장 좋은 구간으로 손꼽힌다.

일제강점기인 1935년 개통한 동해남부선은 부산의 부산진역과 포항시 북구의 포항역을 잇는 본선으로 오랫동안 사용됐다. 하지만 도심 쪽 터널을 지나는 새로운 노선이 신설되면서 지난 2013년 12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이후 몇 년간 관광자원 개발과 원형 보존, 그리고 환경보전 사이에서 논의가 이루어지다가, 2020년 10월 해운대 블루라인파크라는 이름으로 해변열차가 개통됐다.

알록달록한 색깔의 스카이캡슐이 청사포정거장으로 줄지어 들어온다. 사진/ 민다엽 기자

해변열차가 지나는 철로 바로 옆으로 그린레일웨이가 나 있다. 사진/ 민다엽 기자

현재는 폐선된 철로를 따라 아래쪽으로는 해변열차가 지나고, 위쪽으로는 모노레일을 만들어 스카이캡슐을 운행 중이다. 또 철로 옆으로는 누구나 편하게 걸을 수 있는 무장애 데크가 조성되어 산책코스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바다와 함께 걸으며 푸른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그린레일웨이는 지난 2021년 ‘제11회 대한민국 조경대상’에서 국토교통부장관상을 수상했을 만큼 빼어난 경치를 자랑한다. 바다와 절벽, 해송이 한데 어우러진 산책로를 따라 분위기 좋은 카페와 쉼터, 포토존이 마련돼 있어 지루할 틈이 없다.

INFO 해운대 블루라인파크(미포정거장)
주소 부산 해운대구 달맞이길62번길 13
운영시간 09:30~19:00 (라스트오더 18:30)
이용요금 해변열차 1회(편도) 7,000원, 자유이용권 1만 6,000원 / 스카이캡슐 2인(편도) 3만 5,000원
문의 051-701-5548

해변열차가 출발하는 해운대 블루라인파크 미포정거장. 사진/ 민다엽 기자

초고층 빌딩과 바다가 어우러진 해운대 해수욕장의 이국적인 풍경. 사진/ 민다엽 기자

그린레일웨이 & 해변열차
블루라인파크에서는 총 3가지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아래쪽 철로로 다니는 ‘해변열차’와 지상 10m 위로 다니는 모노레일 ‘스카이캡슐’, 그리고 철로를 따라 조성된 산책코스인 ‘그린레일웨이’로 나뉜다. 해변열차는 정해진 열차 운행 시간에 맞춰서 이용해야 하지만, 스카이캡슐은 일행끼리만 탑승해 프라이빗하게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단, 4인 가족이 아니라면 가격이 상당히 비싼 편이라, 고민 해 볼 여지가 있다. 산책로인 그린레일웨이는 무료다.

해변열차는 ‘미포정거장-달맞이터널-청사포정거장-다릿돌전망대-구덕포-송정정거장’까지 총길이 4.5km의 구간을 지난다. 사실 열차라기보다 전기로 움직이는 트램이라고 보는 게 맞다. 특히 알록달록한 4가지 색깔(레드·블루·그린·옐로우)의 열차는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스카이캡슐 뒤로 부산에서 가장 높은 해운대 엘시티 랜드마크타워가 보인다. 사진/ 민다엽 기자

청사포 마을을 지나 다릿돌전망대, 송정까지 걷기 좋은 산책로가 이어진다. 사진/ 민다엽 기자

열차를 타고 반대편 종점인 송정정거장까지는 편도로 약 25분 정도 소요된다. 총 6곳의 역사가 있지만 매표가 가능한 정거장은 미포·청사포·송정 세 곳뿐이다. 중간에 있는 간이역에서는 표를 예매할 수 없고 이미 발권된 승차권으로만 승·하차가 가능하다.

개인적으로는 종점인 송정정거장까지 가지 말고 중간에 있는 다릿돌전망대에서 내려, 그린레일웨이를 따라 다시 해운대 방면으로 걸어 돌아오는 원점 회기 코스를 추천한다. 해변열차와 그린레일웨이, 두 가지 재미를 효율적으로 즐길 수 있을뿐더러 거리도 2km 남짓이라 산책하기에도 부담이 적다. 천천히 다릿돌전망대와 청사포 마을, 달맞이터널을 차례로 둘러보며 느긋하게 돌아보기 좋은 코스다.

청사포 마을 전경. 항구 주변으로 세련된 카페와 음식점, 상점들이 들어서 있다. 사진/ 민다엽 기자

청사포 마을의 골목. 허름하긴 해도 나름 분위기가 좋다. 사진/ 민다엽 기자

청사포 마을을 가로지르는 해변열차. 여행자들이 기차가 지날 때를 놓치지 않고 연신 셔터를 누르고 있다. 사진/ 민다엽 기자

청량하고 아련한 작은 포구 마을
노선 중앙에는 청사포라는 작은 항구 마을이 자리 잡고 있다. ‘푸른 모래를 가진 포구’라는 뜻이 있지만, 마을에는 ‘푸른 뱀’에 대한 전설이 전해지기도 한다. 사실, 청사포는 이미 오래전부터 부산의 대표적인 일출 명소로 이름을 날렸던 곳이지만, 최근 들어 분위기가 더 활발해졌다. 반대편 고개 너머로 초고층 빌딩이 빼곡히 들어선 신시가지와는 달리, 아직까지 개발의 손길이 닿지 않아 고즈넉한 마을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어서 매력적이다.

골목 사이로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푸른 바다와 아기자기한 집, 그리고 마을 중심을 가로지르는 건널목이 한데 어우러져 이국적인 분위기를 물씬 자아낸다. 특히 일본 영화 특유의 청량하고 아련한 느낌이 인상적. 절로 마음이 평온해지는 마을이다. 최근 해변열차가 개통하면서 분위기 좋은 카페와 음식점, 상점들도 여럿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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