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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논평 및 논단

최일도 / “왜, 이날에 나셨을까?”

작성자스티그마|작성시간22.12.25|조회수34 목록 댓글 0

“왜, 이날에 나셨을까?”

최일도 / 다일공동체 대표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사람들은 누구나 대한민국의 호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네팔이든, 베트남이든, 몽골이든, 중국이든 그 어디나 다 마찬가지입니다.

호적이라는 것은 그 사람의 뿌리를 말해 주는 증빙서입니다. ‘어느 가문에서 누구의 자녀로 어떠한 형제들과 더불어 살아왔는지’를 그대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호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호적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대부분 잘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호적이 없는 사람들의 처지를 알고 나면 호적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호적은 그 사람이 그 나라의 국민임을 증명해 줍니다. 그래서 그 사람으로 하여금 법의 보호를 받게 해 주며 국민으로서의 권리를 향유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입니다. 호적이 없으면 우선 기본적으로 배울 수 있는 기회부터 빼앗기고 맙니다. 억울한 일을 당해도 해결할 길이 없습니다. 먹고 살기 위해 취직하는 일조차도 쉽지가 않습니다. 남과 똑같이 일하면서도 정당한 대우나 대가를 받을 수도 없는 것입니다.

이해가 잘 안 가면, 우리 나라에 불법으로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생각해 보십시오. 그러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될 것입니다. 지금은 우리 나라 의료혜택이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수준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다일천사병원이 개원할 당시에는 물밀 듯이 몰려온 외국인 노동자들의 실태가 기가 막힐 만큼 처참했습니다.

저들은 일하다가 불구가 될 정도로 몸을 다쳐도 산재 혜택은 커녕 치료비조차도 보상받을 수가 없었습니다. 죽도록 일한 댓가의 임금을 떼먹히는 것도 흔했습니다. 불법 체류자 신분에, 병원비 치를 돈이 없으니 결국은 빚더미 위에 올라앉고 맙니다. 몸은 불구가 되고, 타국에서 빚쟁이 신세가 됩니다. 뿐만 아니라 이제 마음대로 고국으로 돌아갈 수도 없는 비참한 인생이 되고 만 경우가 허다했습니다.

얼마간 일을 하러 온 외국인이 비자 하나만 없어도 이 지경입니다. 호적이 없이 평생을 살아간다면 얼마나 힘겨운 일이 많겠습니까? 마음 고생은 또 얼마나 심하겠습니까?

밥퍼에 밥 먹으러 온 노숙자나 무의탁 노인 중에 호적이 없어서 만들어 드린 일이 여러 번 있었는데요, 그 일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우리는 경험해 보아서 잘 압니다.

하지만 사회 보장제도가 잘 되어 있는 선진국에서는 실직을 하거나 혼자가 돼도, 혹 불구가 되는 일이 있어도 주민증만 있으면 걱정이 없습니다. 그만큼에 해당하는 생활비와 교육비, 심지어는 문화비까지 지급됩니다. 호적과 주민증 힘은 이처럼 위대한 것입니다.

왜, 제가 금년 성탄절에 호적 이야길 서두에 이렇게 하느냐?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태어나신 날이 호적하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탄생하신 첫 번 크리스마스는 주민증을 일제히 갱신하는 ‘호적하는 날’ 이었습니다. 본문 1절은 당시의 정황이 어떠했음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때에 가이사 아구스도가 영을 내려 천하로 다 호적하라 하였으니”

호적이 제대로 정리가 되지 않아 세금이 잘 걷히지 않자 세금을 더 많이 거둬들이기 위해서입니다. 로마 황제가 로마 본토와 로마 식민지에 한 사람도 빠짐없이 호적에 등재하도록 호적령을 내린 것입니다.

그래서 아기 예수를 잉태해 만삭이 다 되었던 ‘마리아’와 그 남편 ‘요셉’도 힘든 몸을 이끌고 호적하러 고향인 유대 땅 베들레헴으로 온 것입니다. 마리아와 요셉 뿐이 아닙니다. 천하의 모든 사람들이 다 조상의 자손임을 등록하기 위해 어디로 가요?

자기 본향으로요, 호적에 자신의 이름을 올리러 가는 길입니다.

여기서 우리가 깊이 생각해 볼 것이 하나 있습니다. ‘왜, 예수님께서는 호적하는 날에 태어나셨을까요? 우연의 일치였을까요?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산모인 마리아와 태중에 있던 아기 예수에게는 너무 힘겨운 여행이었습니다. 간혹 사람들이 우연히 비행기나 자동차 안에서 아이를 낳기도 합니다.^^

예수님께서 호적하는 기간에 그것도 마구간에서 태어나신 것에는 아주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그 의미를 찾고 깨닫는 성탄절이 되어 우리 심령에 깊이 새겨야 할 것입니다.

첫째, 왜 예수님께서 말구유에서 태어나셨을까?
이 뜻과 의미에 대해선 우린 많이 들었어요. 오늘 새로운 깨달음 하나를 간직해야 합니다.

그런데 왜, 이 날에 호적하는 날에 예수께서 태어나셨을까요? 이에 대해서는 거의 들어본 일이 없었을 것입니다.

예수님이 호적하는 날에 이 땅에 오신 것은 예수님의 탄생일이 ‘호적하는 날’ 이라는 것을 알려주시기 위함입니다.

당시 이스라엘 사람들에겐 이 땅에 속한 로마 나라의 국민임을 인정받게 위해 이 땅에 있는 고향으로 찾아간 날이 성탄절입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성탄절은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하나님 나라의 백성임을 인정받기 위해 그 나라에 호적하는 날인 것입니다.

그러니까 영원한 삶을 얻을 하등의 자격이 없는 우리 이름 석 자를 하나님의 생명책에 올려 주시기 위해서입니다. 지울 수 있는 잉크나 연필이 아닙니다. 다시는 지울 수 없는 예수의 피로 우리의 이름을 기록해 주시기 위해 주님께서 이 땅에 오신 날이 성탄절입니다.

하나님 나라가 다시 돌아갈 영원한 내 본향인 것을 확인하는 날이 바로 오늘 성탄절입니다. 참으로 기쁘고 복된 이유가 바로 이러한 이유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조상들의 고향인 유대 땅으로 가셨지만, 집 한 채 없이 집은 커녕 누울 방 한 칸 없어 그 어린 몸을 누이실 요람도 없어 마구간의 구유 위에서 태어나셨습니다.

왜일까요? 이 땅의 고향인 베들레헴이 예수님께서 영원한 호적 할 곳이 아님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시기 위해서입니다. 물론 우리 주님의 겸손과 희생을 가장 잘 나타나 보이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 역시 이 땅에 호적지를 가지고 있지만, 우리의 영원한 이름을 둘 곳은 이 땅이 아니라 새땅 하나님의 나라입니다. 바로 그 하나님의 나라에 다시 호적 하는 날이 성탄절인 것입니다.

성탄절은 무엇입니까? 하나님 나라에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로 내 이름 석 자를 올려놓는 날입니다.

우리를 전혀 새롭게 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이 우리의 초라한 손길을 잡아 주시는 날입니다. 희망없이 살면서 실망, 절망, 사망으로 이어지던 나를 생명록 책에 기록해주신 날입니다.

지옥이 종착역이던 인간들의 고향이, 형용할 수 없이 아름다운 하나님의 나라를 본향으로 얻게 된 엄청난 변화의 날이 바로 성탄절인 것입니다. 우리는 기쁘다 구주 오셨네 만 백성 맞으라고 노래하지만 하나님 입장에서 보면 인간 구원을 위하여 그 높은 보좌 버리고 낮은 곳에 임하신 날이요 나무에 매달려 하나님이 죽기위해 오신 처절한 아픔이기도 합니다.

자, 오늘 본문 8절을 볼까요. 예수께서 마구간에 태어나신 밤에 밖에서 자기 양떼를 지키던 목자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에게 주의 사자가 찬란한 하나님의 영광 중에 나타나 그 곁에 서서 예수님의 탄생 소식을 알려 줍니다.

“보라, 내가 온 백성에게 미칠 큰 기쁨의 소식을 너희에게 전하노라. 오늘날 다윗의 동네에 너희를 위하여 구주가 나셨으니 곧 그리스도 주시니라. 너희가 가서 강보에 싸여 구유에 누인 아기를 보리니 이것이 너희에게 표적이니라.” (10~12절)

사랑하는 다일가족 여러분!
예수님께서 태어나신 그 밤에는 천사의 소리를 직접 들었던 목자들과 별의 인도를 받은 동방박사들이 예수님의 탄생을 알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이 날이 예수께서 탄생하신 날인 것은 교회 안팎을 불문하고 모르는 사람들이 없습니다. 이 날이 기쁜 날이라는 것을 불신자들도 놓치질 않습니다. 오히려 우리보다 더 크리스마스를 요란하게 즐기는 사람들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왜, 이 날에 태어나셨을까? 왜 말구유에 누우셨을까? 이는 아는 이가 없고, 알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성탄의 신비와 감추인 뜻과 의미는
아는자만 압니다.

바로 이 날이 여러분과 저 자신을 위하여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고 있습니까? 아기 예수의 탄생을 전혀 모르고 양을 치던 목자들에게 천사들이 나타나 예수께서 이 땅에 태어나신 이유를 일러주었습니다.

보라, 내가 온 백성에게 미칠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을 너희에게 전하노라하구요. 이 놀라운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은 내 교회 성도들, 내 나라 국민들만 기뻐하는 소식이 아닙니다.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중국, 몽골, 베트남, 네팔 대한민국 형제들과 자매들뿐만 아닌, 아시아 사람들만이 아닌, 온 백성입니다.

온 백성에 미칠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을 함께 외치고 오늘 설교를 마치겠습니다.

2천년 전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오신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첫 번째 크리스마스 메시지 입니다.

“하늘에는 영광이요, 땅에서는 평화로다!!”

"아멘, 아멘입니다!!"

P.S
오늘 구약성경 본문은 이사야서 9장 2절~7절, 서신서는 디도서 3장 4~7절, 복음서는 누가복음 2장 1~11절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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