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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칼럼

강학종 / 바람직한 교회

작성자스티그마|작성시간24.02.06|조회수32 목록 댓글 0

바람직한 교회

강학종 / 하늘교회 목사

빌립보교회가 어떤 교회였을까요?
여러 가지 답이 나올 수 있습니다.
바울이 2차 전도 여행 중에 세운 교회라고 할 수도 있고, 바울이 드로아에서 환상을 보고 마게도냐 지방으로 가서 세운 첫 번째 교회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자색 옷감 장사 루디아의 집에서 시작된 교회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빌립보교회 교인들은 어떤 사람들이었을까요?

내가 너희를 생각할 때마다 나의 하나님께 감사하며(빌 1:3)

바울은 빌립보교회 교인들을 생각할 때마다 하나님께 감사한다고 했습니다.
하나님께 감사한다는 말은 성경에 상당히 자주 나옵니다.
바울서신에만 30회 이상 나옵니다.
그래서 으레 하는 얘기로 여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기에는 어색한 점도 있습니다.
바울은 지금 감옥에 갇혀 있습니다.
그런 처지에서 입에 발린 감사를 할 수 있을까요?

“어떻게 지내십니까?”라는 얘기에 “덕분에 잘 지냅니다.”라고 답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병원에 입원한 사람이 “덕분에 잘 지냅니다.”라고 하면 어떻게 됩니까?
뭔가 사연이 있을 것입니다.
바울도 그렇습니다.
비록 옥에 갇혀 있지만 빌립보교회 교인들만 생각하면 하나님께 감사할 일이 있었습니다.
기도할 때마다 빌립보교회 교인들을 위해서 항상 기쁨으로 기도합니다.

워렌 위어스비 목사가 한 얘기가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목사님이 자기를 생각할 때 마음속에 기쁨이 충만해지는 교인인지를 생각해야 한다.”

목사가 어떤 교인을 생각할 때마다 마음이 흡족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단지 목사와 교인의 1:1 문제라면 별 의미가 없습니다.
혹은 어떤 교인을 생각할 때 한숨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그 역시 목사와 교인 1:1의 문제라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하지만 그럴 수는 없습니다.
선생님이 어떤 학생을 대견스럽게 생각한다면 그 학생이 어떤 학생이겠습니까?
포도원지기가 대견스럽게 생각하는 포도나무가 있다면 그 포도나무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 점에서 빌립보교회 교인들은 상당히 바람직한 교인들이었습니다.

너희가 첫날부터 이제까지 복음을 위한 일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라(빌 1:5)

바울이 드로아에서 환상을 보고 마게도냐로 갑니다.
그때 도착한 곳이 빌립보였고, 그날이 첫날입니다.
빌립보교회 교인들이 그 날부터 지금까지 복음을 위한 일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바울은 빌립보교회 교인들을 생각할 때마다 하나님께 감사하고, 기도할 때마다 기쁨으로 기도한다는 것입니다.

빌립보교회 교인들이 어떻게 참여했을까요?
이때의 참여는 헬라어 ‘코이노니아’를 번역한 말입니다.
영어로 얘기하면, 빌립보교회 교인들이 바울의 파트너가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빌립보교회 교인들이 바울의 파트너 구실을 어떻게 했는지 낱낱이 알지는 못합니다.
그런데 4:15b에서는 “…내가 마게도냐를 떠날 때에 주고받는 내 일에 참여한 교회가 너희 외에 아무도 없었느니라”라고 되어 있으니, 한 가지는 알 수 있습니다.
그들이 참여한 방식 중의 하나는 돈을 내는 것이었습니다.
자고로 물질 있는 곳에 마음이 있는 법입니다.

크리스마스가 지나면 해가 바뀌고 곧 졸업, 입학철이 됩니다.
이런저런 선물을 주기도 하고 받기도 합니다.
오래전에 학생들을 대상으로 가장 받고 싶은 선물이 무엇인지 조사한 내용을 본 적이 있습니다.
하도 오래 되어서 일일이 기억하지는 못 합니다.
핸드폰이 단연 으뜸이었고 CD Player, 문화상품권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가장 받기 싫은 선물이 무엇이었는지는 또렷이 기억합니다.
마음의 선물입니다.
말로는 선물한다는데, 사실은 껌 한 통도 안 준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선물을 하는 쪽에서는 가장 편한 선물일 것입니다.
그런 선물은 아무리 해도 부담이 안 됩니다.
말로만 생색내면 됩니다.

문득 어떤 선교사한테서 들은 얘기기 기억났습니다.
선교사 사역을 시작하면서 후원 문제로 여러 사람을 만났는데, 그때 듣지 말았으면 하는 대답이 기도로 돕겠다는 말이었다고 합니다.
“선교헌금으로 매달 100달러씩 보내겠습니다”, “다음 달부터 한 달에 5만 원씩 지원하겠습니다”라고 하는 사람은 그런 말을 하지 않습니다.
자기 지갑에서 돈을 꺼내서 후원을 했으면 기도는 말 안 해도 하게 마련입니다.
기도로 돕겠다고 한 사람은 다릅니다.
정말로 시간을 정해놓고 기도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말만 그렇게 하고 까먹고 지내는 경우가 훨씬 많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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