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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소감문] 주식깡통에서 명예의 전당까지 고수이야기

작성자부자아빠,|작성시간12.04.13|조회수5,092 목록 댓글 192

안녕하세요? 아빠님!! 달리는천마 입니다.

잘 지내고 계시죠? 매일매일 아빠님 목소리를 들으며 하루를 마감하고 했는데,

요즘 여러가지 변화로 인해 아빠님 목소리를 못 들으니 웬지 모르게 기운이 빠져나가는 듯 합니다.

 

저는 현대기아차동차에 부품을 공급하는 부품회사에서 고객대응과 일반현황을 관리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시도때도 없는 고객의 자료 요구를 대응하다 보니 하루하루가 눈코뜰새 없이 정신없이 지나갑니다.

정말 hts나 스마트폰을 볼 시간조차 없습니다.

그렇게 매일매일 아침부터 저녁늦은 시간까지 일을하다보니 제 사업을 잘 돌아볼 겨를이 없어서 아쉬워 했는데,

오히려 공부가 안되어있는 저같은 1,2 년 초짜들에겐 더 좋은 결과를 낳을거란 생각입니다.

 

좋은건지 나쁜건지는 잘 모르지만,

금번에 회사가 다른회사에 인수되어 숙제가 더욱 많아지고 있습니다.

 

기존에 해오던 업무도 많은데, 다른분야의 업무까지 하다보니 적응하기에 벅찰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지난 2년간 잘 들어왔던 vip 연장도 조금 뒤로 미루고 보다 빨리 적응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빠른 시일내에 적응 잘 하고 배워서 빨리 아빠님 곁으로 돌아가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아빠님 곁으로 돌아갈때까지 지난번 받은 숙제검사를 그대로 가지고 가도록 하겠습니다.

 

서두가 너무 길었는데요,

오늘 아빠님께 편지를 올리는 이유는 지난 실패경험담을 말씀드리고 싶어서 입니다.

2004년 당시 저는 대유신소재 (구 엠앤에스)에서 근무를 하고 있었는데,

M&A를 한다는 고급정보를 입수하고 주식에 입문 하였습니다.

 

대유신소재, 대유디엠씨, 대유에이텍 3사는 대유라는 이름하에 있었는데요,

그당시 상장되어있는 대유디엠씨를 기준으로 대유신소재, 대유에이텍을 합병시켜

엄청 띄울거라는 고위층의 고급 정보를 듣고 주식에 발을 들여 놓았습니다.

 

그때 저는 지방에서 화성 병점으로 이사를 가기위해 전세자금을 빼놓고 잔금지불만을 남겨놓은 상태였습니다.

잔금이 조금 모자라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손대지 말아야할 전세자금을 건들게 되었습니다.

 

밑에 차트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정말 어쳐구니 없는 상투에 고급정보라는 허위광고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말았습니다.

주식에 주자도 모르는 쌩초보가 무턱대고 몰빵으로 4,300만원을 질렀습니다.

 

[대유에이텍 일간차트]

 


그날 2004년 10월 20일 매수를 2,050원에 했는데,

단숨에 2,200원을 넘어서서 상한가로 문을 닫겠구나 하구 저는 외근을 나갔습니다.

 

외근을 가면서 저는 혼자서 소설을 쓰고 있었습니다.

 

 "차는 멀로 살까?",

 "다음주에는 애들을 불러 한잔 먹어야 겠다!" 등

 

웃기는 소설을 쓰고 있었고, 그꿈은 불과 몇시간도 안되어 산산조각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외근을 다녀오니 하한가로 문을 닫았고, 다음날 또한 하한가를 맞았습니다.

그리고 다시 반등하는가 싶더니 연속 3일을 내리 하한가를 꽂았습니다.

그때부터 저느 미치기 시작하였습니다.

잔금을 치뤄야는데 주식은 계속 떨어지기만 하고,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았습니다.

 

지방에 떨어져 주말부부로 1년 넘게 고생한 제 처와 아이를 생각하니 밤에는 잠을 잘 수가 없었고

뭘 어떻게 해야될지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정말 너무 무서웠고, 잔금을 치르지 못하면 불입한 돈까지 날리게 된다는

생각이 들었을때는 완전 패닉상태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회사를 가도 일도 못하겠고,

답답하고 무서운 마음에 눈물이 마르지 않았습니다.

 

결국 저는더 떨어진다는 두려움에 2,050원에 매수한 대유디엠씨 주식을 750원에 팔아치우고 말았습니다.

 

정말 1/3토막 나버렸습니다.

가슴이 터지고 제 자신이 이렇게도 한심한 인간이었나 하는 생각에 미칠지경 이었습니다.

이 사태를 어떻게 해결 해야할지 찾을 수도 없었고, 찾을 힘도 없었습니다.

내 주위엔 아무도 없고 정말 외로웠습니다.

 

결국, 죽는게 답이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지만,

다행스럽게도 제가 그리 한심하지는 안았는지 조금씩 정신을 차리고 수습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잘못된건 분명한 사실이니 인정하고 다시 바닥에서 시작하자는 마음으로 하나씩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들어져 있던 적금도 깨고,

보험도 깨고 (보험도 조기 해지하면서 3,800만원을 1,500만원 밖에 환급이 안되더군요..) 하며 정리를 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제 스스로도 잘 견뎌냈고,

주위의 도움으로 집도 살리고 열심히 일해 얼마지나지 않아 빗도 갚게되었습니다.

지금이야 이렇게 웃으면서 말할 수 있지만 그땐 너무나 힘들었었습니다.

 

한데 중요한 사실이 하나 있는데,

바로 아빠님의 말씀이 각본을 짜 놓은것처럼 너무 맞아 떨어졌다는 사실입니다.

 

빗내서 주식산자 깡통차고,

 

귓구녕으로 주식산자 깡통차고,

 

기본이 안되는 회사의 주식산자 깡통차고,

 

몰빵으로 주식산자 깡통차고,

 

나만먹고 튈라고 주식산자 깡통찬다.

 

마지막으로 망하지 않을 회사는 기다리면 본전은 준다.

 

(차트와 제 상황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기가막히게 맞아 떨어집니다.)

 

그렇게 몇년을 차디찬 바닥에서 다시시작하며 견뎌냈더니

이제는 이렇게 웃을 수 있는 시간도 오고 공부도 하게되고 그런것 같습니다.

 

깡통이 나셨던 분들은 더욱 힘내시고,

깡통안나셨던 분들은 좀더 차분히 시장을 보셔서 저 같은 모습이 안되길 바라는 마음에

글 올리오니 조금이나마 위로와 격려가 되었으면 좋겠구요,

 

두서없는 긴 글 읽어 주심에 깊은 감사 드립니다.

아빠님!! 이제서야 지난 과거를 반성하니 마음이 홀가분해집니다.

한걸음 한걸음 빠르지 않고,남보다 느리더라도 묵묵히 가보고 싶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길 기원하오며, 항상 큰 가르침 주심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편안한 밤 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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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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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모험과용기 | 작성시간 17.06.21 좋은 경험담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작성자평화지킴이 | 작성시간 17.06.22 고수 선배님들도 어렵고 힘든시기를 거쳐 이자리에 오르셨네요. 정말 노력없이 이루어지는것은 아무것도 없음을 다시한번
    느낍니다. 경험담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작성자나는 수퍼개미 | 작성시간 17.10.19 경험담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입문한지 얼마안되는 초보 회원들에게 특히 더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작성자부자아빠전도사 | 작성시간 20.08.01 네 마음속에서 잘못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 늦은 것이다.

    그 때라도 빨리 행동을 바꾸어야 한다.

    잘못된 것을 바꿀 수 있는 것도 큰 용기가 필요하다.

    그래서 이럴때 용기를 내라고 용기가 필요한 것이다.
  • 작성자더황금거북 | 작성시간 22.05.06 깡통이 되고 무서움을 알았습니다. ㅎㅎ 그래도 아직 직장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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