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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산행 후기

선자령 설국 기행

작성자몽중루|작성시간20.02.04|조회수276 목록 댓글 0


      몽중루의 선자령 설국 기행


        대관령과 선자령, 그리고 곤신봉, 매봉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능선은 고랭지(高冷地)에다 사철 내내 빈도 높은 강풍이 불

     고, 봄 여름은 비가 많은 다우지(多雨地)로, 겨울은 눈이 많이 내리는 다설지(多雪地)로 유명한 곳이다. 그렇다 보니 눈 덮힌

     선자령은 겨울철 눈산행지의 명소가 된지 오래다.  그런데 올 겨울은 늦도록 눈이 내리지 않아 오랫동안 마니아들의 애를 태

     우더니, 지난 주 강원 산간지방에 내린 폭설과 때를 같이해 드디어 많은 눈이 내렸다. 

        지난 주말 선자령을 찾았다.  아침 10 시의 대관령은 벌써 인산 인해다.  승용차와 버스들이 서로 뒤 엉켜 움직이지 못해서 

     휴게소 전방 1 km 지점에서부터 걸어서 들머리를 찾는다. 대관령도 눈 세상이다.  선자령으로 가는 길은 시작부터가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한 차례 폭설에 이어 전일 또 다시 내린 눈이 복스런 눈꽃을 피우고 있다. 주목과 구상나무들은 제 각기 원추

     형 하얀 눈모자를 쓴 채 도란도란 줄지어 반기고, 그 상록 숲을 지나자 이번엔 또 나목숲들이  가지마다 하얀 눈꽃 핀 설국의

     정원되어 반긴다. 눈 부시게 아름답다.

        새봉을 지나 선자령 능선을 오른다. 숲길에서와 달리 시계가 확 트이며 드넓은 설원이 펼쳐진다. 이곳은 매봉 선자령 능경

     봉 고루포기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을 따라 해발 900 m 이상의 고원에 형성된 평원으로, 아래로는 황병산의 세 물길이 모

     여 이룬 삼정평(三井平)을 비롯해 횡계읍과 발왕산 자락 용평까지 이어진다.  이른바 한반도를 대표하는 대관령 고위평탄면

     (高位平坦面)이다. 눈 덮힌 이곳을 일러 사람들은 겨울 왕국이라 한다. 더하여 또 눈의 나라(雪國)라고도 부른다. 그렇다. 선

     자령에서 맞는 설국은 이진(離塵)한 세상이다.  하늘엔 구름도 티가 될까 사위 밖으로 숨었다. 설국의 주인은 바람과 눈이다.

     풍차를 돌리는 삭풍은 여기 저기서 거친 숨결 연신 토하고,  청아한 하늘 내린 햇살은 하얀 설원에서 빛난다.  세속의 세상도

     이렇듯 티 없는 세상이면 얼마나 좋을까.  산꾼들이 추위를 무렵쓰고 선자령 눈나라를 찾는 건 다 이유가 있다.  마침 선자령

     산마루엔 산꾼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 선자령 표지석을 등지고 저마다 한 컷 인증을 남기려고 순서를 기다리는 줄이다.

     전 그 어디에서도 미쳐 못 보던 그림. 설국을 찾은 사람들은 설국의 백성, 남을 먼저 배려하는 마음들이 아름답다. 그 아름다

     운 마음에서 피는 얼굴들의 표정이라 그런가, 천한의 시린 공기를 마시지만 하나같이 모두 맑고 밝다.

        많은 사람들이 오른 산정에 오래 머무르기가 저어되어, 풍차길 따라 곤신봉과 매봉을 바라보며 영 너머 길로 내려선다.

     일목장 갈림길로 돌아가 양지바른 구상나무 아래에서 휴식 겸 도시락 점심을 한 후, 하산길은 오를 때와 달리 계곡 바우길로

     내려간다. 은빛 자작나무 숲을 지나고, 이정목 서 있는 샘터도 지나간다.  눈 소북한 골짜기를 타고  개울물이 지절대며 성긴

     숲의 정적을 깨운다. 유수청음(流水淸音), 산골짝이 연주하는 자연의 음악이다. 영월 아우라지로 흘러가는 송천(松川) 발원

     지들 다운 청계다. 재궁길을 돌아 대관령 양떼목장으로 내려선다. 능경봉이 아침 역광 때와 달리 해거름 햇살에 산뜻하게 다

     가오고, 높이 선 두대의 대관령 풍차가 다시 반긴다.                                                                                                                                                                                                    촬영, 2020, 02, 01.

    

     - 대관령, 선자령 들머리길



                < 대관령 - KT중계소 - 새봉 - 선자령 - 한일목장 갈림길 - 샘터- 바우길 - 양떼목장 담길 - 대관령 >



     - 대관령 설경 / 풍차 뒤 멀리는 고루포기산








































    - 온길 뒤돌아 본 풍경











    - 선자령과 풍차


  - 선자령에서 내려다 본 제왕산





   - 선자령 산정







   - 선자령 너머로 본 곤신봉, 매봉, 소황병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길







   - 한일목장 길림길 입구 삼나무 숲



    - 바우길 계곡













   - 대관령 양떼목장 길








               - 대관령 풍차와 능경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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