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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의 행운을 믿지말자...

작성자frank|작성시간19.12.16|조회수923 목록 댓글 96

태어나서 대학 입학때까지 아버지가 다니시는 회사 사택에서 살았다. 남들 아버지에 비해 특출나지 않았던 아버지는 직급도 낮고, 월급도 적고..부모님은 금전적인 문제로 많이 다투셨고...
어린마음에 아버지에 대한 원망이 많았다.
학창시절 목표는 열심히 공부해서 시골을 탈출하는 것이었고..
남들만큼은 해서 좋은 회사에서 승진도 하고 월급도 많이 받는 것이었다. 서울로 대학을 가게 되었고..마지막 고향을 떠나는 날..
아버지는 조심스레 한마디를 해 주셨다.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직장들어가서 무시당하지 말고 잘 살거라".

부푼꿈을 안고 시작한 대학생활은 2학년 말에 닥친 IMF와 아버지의 명퇴로 하루하루가 고된 생활이었다.
학업을 마치고 시작한 직장생활.....생각보다 돈 모으기가 쉽지 않았다. 근로자우대저축, 종신보험 등등에 돈 나가고 내 손에 떨어지는 건 정작 생각만큼 크지 않았다.

결혼을 하고 맞벌이를 했지만 양가에 용돈 부처드리고..이래저래 하다보면 돈은 생각처럼 모아지지 않았다. 첫딸이 태어나고 마음의 여유는 더 없어지고..돈을 더 벌어보자는 생각에 처자식을 남기고 미국으로 떠났다. 제일싼 집에서 안먹고 안쓰며 생활하니 돈을 좀 모을 수 있었다.

그때가 2017년초....
우연히 한국에 남아있던 휴면계좌 정리를 하던 중에 실권주청약계좌와 주식계좌에 약간의 돈이 남아있는걸 알게되었다.
회사생활 시작한 2002년..친구말에 주식을 처음 접했고...실권주를 알게 되었다. 일간스포츠 실권주를 사면 싼 값에 사게 되는거고...월드컵하면 그포츠신문 많이 볼거라는 논리에 어렵게 모은 돈을 잃었던 아픈기억. 계좌정리를 하고 주식계좌에 돈을 넣어두니..한번 해 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주식에 주자도 모르는 상태에서 이것저것 사 보니...
생각보다 수익률이 꽤 쏠쏠했다. 한국시장이 좋았던 것을 나의 실력이라고 과신을 한 것이다.
약간의 총알도 있었고 자고나면 톡톡 오르는 재미에 정신이 혼미했다. 이거 이런거면 굳이 홀아비 생활하면서 고생할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에 전업투자를 생각하고 짐싸들고 귀국. 이불하나 들고 간 미국...돌아올때도 짐가방 2개면 충분했다.
그런데 이런 줸장..17년 말 18년 초부터 시장은 완전 마이너스로 돌아서고...
종신보험 하느니 그 돈빼서 삼성생명 사고...예금/적금하느니 그 돈빼서 우리은행 사두자는 마인드였는데...완전 맨붕...
총알도 다 떨어지고...계좌는 꺼꾸로가고..

이래선 안되겠다는 마음에 유튜브로 이것저것 찾아보고...방송도 보고...이런 약세장에서는 몰빵하지 말고..쪼개라는 말에...
종목수만 수백개로 나누고...관리로 안되고...

가족들 보기 민망해서 내려온 고향집에서 뵌 부모님은 걱정이 태산이시고...아...

이때쯤 알게된 부자아빠님....
돈이 있는 곳엔 야로가 있다. 착한 마음으로 조그만 돈으로 내 돈아니다 생각하고 연습을 많이 해라. 직장은 있었야돼...
어린것들이 남의 돈 먹겠다고 설치면 죽어..

듣는 순간...내가 뭐 하고 있는 건가라는 생각이 팍..
초보자행운을 믿고 쉽게 돈 벌어보겠다는 얇팍한 생각을 했구나.

정신차리고 일 찾아다니고..조심씩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미국을 나와 있습니다. 홀아비 생활이지만 즐겁게 생활하고 있고요.

밥근이나 먹는 것들은 다 해주니까 엉덩이로 버티자는 생각으로 조금씩 투자하고 있습니다.

열심히 공부만 하고..회사생활만 했던 범생이 분들
부자아빠님 말씀대로 주식판은 돈이 있고 야로...야매가 넘쳐 남니다. 준비없이 하다가 혹은 욕심에 들떠서 덤볐다간 범생이들 벗겨먹힐 수 있는 곳입니다. 조급하게 한다고 되는 곳이 아니네여.

천천히 멀리 가보자는 생각으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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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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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50부터 | 작성시간 22.08.31 몸소 경험한 내용이 마음에 와 닿습니다. 정말 귀한 말씀 감사드립니다.^^
  • 작성자썬더볼트 | 작성시간 22.09.04 음......
  • 작성자자산마을부자 | 작성시간 22.10.15 급하게 부자되는 방법은 없습니다. 감사합니다.
  • 작성자태원 진아 윤아 수아 맘 | 작성시간 23.09.15 ㅠㅠ
  • 작성자나최고의주주 | 작성시간 24.03.24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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