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신화
템플턴의 투자경력에서 1939년의 투자만큼 놀라운 이야기도 없을 것이다. 지금도
이 이야기는 그를 말할 때 빼놓지 않고 등장하며 주 식시장에서 끊임없이 회자된다.
1939년 미국 경제는 침체에 빠져있었고 유럽은 전쟁으로 연일 혼란을 겪고 있었다.
주가가 폭락하고 당시 투자자들은 미국은 대공황으로 가고 나치가 유럽에서 자유를
빼앗고 현대 문명을 파괴할 것으로 생각했다. 투자자들은 최악의 상황을 예상했다.
템플턴은 대학졸업 후 세계여행을 하는 동안 독일도 여행했다. 그는 나치가 여러
나라를 침공하면 미국도 전쟁에 개입하고 미국 기업도 군수물자 공급 때문에 바빠질
것으로 믿었다. 경제활동이 활발해져 장사가 안 되던 기업도 전쟁의 혜택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경제 침체, 유럽 전쟁으로 증시가 폭락할 것이라는 당시의
일반적인 예상과는 달리 그는 경제가 회생할 것으로 미래를 밝게 전망했다.
그는 전에 자신이 근무하던 회사의 상사를 찾아가 자신의 생각을 설명하고 1만 달러를
빌렸다. 당시 미국 증권거래소에서 1달러 이하 로 거래되는 주식을 사 모을 생각이었다.
1달러 미만짜리를 사면서 여러 종목을 사는 투자 전략을 구사했다. 특정한 몇 개 종목을
사는 것이 아니라 여러 종목을 매수함으로써 위험을 분산했다. 그는 1달러 미만에 거래
되는 주식을 100주씩 샀다.
실제로 이 거래에서 존 템플 턴이 주식을 매수한 104개 기업 중 37개 기업은 이미 파산
상태였 다. 그는 모든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는 대신 여러 바구니에 나누어 담아야 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존 템플턴의 매수 시점은 완벽했다. 그 나름대로의 국제 정세 전망에 바탕을 둔 첫 번째
투자는 그에게 상당한 수익을 가져다주었다. 그의 예상대로 유럽 전쟁은 제2차 세계대전
으로 확대되었고 미국이 참전했으며 군수물자의 수요는 급증했다. 이 덕분에 존 템플턴은
1년 안에 빌린 돈을 전부 갚을 수 있었다.
이후 수년간에 걸쳐 존 템플턴은 투자한 1만 달러를 4만 달러로 불 렸다. 그동안 그가
매수한 104개 종목의 주식 중에서 4개 종목만 수익이 없었다. 존 템플턴은 이 주식들을
평균 4년 정도 보유했다. 그가 평생 동안 보여 준 평균 주식 보유기간은 5년 이상이었다.
존 템플 턴이 1만 달러 거래에서 보유한 종목 중 미주리 퍼시픽 레일로드 는 그에게 가장
큰 수익을 가져다 준 것으로 알려졌다. 템플턴이 이 회사의 주식을 살 당시 이 회사는
파산 직전이었고 우선주가 주당 0.125달러에 거래되고 있었다. 존 템플턴이 예상했던
대로 철도 운송 사업이 활기를 띠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약 3900퍼센트 상승한 것이다.
그는 1939년 매수해 평균 4년 동안 보유한 후 주가가 너무 올라 더 이상 상승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섰을 때 비로소 매도했다.주가가 너무 올라 더 이상 가격에 매력이 없자
그는 자신의 기본적인 투 자원칙에 따라 매도한 것이다.
템플턴은 엄청난 수익을 올렸음에도 한가지 실수를 저질렀다고 고 백했다. 매도시기를
좀 늦춰야 했는데 너무 빨리 팔았다는 것이다. 미주리 퍼시픽 레일로드를 예로 들어보자.
존 템플턴은 이 주식을 0.125 달러에 매수했다. 몇 년 후 이 주식은 주당 105달러까지
올랐다. 하지만 그는 이때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미리 팔아버린 것이다.
이 투자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무엇일까? 증시에 부정적인 시각이 팽배해 있고 기업의
가치와 주가가 많이 다르다면 바겐헌터에게는 절호의 기회다. 바겐헌터로써 전망이 나쁘면
나쁠수록 수익률은 더 높다. 최고로 비관적일 때 투자하라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