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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할매의 속삭임

[귀신][경험담] 9-2. 동생의 자취방

작성자봉봉미미|작성시간24.04.29|조회수2,921 목록 댓글 3

(지난 이야기)

1-1. 자취방 귀신 :
https://cafe.daum.net/subdued20club/RaxJ/109953
1-2. 자취방 귀신 : 
https://cafe.daum.net/subdued20club/RaxJ/109955
2. 기묘한 폐지 할머니 :
https://cafe.daum.net/subdued20club/RaxJ/109974
3. 입원병원의 귀신들
https://cafe.daum.net/subdued20club/RaxJ/109979
4-1. 만년대학생 그녀
https://cafe.daum.net/subdued20club/RaxJ/109998
4-2. 만년대학생 그녀
https://cafe.daum.net/subdued20club/RaxJ/110228
5. 행님의 그녀
https://cafe.daum.net/subdued20club/RaxJ/110229
6. 할아버지의 손주사랑
https://cafe.daum.net/subdued20club/RaxJ/110235
7. 비 오는 날의 시선
https://cafe.daum.net/subdued20club/RaxJ/110238
8. 분신사바
https://cafe.daum.net/subdued20club/RaxJ/110924
9-1. 동생의 자취방
https://cafe.daum.net/subdued20club/RaxJ/111252

 

 

 

다들 안녕, 기다려줘서 고마워

바로 시작할께!!


4.

그 해 여름은 유난히 더웠다고 해.

학생들이 무슨 돈이 있었겠어.

에어컨은 고사하고 낡은 선풍기 한 대로 남자 셋이서 여름을 버텼대.

하루는 내 동생이랑 일수가 너무 더워서 거실서 나가서 잤대.

한참 잘 자고 있는데,

내 동생이 이상한 기척에 잠이 깬거야.

 

'쩍...쩍... 쩍'

 

끈적이는 발바닥으로 장판을 걸어다니는 소리가 들려왔어.

누군가가 누워있는 내 동생과 일수 주변을

맨발로 빙글 빙글 돌고 있더라는 거야.

내 동생이 살짝 실눈을 떠보니

역시나 아니나다를까 삼수였어.

삼수는 지난번과 같이 개나 고양이같이

4족보행을 고개를 푹 숙인 채로 형들 주위를 돌고 있었어.

 

순간 소름이 쫙 돋은 내 동생은

옆에 자고 있는 일수를 깨워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대.

그래서 손가락으로 일수 허벅지를 콕 찌르자,

일수가 허벅지를 찌르는 내 동생의 손목을 확 잡더래.

맞아..

일수도 깨어 있었던 거야.

 

둘은 너무 무서워서 필사적으로 자는 척을 했대.

삼수는 그렇게 한참을 돌다가

그 상태로 그대로 자기방으로 가더래.

거실에 남은 둘은 또 뭐가 남아 있을 줄 모르니까

그렇게 겁에 질린 채로 계속 자는 척 하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잠들었다고 해.

 

 

5.

 그리고 하이라이트.

힘들게 일을 마치고 돌아온 내 동생과 일수는

맥주 한 캔씩 하면서 거실에서 티비를 보고 있었대.

그 때 갑자기 삼수 방 문이 '텅'하고 열리면서

삼수가 말 그대로 4족보행으로  '튀어'나오더래.

4족보행으로 뛰쳐나온 삼수가 향한 곳은 베란다 창문이었어.

 

그런데 고개만 푹 숙이고 행동만 하던 삼수였는데

이번엔 달랐다고 해.

바로 삼수 입에서 나온 소리였어.

동생 말로는 확실치 않지만 그나마 제일 비슷한 소리가,

고양이 소리라고 하더라고.

그륵그륵 거리기도 하고 

평소 저음이었던 삼수 목소리로는 상상도 안될 정도로

높은 톤으로,

꺙? 냥? 이런 소리를 내지르더래.

꼭 개나 고양이가 갑자기 꼬리를 밟히거나, 발로 차였을 때 나는 

쇠 긁는 듯한 날카로운 비명소리?

 

삼수는 베란다 창문으로 뛰쳐 나가려는 듯

4족보형을 한 상태로 펄쩍펄쩍 뛰더라는 거야.

내 동생과 일수는 무슨 일 나겠다 싶어서

삼수 허리를 부둥켜 안고 당겨가며

정신차리라며 삼수 뺨을 그렇게 때려댔대.

그런데도 얘는

이상한 동물소리를 내면서 창문을 뛰어넘으려고 하는거야.

 

눈은 꼭 죽은 동태눈깔 같았다고 하더라.

내 동생 표현으로는 [어디도 보고 있지 않은 눈]이라고 했어.

분명 눈은 뜨고 있는데,

깜빡이지도 않고 생기도 없고 초점도 없고

어딜 보는 지도 모르겠고..

그 전에는 고개를 푹 숙이고 있어서 눈을 본적이 없었다고 하더라고.

 

내 동생이랑 일수는 얘를 지금 놓치면

진짜 큰일 나겠다 싶었다고 해.

그래서 사력을 다해서 나가려는 애를 잡아 당기고

소리도 지르고 뺨도 때리고 난리부르스를 친거야.

말 했지? 내 동생 0.1톤. 

비슷한 덩치의 일수까지 

빼빼 마른 삼수를 두 덩치가 잡아 당기는 데도 꿈쩍을 않더래.

뺨을 때려도 벽을 치는 것처럼 고개에 미동조차 없었대

 

안되겠다 싶었는지 일수는

야구 방망이를 가져와서

삼수를 패기 시작했대. 제발 정신 좀 차리라고.

아무리 쎈척해도 얘네도 겨우 20살이었어. 

너무 무서우니까 패닉이 온 거지.

 

거의 한시간 정도를 그렇게 실랑이 헀대.

그리고 계속 맞고 있던 삼수 눈빛이 갑자기 돌아오면서,

"어?! 어?! 형!!!!!!! 왜 때려어!!!!!!!!"

 

 

 

 

 

 

내 동생은 이 사건 이후로 그 집을 나왔어.

일부러 나온 게 아니고, 

실습업체가 좀 먼곳으로 배정되서 

그 업체 기숙사에 들어가게 됐다고 해.

일수랑 삼수는 몇 달정도 더 살다가

계약기간 마치고 이사 나왔다고 해.

 

그 일을 겪고도 몇달을 더 버틴게 신기했어.

역시 귀신보다는 돈이 더 무서움.

 

 

일수와 삼수가 이사나올 때,

내 동생도 도우러 갔었대.

그리고 그 날,

집을 중계해 준 부동산 사장님을 만났는데,

그 때 은근슬쩍 물어보니

그 집이 얘네들 들어로기 직전까지 점집이었대.

그런데 이유모를 화재가 나서 다 죽었다고.

그래서 집이 싸게 나왔다고.

 

그 집에서 나온 삼수는 정상으로 돌아왔어.

지금 물론 일수 삼수 형제는 잘 지내고 있다고 해.

 

 

나는 아직도 궁금한 게,

왜 동물령이 빙의가 됐을까?...

아마 이 전에 살던 무당이 

동물을 가지고 몹쓸짓을 하지 않았을까 싶어.

굶주려 있고, 탈출하려고 하던 것 같아서 말이야.

 

 

냐옹이 집사로써.. 찝찝함을 안고

글을 마무리 할께.

그리고 내 새끼 사진 자랑도 좀.. 후후

첫번째 자취방 귀신에게 시달렸던 그 냐옹이 중 하나야.

이제 할머니가 됐지. 함미냥 똥배 구경 시켜줌.ㅋ

다음 글도 기대해줘!!

 

   

 

출처 : 여성시대) 봉봉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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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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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여고추리반 매점 | 작성시간 24.04.29 집 나오니 별 일 없어서 다행 고양이 귀엽다 ㅠ
  • 작성자옥옥옥호 | 작성시간 24.04.30 그래도 별 일 없이 집 나와서 다행이다 ㅜㅜ 글 짱 재밌었어 글 써줘서 고마워♥︎ 냥이 사진까지 ㅜㅜ 천사다🙊💕
  • 작성자미래재벌 | 작성시간 24.05.12 헐 그런집을 말도 안하고 중개해주다니;;:; 함미 고양이 너무귀엽 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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